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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휘청이는 남아시아 경제, 디폴트 우려 확산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2/08/31




경제 위기 수습 쉽지 않은 남아시아

아시아개발은행(ADB), 남아시아 2023년 경제 성장률 전망 7.4%에서 7.1%로 하향 조정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선진국의 통화 긴축정책, 그리고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정책 강화 등 대외적 악재를 지적하며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22년 7월 ADB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2022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월에 발표했던 5.2%에서 4.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2023년도 아시아개발전망(Asian Development Outlook) 보고서에서도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5.2%로 소폭 낮췄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남아시아 경제성장률 전망은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인도의 통화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2022년도 7%에서 6.5%로, 2023년도 7.4%에서 7.1%로 일제히 낮아졌다.

전 세계 연료 공급업체들, 대금 지불 능력 문제 삼으며 스리랑카 · 파키스탄에 연료 판매 꺼려… 방글라데시도  연료 부족 사태 대비
전 세계 연료 공급업체들이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정부의 대금 지불 능력을 의심하며 연료 판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인구 밀도가 높고 가난한 남아시아 국가들이 연료 대란에 빠질 위험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 전 세계적으로 신흥국 시장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남아시아 국가들의 수입 비용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남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에서 이제 막 벗어나 경제 회복을 도모하고 있는 터라, 석유 및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제 체력이 약해진 남아시아 국가를 경제 위기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라지브 비스와스(Rajiv Biswas)는 남아시아 신흥국들 중에서도 에너지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으면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현저히 감소한 스리랑카·파키스탄이 극도로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파키스탄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간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었음에도 에너지 공급업체들이 루피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를 위험 요소로 보아 파키스탄에 연료 공급을 꺼린다는 것이 라지브 비스와스의 설명이다. 이미 채무 불이행을 선포한 스리랑카는 국가 신용도가 극심하게 하락하여 연료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리랑카의 주요 연료 공급원인 인도 정부는 스리랑카가 연료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착수금(upfront payment)을 먼저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다른 공급업체들도 스리랑카 정부와 거래 시 위험을 덜어내기 위해 비슷한 조건을 내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급격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응하기 위하여 선제적으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방글라데시 정부도 연료 재고가 줄어들고 있어 화력발전소 운영을 중단하고 천연가스 재고량 비축에 나서는 등 다가올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남아시아에 팽배한 족벌주의…정치 실패가 부른 경제난

아·태 지역 첫 디폴트 끊은 스리랑카의 족벌주의, 경제위기의 신흥국에 경고 메시지로 작용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스리랑카의 사례는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처럼 족벌주의(familycratic) 문제를 겪는 남아시아 국가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마힌다 라자팍사(Mahinda Rajapaksa)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라자팍사(Rajapaksa) 가문이 2022년까지 국정을 마음껏 주물렀다. 특히, 마힌다 라자팍사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2009년 타밀해방운동(LTTE, Liberation Tigers of Tamil Eelam)을 분쇄하여 다수 싱할라(Singhala) 민족의 통치에 저항하는 타밀 민족 분리주의자들이 일으킨 내전을 종식했다는 정치적 신화를 작성하면서 스리랑카 국민 사이에서 라자팍사 가문의 입지가 견고해졌다.

그러나, 마힌다 라자팍사 정권이 내전 종식 과정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전쟁 범죄를 저지르면서 스리랑카가 서방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워졌고,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고금리의 차관을 끌어와 관광 산업과 인프라 투자에 나서게 된다. 1970년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스리랑카 대외부채의 대부분은 국제투자기관들로부터 차입한 저리 차관이 대부분이었으나, 2007년 스리랑카 정부는 처음으로 국제 자본시장에 고금리의 채권을 발행한다. 게다가, 그렇게 마련한 자금도 라자팍사 가문의 정치적 허영심을 채우는 콜롬보 로투스 타워(Colombo Lotus Tower) 건설 등 소모적인 사업에 지출된다. 2019년 대통령에 당선된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역시 친인척들을 내각 요직과 공기업 사장에 앉히는 등 국가를 가족 회사처럼 경영하는 족벌정치를 이어갔다.

최악의 경제난 속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 선출,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의 네 가지 난제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스리랑카 대통령이 7월 20일 취임하여 해외로 도피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에 이어 국정을 넘겨받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하다. 우선, 라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90%에 달하는 식품 물가 상승률을 진정시키고, 스리랑카 국민이 원하는 식량, 의약품, 연료를 즉각 공급해야만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은 세입의 240%에 달하는 정부 지출을 줄이기 위해 균형 예산을 달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예산 개혁을 달성해야만 스리랑카 정부가 세 번째 과제인 대외부채를 줄일 여지를 만들 수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510억 달러(한화 약 68조 2,142억 원)의 부채를 누적했으며, 이러한 부채의 45%는 민간 투자자에 지고 있다. IMF 역시 스리랑카 정부의 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균형 예산 달성과 부채 감축을 구제금융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밀고 있다.

