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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개도국 중심 무역협정의 미래: 아프리카의 AfCFTA와 아태지역의 APTA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Samuel Igbatayo Afe Babalola University, Nigeria Professor of economics 2022/09/05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자유무역협정(FTA)이란 두 개 이상의 국가가 특정 분야의 관세 면제나 축소, 그리고 여타 무역장벽의 철폐를 약정하는 합의라고 할 수 있고, 학계에서는 상호 수출·입 장벽 완화를 골자로 하는 복수의 국가 간 협정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Barone, 2019). FTA가 적용되는 분야에서는 상품과 서비스가 관세, 수출·입 할당제, 보조금, 여타 제한조치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 수 있게 된다. FTA의 기반을 형성하는 이론은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활동하던 시기의 고전경제학에 그 뿌리를 두며, 동 시기 활동한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는 부(富)의 축적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서의 자유무역에 관한 사상 발전을 주도했다.

상호 합의에 따라 상대국에 혜택을 부여하는 성격의 무역협정이 크게 발전한 것은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의 일인데, 그 대표적 사례인 1951년에 출범한 유럽 석탄·철강 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는 이후 성장을 거듭해 유럽연합(EU) 창설의 기반이 되었다(Johnston, 2019). 한편 세계 무역액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3%에 그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연합(AU, African Union)은 여타 지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FTA를 아프리카에도 적용해 역내 무역 진작과 국가 간 통합을 도모하고자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 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 구상을 추진하게 되었다.

AfCFTA의 성립과 발전
AfCFTA는 2019년 5월 30일에 감비아가 창설협정을 비준하면서 AU 가맹국 중 22개국의 비준이라는 발효 최소요건을 충족해 공식 출범했고(Baker McKenzie, 2019), 이로써 아프리카의 지역 통합 구상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2년 5월을 기준으로는 55개의 AU 가맹국 중 43개국이 협정 비준 절차를 완료했고, 무역지대의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사무국 등 각종 기관도 설치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출범한 AfCFTA의 규모는 AU 기준 회원국 55개국, 총 인구 12억 명, 총 국내총생산(GDP) 3조 4,000억 달러(한화 약 4,423조 7,033억 원)에 달하며, 참여 국가 수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이다(African Union, 2018). 2019년 7월 7일에 니제르의 수도 니아메(Niamey)에서 개최된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Assembly of the African Union) 제12차 특별회기에서 AfCFTA의 가동이 공식 승인했고, 이에 따라 (1) 원산지 규정, (2) 온라인 협상 포럼, (3) 비관세장벽의 점검 및 철폐, (4) 디지털 결제 체계, (5) 아프리카 무역 관측소(African Trade Observatory)라는 무역지대의 5대 작동기제도 실제 가동에 들어갔다. 또한 역내 무역에 대한 AfCFTA 규정 적용도 2020년 7월 1일부로 개시되었다(TRALAC, 2020).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에서 2018년에 발간한 보고서는 AfCFTA가 당시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상당한 수준의 무역 자유화 및 유연화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5년간의 전환기를 거쳐 AU 가맹국 중 최빈국을 제외한 21개국을 포괄하는 단일 상품 시장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전환기에는 기존 관세의 90%가량이 점진적으로 철폐될 예정인데, 여기서 제외된 10%는 (가) 최빈국에는 13년, 여타 국가에는 10년의 무역 자유화 유예기간이 부여되는 민감 상품, 혹은 (나) 무역 자유화 조치에서 제외된 기타 상품에 해당하며, 이 중 후자의 경우 5년 연한이 종료된 이후 협상을 통해 향후 조치를 검토하게 된다.

AfCFTA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목표는 다음의 네 가지이다(Cazares, 2018). 첫째, 상품과 서비스의 아프리카 대륙 단일 시장을 창설하고 기업가와 투자금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며, 역내 관세동맹 출범을 가속화한다. 둘째, 여러 지역경제공동체(REC, Regional Economic Communities)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전반의 무역 자유화 및 촉진 제도를 통합하고 조율해 역내 무역을 증진한다. 셋째, REC 복수·중복가맹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를 해소하고 이들 공동체 간 통합을 촉진한다. 넷째, 생산규모 확대, 대륙 시장 접근성 향상, 자원 배분 최적화를 바탕으로 산업 및 기업 차원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한다.

