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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겨울철 대비 발등의 불, 연료 확보에 만전 기하는 중동부유럽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2/08/31




겨울 대비하는 유럽,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의 
장기적 전환 대신 석탄으로 후퇴

겨울은 코 앞으로, 에너지 대책은 여전히 오리무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은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원활한 에너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겨울이 다가오면서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Forbes)는 유럽 정부들이 겨울에 필요한 에너지를 수급하는 한편, 가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의 부담을 완화하여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떠안았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유럽 국가들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함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우크라이나와 지구를 위한 9단계 계획(9-Step Plan to save energy, Ukraine and the planet)’을 내놓은 바 있다. 위 계획에는 난방 및 에어컨 사용 제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재택 근무, 고속도로에서 속도 제한, 운전 대신 걷기 혹은 자전거 타기, 대중 교통 이용하기, 비행기보다 기차 타기 등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로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유럽 내 난방 문제와 산업 생산량 감소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포브스는 지적하였다.

다가오는 겨울 에너지 확보가 급선무인 유럽, 국제에너지기구(IEA), 2022년 전 세계 석탄 수요 90억 톤 달할 것으로 전망
러시아의 천연가스, 석탄, 석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은 겨울을 위한 연료 확보에 나섰다. 유럽 국가들은 장기적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해왔으나, 겨울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치솟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전체 유럽 천연가스 수입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분의 1에 달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자 유럽 내 새로운 공장 건설이 중단되거나 공장에서의 생산이 줄어들었으며, 이는 곧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루마니아의 알로 그룹(ALRO Group)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자 대규모 알루미늄 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하였으며, 5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하였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천연가스 비축을 위한 시설을 확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으며, 독일과 루마니아는 석탄 화력 발전소의 운영을 재개하거나, 폐기하고자 했던 석탄 화력발전소의 폐기 기한을 연장하였다. 이는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천연가스 양이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주택 난방과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이다. 이러한 조치로 인하여 국제에너지기구는 전 세계적인 석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였다. 지난 7월 29일 국제에너지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석탄 수요가 2013년 최고치에 버금가는 90억 톤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 내 석탄 수요 급증
유럽 최대 석탄 생산국 폴란드는 석탄 부족 사태

유럽연합, 8월 10일부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수요 급증 중인 석탄 공급 대책 마련 필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에너지 금지를 포함하여 다양한 러시아 제재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제재의 일환으로 4월 EU 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석탄의 전면 수입 금지에 합의하여 수입을 줄여왔으며, 8월 10일부터 합의한 석탄 수입 금지안을 발효하였다. 시장조사업체인 아르구스 미디어(Argus Media)의 석탄 애널리스트인 알렉스 타크라(Alex Thackrah)는 EU 회원국들이 러시아 대신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 콜롬비아 등으로부터 석탄을 공급받을 수 있으나, EU 회원국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러시아 석탄이 고열량이었기 때문에 석탄 수입액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타크라는 유럽 내 이상 기온으로 운하를 통해 공급된 석탄양이 기존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면서 석탄을 통한 화력 발전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과 폴란드가 석탄 운송과 비축 문제로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의 경우 석탄 비축분 확보 문제가 사회, 경제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폴란드는 주택 난방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매년 석탄 700만 톤을 수입하였다. 폴란드 정부가 목표한 석탄 비축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석탄 확보 문제는 정치적 스캔들로 비화되기도 했다.

폴란드 석탄 매장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 기후협약이 폴란드 석탄 발전 발목 잡아…
지난 4월 EU가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줄이면서 유럽 내 최대 석탄 생산국인 폴란드가 석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세계적인 원자재 상승으로 석탄 가격이 상승하자 폴란드는 탈 석탄화를 위한 비상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폴란드 바르샤바(Warsaw)의 독립 씽크 탱크인 포럼 에네르기이(Forum Energii)는 폴란드가 가정 난방을 위해 매년 1,000만 톤의 석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 유럽 전체 가정이 소비한 석탄의 87%에 달한다고 밝혔다. 포럼 에네르기이에 따르면, 폴란드 가계가 소비하는 석탄의 약 절반은 폴란드 국내에서 생산된 것이며, 약 40%에 달하는 390만 톤은 러시아로부터 수입된다. 

지난 2021년 11월 제26회 유엔기후변화당사자국 총회(COP26)에서 폴란드는 EU의 탄소배출목표량을 충족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당시 폴란드 정부는 2049년까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으며, 폴란드의 재계도 이에 합의한 바 있다.

