중동부유럽

☐ 운송료 지급 문제로 헝가리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공급 일시 중단

◦ 러시아, 운송료 문제로 석유 공급 중단 선언... 헝가리가 대신 지급

- 러시아의 국영 송유회사인 트랜스네프트(Transneft)는 대금 지급 문제로 8월 4일부터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에 석유를 운송하는 드루즈바(Druzhba) 송유관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트랜스네프트는 우크라이나에 운송료를 지급했으나 서방의 제재로 대금이 반환되었고, 이에 우크라이나 측이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운송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공급 중단이라는 의혹이 있었으나, 리하르트 술리크(Richard Sulik) 슬로바키아 경제부 장관은 단순히 기술적인 오류와 소통 오류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고, 헝가리 석유 가스 공공 유한회사(MOL, Magyar OLaj)도 은행 지급 부문에서 발생한 기술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 8월 10일 MOL은 러시아를 대신해 우크라이나에 운송료를 지급했으며, 러시아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이용하여 석유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MOL은 기술적 문제로 발생한 운송비 문제를 신속히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MOL의 자회사인 슬로브나프트(Slovnaft)도 슬로바키아로 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비용을 지급했으며, 금액은 약 900만~1,000만 유로(한화 약 120억~134억 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MOL은 우크라이나 측이 수일 내 운송을 재개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석유 공급이 재개되었다.

◦ 헝가리의 중재로 석유 공급 재개....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이어져 

- MOL은 회사의 신속한 대응으로 러시아로부터 석유 공급이 재개되었다고 밝혔지만, 수입되는 석유량이 부족하며 비축량도 감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MOL은 소비자들이 모두 골고루 공급받을 수 있게끔 소비량을 줄일 것을 요청하며, 1일 1회 최대 50L로 주유량을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헝가리의 전국 연료 가격 및 주유소 검색 정보 사이트 운영자 에스테르 부이도스(Eszter Bujdos)는 MOL이 주유량 제한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하루에 여러 차례 주유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연료 부족을 우려한 운전자들이 미리 자동차 연료통을 채워두려는 시도에 주유소마다 긴 줄이 형성되고 실제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할 연료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러시아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루크오일(Lukoil)의 헝가리 지부도 루크오일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이 한 번에 저압 펌프에서는 20L, 고압 펌프에서는 150L까지만 주유할 수 있도록 주유량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한, 헝가리 독립 주유소 협회 회장은 MOL의 석유 공급 재개는 좋은 소식이지만, 석유가 전쟁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공급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헝가리 광유 협회 회장인 오토 그라드(Ottó Grád)도 현재 소비자들에게 연료 공급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며, 소비자들이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며 석유 공급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 헝가리는 러시아와 장기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EU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함

◦ 헝가리는 2021년 러시아와 장기 천연가스 공급을 맺었으며, 7월 추가 계약을 체결함

- 7월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arto) 헝가리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에 방문하여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회담을 통해 7억㎥ 분량의 가스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2021년 헝가리는 러시아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Gazprom)과 15년 동안 연간 45억㎥ 분량의 가스를 공급한다는 내용의 장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8월 13일 헝가리 외무부는 지난 7월 있었던 헝가리와 러시아 간 무역 협상의 결과로 12일부터 러시아가 기존에 계약된 양에 더하여 추가 제공분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헝가리 외교부 관계자인 타마스 멘체르(Tamas Menczer)는 시야르토 장관의 회담 결과로 8월 투르크스트림(Trukstream) 송유관을 통해 하루 260만㎥ 분량의 추가 계약분 가스가 헝가리에 유입되고 있으며, 9월 공급량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멘체르는 헝가리의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며, 러시아와의 계약을 통해 이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헝가리는 효용성과 자국 에너지 수급 문제로 러시아에 대한 EU의 에너지 제재를 반대함

- 헝가리 정부는 러시아의 추가 가스 공급을 발표하면서, 현재 유럽 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가스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뿐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 게자 세베스티엔(Géza Sebestyén)은 헝가리가 EU 회원국 중 네 번째로 큰 가스 저장 용량을 가진 국가이며, 이미 저장된 양으로 가정 소비량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다른 EU 회원국들은 헝가리에 비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며, 모든 회원국이 가스 소비량을 15% 낮추자는 EU의 제안은 회원국 간 연대가 아닌 일방적인 요청이라고 비판했다. 세베스티엔은 그리스의 경우 천연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지만, 제대로 된 가스 저장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각 국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시야르토 장관은 우르마스 레인살루(Urmas Reinsalu) 에스토니아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속히 종식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야르토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가 종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추가 제재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현재 헝가리는 러시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전쟁의 여파로 헝가리 국민이 피해를 보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야르토 장관은 에너지 제재로 러시아보다 유럽이 더 큰 피해를 보는 있는 상황에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Hungary Today, Hungary Rules Out Further Energy Sanctions, 2022.08.24.

Hungary Today, Hungary Has Fourth Largest Gas Storage Capacity in the EU, 2022.08.16.

Intellinews, Hungary secures increase in Russian gas supply, 2022.08.15.

Reuters, Gazprom ramps up gas flows to Hungary via Turkstream pipeline, official says, 2022.08.13.

Daily News Hungary, Hungary expects even more serious fuel shortage in the coming days, 2022.08.14.

Euronews, Russian oil pipeline flows resume after Hungary's MOL settles transit bill, 2022.08.11.

Euractiv, Hungary’s MOL says oil flows via Druzhba pipeline to resume shortly, 2022.08.10.

Hungary Today, Thanks to Mol, Friendship Pipeline Can Be Reopened, 2022.08.10.

Hungary Today, Hungarians Can Only Refuel Once a Day at MOL Petrol Stations, 2022.08.08.

[관련 정보]

1. 헝가리, 러시아산 가스 추가 수입 개시 (2022.08.17)

2. 헝가리 MOL, 드루즈바 송유관의 석유 공급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밝힘 (2022.08.16)

3. 헝가리, 석유 운송 요금 문제 해결...러시아 송유관 석유 공급 재개 (2022.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