APTA의 성립과 발전
AfCFTA가 참고할 수 있는 핵심 선례로는 호혜적 무역 자유화 전략을 통해 역내 무역 증진과 경제협력을 지원함으로써 회원국 모두의 경제 발전을 촉진한다는 취지로 1975년에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무역협정(APTA, Asia-Pacific Trade Agreement)을 들 수 있다(UNESCAP, 2022). 이전에는 방콕협정(Bangkok Agreement)이라고도 불렸던 APTA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 상품 무역에 관한 관세 완화에 집중하던 종래의 초점에서 벗어나 투자 및 서비스 무역 자유화, 무역 촉진, 상품 원산지 규정 현대화 등 최신 분야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상태이다. 인도, 방글라데시, 한국, 라오스, 스리랑카의 5개국을 창설 회원국으로 하여 출범한 APTA는 아태지역 최고(最古)의 무역협정이자 개도국을 중심으로 창설된 최초의 특혜무역협정(PTA, Preferential Trade Agreement)으로, 현재 회원국 다수가 신흥국, 혹은 미래 발전이 기대되는 개도국의 지위에 있다. 현재 5대 창설 회원국에 더해 중국(2001년)과 몽골(2020년)도 추가로 가입해 있는(Dhyani, 2022) APTA는 회원국 간 무역 확대를 통해 경제 발전을 촉진하고, 현재와 미래의 국가별 발전을 고려한 무역 자유화를 도모함으로써 국제 경제 협력을 증진한다는 목표를 표방한다(APTA 2020).

1975년 출범 이래 상당한 변화를 겪은 APTA가 2020년까지 보인 주요 행보는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 1> 1975~2020년간 APTA의 주요 행보
* 자료: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2020)


APTA가 현재 작동하는 무역협정 중에서 중국과 인도, 한국이 참여하는 유일한 사례라는 점은 모든 참여국의 역내 무역을 늘리는 주요 원동력으로 기능했다(Ratna and Huang, 2016). 2018년에 출간된 아시아-태평양 무역·투자 보고서(Asia-Pacific Trade and Investment Report)에 따르면 아태지역의 2017년도 무역액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세계 상품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렸고, 해외직접투자(FDI) 유입액 및 유출액 모두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해당 연도 아태지역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11.5%와 15%의 성장률을 보였고, 여기에 힘입어 세계 상품 무역에서 아태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수출액의 경우 39.8%, 수입액의 경우 36.5%로 늘어 전체 무역액 기준으로는 38.5%까지 성장했다.

오늘날 APTA는 PTA가 성공적으로 시행된 사례이자 기존에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었던 국가 간의 모범적 지역 협력 모델로 기능하며, 역내 최빈국의 추가 가입에도 열린 자세를 보이는 모범적인 사례이다. 한편 <표 2>에서는 오늘날의 PTA에서 점진적 진화를 통해 FTA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아시아·태평양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AP,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of the Asia and the Pacific)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APTA의 미래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다.

<표 2> APTA의 발전 로드맵
* 자료: UNESCAP, 2020


APTA가 아프리카에 주는 교훈
아프리카가 APTA에서 얻을 수 있는 세 가지의 핵심적 교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빈국을 대상으로 한 상품 원산지 규정 특혜를 비롯한 협정 내용 전반이 원활히 시행되었다. 둘째, 다양한 경제 규모를 지닌 선진국과 개도국, 신흥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면서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셋째, 협정 적용대상인 상품 무역이 점차 진화하면서 역내 제조업 가치사슬을 만들어냈다. 상기 교훈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도 산업 발전 수준을 높이면서 1차 원자재 산업이 창출하는 가치와 국제 시장에서 판매되는 천연자원에서 얻는 수익을 늘려 궁극적으로는 아프리카 역내 무역 증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
이전까지의 경제사와 현대적 경제이론에 기반한 자유무역 개념은 부의 축적과 국가 번영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해당 개념을 바탕으로 19세기 중반에 창설된 ECSC가 궁극적으로는 지역 통합 기제이자 자유무역 확대의 상징인 EU 출범까지 이어진 사례는 세계 여타 지역이 자체적인 PTA 혹은 FTA를 운영하는 데 좋은 선례가 되어주었고, 이와 같은 변화는 국제 무역과 투자를 증진하고 각국의 경제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1975년에 방글라데시, 인도, 라오스, 스리랑카, 한국이 참여하는 PTA의 형식으로 출범한 이후 2001년에는 중국을, 2020년에는 몽골을 신규 회원국으로 맞이한 APTA는 현재 29억 명에 달하는 인구를 포괄하는 무역협정으로 성장했다. 또한 사상 최초의 개도국 중심 무역협정인 APTA는 오늘날 경제 규모를 불문하고 선진국(한국), 신흥국(중국 및 인도), 개도국(스리랑카, 몽골), 최빈국(방글라데시, 라오스)을 망라한 다양한 국가를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아프리카가 국제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 역내 무역을 증진하기 위해 대륙 전체를 포괄하는 FTA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한 아프리카의 정부 관계자들은 2018년에 창설협정이 체결되고 2019년부터 정식 발효된 AfCFTA를 통해 대륙 차원의 자유무역 구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여기서 아프리카가 다양한 무역 촉진 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동기로 창설된 APTA에서 시행한 최빈국에 대한 무역 특혜 등 각종 모범 선례를 교훈으로 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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