방글라데시 · 파키스탄 , IMF에 구제금융 신청 

방글라데시, 식량 · 연료 가격 폭등으로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45억 달러 차관 요청
방글라데시에서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연료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022년 8월 초부터 연료 가격을 40~50% 인상했는데, 이에 따른 연쇄 파급 효과로 식용유, 쌀, 계란, 채소 등 다른 필수품 가격이 10~20% 동반 상승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공공 버스요금이 22% 오르고, 선박 운영사들도 기름값 인상을 이유로 운임료를 50%가량 올려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천연가스 공급량 부족으로 인해 화력발전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방글라데시 국민은 2022년 7월부터 잦은 정전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396억 7,000만 달러(한화 약 52조 6,803억 원)로 지난 10개월 간의 감소 규모가 80억 달러(한화 약 10조 6,225억 원)에 달한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7월 말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45억 달러(한화 약 6조 472억 원)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폴트 막기 위해 미국에 도움 요청한 파키스탄군 사령관, IMF-파키스탄 구제금융 협상 재개
파키스탄의 최고 실력자인 카마르 자베드 바즈와(Qamar Javed Bajwa) 파키스탄군 사령관이 웬디 셔먼(Wendy Sherman) 미국 재무부 차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파키스탄에 대한 원조를 요구했다. 파키스탄이 IMF로부터 12억 달러(한화 약 1조 6,127억 원)의 구제금융을 즉각 수령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힘써 달라는 게 카마르 자베드 바즈와 파키스탄군 사령관의 주문이다. IMF는 7월 13일 파키스탄에 제공한 60억 달러(한화 약 8조 627억 원) 차관의 일부를 지급하기로 실무급에서 승인했으나, 구제금융이 실제 지급되기 위해서는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파키스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90억 달러(한화 약 12조 934억 원) 이하로 떨어진 가운데 7월 말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파키스탄의 경제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강등했다. 파키스탄에서는 경험 많은 행정가 출신 셰흐바즈 샤리프(Shehbaz Sharif) 총리가 국정을 이끌고 있으나, 정적(政敵)인 임란 칸(Imran Khan) 파키스탄 전 총리와의 대립이 해소되지 않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Islamabad) 밖으로 통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정치적 난맥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IMF는 파키스탄 정부와의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파키스탄 정부에 전달했다. IMF는 8월 29일에 집행위원회를 소집하고 파키스탄에 대한 구제금융 지급 문제를 토의하고, 대(對)파키스탄 구제금융 규모를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441억 원) 증액하고 차관의 상환 시기도 2023년 8월까지로 확대하는 부분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네팔 · 부탄, 외환보유고 위험 수준

네팔 정부, 외환보유고 감소에 8월 말까지 일부 사치품 수입 금지 조치 유지 결정
네팔 정부는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치품으로 규정한 수입품 10종에 대한 수입 금지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2021/22 회계연도에 네팔의 연간 수입액은 2조 네팔 루피(한화 약 21조 원)에 달했다. 네팔 정부는 2022년 8월 말부터 가격이 300달러(한화 약 40만 원)를 초과하는 휴대전화와 배기량 150cc이상 이륜차를 사치품 명단에 추가했다. 네팔 정부는 2022년 4월 처음으로 사치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고, 당시에는 가격이 600달러(한화 약 80만 원)가 넘는 휴대전화의 수입을 금지했었다. 네팔에서 2021/22 회계연도에 휴대전화 수입액은 391억 3,000만 네팔 루피(한화 약 4,107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부탄 외환보유고, 2021년 11월 16억 3,000만 달러에서 한 달 뒤인 12월 14억 3,000만 달러로 크게 감소, 주요 교역 파트너인 인도에 진 빚만 22억 달러
부탄 정부가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 강구에 돌입했다. 부탄은 코로나19 유행으로 2년 동안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못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는 유가와 곡물 가격 때문에 국가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탄 정부는 해외 거주 이주 노동자로부터 송금을 받는 국민에 부여하는 현금 보너스 혜택을 종전 1%에서 2%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외화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2021년 11월 1억 6,382만 달러(한화 약 2,198억 원)에서 2021년 12월 1억 4,372억 달러(한화 약 1,928억 원)로 크게 줄어들었다.

부탄 정부는 위기 대응의 첫 단계로 과자와 비스킷과 같은 비필수재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수입금지 품목을 확대하고, 세 번째 단계까지 적용되면 수입 허가 품목을 제외한 모든 수입품의 반입이 금지된다. 한편, 부탄은 최대 교역 상대국인 인도에 22억 달러(한화 약 2조 9,524억 원)가량의 부채를 지고 있는데, 이는 부탄의 대외부채 총액의 70%에 달하는 수치다. 부탄은 세계은행(World Bank)과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금융 기관에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420억 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다.

부탄의 수입(輸入)액은 2020년 666억 4,000만 눌트럼(한화 약 1조 1,196억 원)에서 2021년 902억 3,000만 눌트럼(한화 약 1조 5,16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부탄의 수출액은 제자리걸음을 한 탓에 무역적자가 322억 3,000만 눌트럼(한화 약 5,415억 원) 발생했다. 록나트 샤르마(Loknath Sharma) 부탄 경제부 장관은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15개월 치 수입 대금 결제를 감당할 만큼 충분하다고 밝혔다. 네팔 헌법은 중앙은행이 최소 12개월 치 수입 대금 결제분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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