중동부 유럽 통한 러시아 원유 공급
비용 지불 문제로 일주일 간 중단 후 재개

러시아 송유관 운영사 트랜스네프트(Transneft), 8월 4일부터 송유관 비용 지불 문제로 중동부 유럽 통한 러시아 원유 수송 중단
8월 4일 러시아 트랜스네프트는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과하여 유럽으로 연결되는 드루즈바 송유관(Druzhba oil pipeline)을 통해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로 공급하던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트랜스네프트는 우크라이나 측이 운송 서비스에 대한 자금을 받지 못해 석유 수출을 중단하였다고 설명하였다. 트랜스네프트는 벨라루스 측을 통한 폴란드와 독일로의 석유 수출은 평소와 같이 진행 중이라고 첨언하였다. 트랜스네프트의 발표 이후 슬로바키아의 정유 기업인 슬로브나프트(Slovnaft)의 안톤 몰나르(Anton Molnar) 대변인은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운송이 수 일간 중단되었다고 확인하였다.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이 중단되기 전부터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산 석유의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러시아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헝가리도 러시아의 석유 공급 중단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EU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헝가리는 크로아티아로부터 석유 수입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러시아산 석유 수입 물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바키아의 경우는 헝가리보다 석유를 수입할 수 있는 경로가 적어 헝가리를 통해서만 석유를 수출하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운송비 문제 해결 후 슬로바키아, 헝가리에 이어 체코까지 유럽 내륙 통한 러시아 원유 수송 재개
트랜스네프트가 석유 운송 중단을 발표한지 약 일주일만에 러시아의 유럽행 석유 공급이 재개되었다. 8월 10일 리처드 슐릭(Richard Sulik) 슬로바키아 경제부 장관은 운송료 문제가 해결되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러시아의 대유럽 석유 공급이 재개되었다고 밝혔다. 슐릭 장관은 러시아산 석유가 슬로바키아 영토 내 도착해있다고 언급하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슬로바키아의 발표 이후 헝가리와 체코도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재개되었다고 발표했다. 8월 12일 체코 송유관 운영사인 메로(Mero)도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체코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체코 전체 석유 수요의 절반 가량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부 유럽 각국의 에너지 공급 다각화 노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아제르바이잔과 2027년까지 천연가스 수입 두 배로 늘리는 계약에 서명, 불가리아에도 천연가스 공급 예정
7월 18일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을 낮추기 위해 아제르바이잔과 새로운 가스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카드리 심슨(Kadri Simson)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하였다. 이번에 체결된 새로운 계약에 따라 유럽은 2027년까지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매년 최소 20bcm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게 된다. 2021년 아제르바이잔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은 8.1bcm이었으며, 2022년 공급량은 12bcm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연말부터 트랜스 아드리아해 천연가스관(Trans Adriatic Pipeline)을 통해 대유럽 천연가스 수출을 늘려왔다. 2020년 연말 아제르바이잔은 매년 트랜스 아드리아해 천연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10bcm을 공급할 계획이며, 주로 이탈리아, 그리스, 불가리아에 수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천연가스 수요의 약 45%를 러시아에서 수입한 튀르키예, 동지중해에 신규 시추선 파견해 에너지 안보 강화 노력
8월 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은 동지중해 북서부 키프로스(Cyprus)에 파견할 신규 시추선 압둘하미드 한(Abdulhamid Han)호 진수식에 참석하였다. 진수식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새 시추선이 탐사 작업에 투입됨으로써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가 동지중해에 시추선을 파견하자 그리스와 키프로스가 반발하였다. 양국은 튀르키예의 시추선 파견이 영해를 침범하는 불법 행위라며 비난하였다.

체코전력공사(ČEZ), 네덜란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에 저장 용량 확보
체코는 가을을 앞두고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3분의1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체코 전력공사와 체코 정부는 네덜란드로부터 LNG 확보에 나섰다. 체코 전력공사는 네덜란드 에임스하픈(Eemshaven) 항구에 건설 중인 LNG 터미널에 저장 공간을 확보하여 이곳에 추가로 LNG를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기준 체코가 확보한 가스 비축분은 전체 수용량의 약 7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3년 1월까지 체코 가스 소비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네덜란드 LNG 저장 공간을 확보하게 되면, 체코는 2023년 3월까지 활용할 천연가스를 확보하게 된다.

겨울철 난방 위한 대비책

폴란드 상원에서 압도적 지지로 통과한 겨울 석탄 구매 지원 법안에 폴란드 대통령 서명
8월 4일 폴란드 상원에서 겨울철 난방용 석탄 구매를 지원하는 법안이 찬성 9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통과되었고 8월 11일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은 위 법안에 서명하였다. 위 법안에는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가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회성 지원금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난방용 석탄을 구매하는 가정은 정부로부터  한 차례 3,000즐로티(한화 약 85만 원)를 지급받게 된다. 이외에도 폴란드 정부는 에너지 안보를 위해 국영 에너지 기업의 지분을 국고에 매각하였다.  폴란드 국가 자산부(state assets ministry)는 석탄 자산을 에너지 회사와 분리하고 석탄 채굴에 대한 사회적 계약을 실현하기 위해 국영 에너지 회사 네 곳의 지분을 국가가 매입했다고 설명하였다.

헝가리, 땔감 확보 위해 벌목 규정 완화, 국립 공원 위협한다며 부다페스트에서 수천 명 집회참석해 규정 완화 철회 요구 
헝가리 정부는 겨울을 앞두고 땔감을 마련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벌목 규정을 완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이번 결의안에 따라 기존 자연 보호를 위한 법 일부 조항들이 효력을 잃게 되었다. 지난 7월부터 헝가리는 유럽 내 에너지 유통에 지장이 생겨 가격이 상승하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였다. 이번 겨울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하여 헝가리 정부는 공급을 안정화시키고자 국내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자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헝가리 정부는 벌목을 통해 땔감을 마련하는 것도 에너지 위기를 대응하는 방안으로 여겼다. 헝가리 정부는 목재가 재생 가능한 원자재이며 지난 수십년간 난방을 위해 목재를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헝가리 정부의 벌목 규정 완화 결의안은 큰 반대에 부딪혔다. 약 8만 명의 헝가리 국민과 300개 이상의 기구가 벌목으로 인한 국립 공원 파괴를 우려하며 위협 헝가리 정부에 벌목 규정 완화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8월 12일 부다페스트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집회 규모는 지난 4월 이래 최대 규모로 알려져 헝가리는 겨울철 대비책에 대한 정부와 국민 간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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