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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파라과이, 암호화폐 법안 거부…암호화폐 인기 식나

파라과이 EMERiCs - - 2022/09/08

☐ 부결된 암호화폐 채굴법

◦ 대통령, 거부권 행사
- 최근 마리오 압도 베니테즈(Mario Abdo Benitez) 파라과이 대통령이 다양한 디지털 자산 채굴 및 유통 관련 활동을 법제화하는 새 법안에 거부권(veto)을 행사했다. 해당 법안은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암호화폐 산업과 연관된 여러 조항도 담고 있었다.
- 파라과이 대통령실은 대통령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정부는 파라과이에서 암호화폐 채굴 활동을 법제화하는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암호화폐 채굴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고 그로 인해 많은 에너지 자원을 소모하는 데 비하여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파라과이 전력관리청(ANDE, Administración Nacional de Electricidad) 역시 2022년 8월 초, 암호화폐 채굴법이 통과되면 향후 국가 전력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펠릭스 소사(Félix Sosa) 전력관리청 청장은 이에 베니테즈 대통령에게 암호화폐 채굴법에 대하여 적어도 부분적인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 법안 지지층은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
- 한편, 암호화폐 채굴법 법안을 발의한 페르난도 실바 파세티(Fernando Silva Facetti) 상원 의원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파세티 상원 의원은 정부가 오직 암호화폐 채굴법 통과 시에 생길 수 있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 또한, 파세티 상원 의원은 암호화폐 산업이 경제적으로 유용한 자산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정부가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파세티 상원 의원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앞으로 파라과이에서 암호화폐 산업 관련 투자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파라과이 국회, 법안 수정 후 다시 승인 요구할 수도 있어
- 베니테즈 대통령은 암호화폐 채굴법을 거부했지만, 국회에서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실제로, 해당 법안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파라과이 상원과 하원을 차례로 통과했다.
- 법안을 검토한 파라과이 국회는 미국에서만 암호화폐와 관련된 일자리 수가 2020~2021년 사이에 615% 늘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 비록 이번에 베니테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암호화폐 채굴법은 다시 국회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파라과이 국회는 상원과 하원 모두 거부된 법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파라과이 국회는 법안 재검토 과정을 거친 후, 경우에 따라 암호화폐 채굴법을 다시 가결하여 정부에 전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중남미 일부 국가, 암호화폐 견제 수위 높여

◦ 엘살바도르 실험...현재 평가는 ‘실패’
-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21년 9월 7일, 나이브 부켈레(Nayib Armando Bukele Ortez)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법정 통화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이 탈중앙화가 가능한 화폐로, 비트코인 법정 통화 도입으로 엘살바도르의 경제 정책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하지만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삼은지 1년이 지난 현재, 실험적이었던 엘살바도르의 시도는 대체로 실패로 평가되는 분위기이다. 적어도, 엘살바도르의 선택을 성공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 2021년 당시 엘살바도르는 정부가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도 했는데, 1년 전 약 1억 500만 달러(한화 약 1,431억 원)에 구입했던 비트코인의 현재 평가액은 약 4,700만 달러(한화 약 640억 6,000만 원)에 불과해 투자 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즉, 1년 사이에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투자로 5,800만 달러(한화 약 790억 4,000만 원)의 손실을 보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엘살바도르의 대외 부채 우려도 커졌다.

◦ 우루과이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주의 조치
- 한편, 우루과이 중앙은행(BCU, Banco Central del Uruguay)은 지난 2022년 8월 초, 암호화폐 구매를 수익이 보장된 예금 상품인 것처럼 홍보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에 그와 같은 홍보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우루과이 중앙은행은 해당 홍보와 관련하여 바이낸스 관계자를 공식 소환했다고 밝혔다.
- 우루과이의 현 금융법하에서는 승인된 은행 기관이나 주식발행을 하는 핀테크 회사만이 예금 상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루과이 중앙은행은 여전히 암호화폐를 투기 성격이 높은 자산으로 보고 있기에 바이낸스에 홍보 중단 지시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 우루과이는 엘살바도르나 아르헨티나와 같이 암호화폐가 인기 높은 국가에 비해 암호화폐 논의에서 뒤처져 있다. 우루과이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바람이 불던 때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앞으로도 암호화폐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려는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인기도 시들
- 2021년 11월에 1개당 6만 9,000달러(한화 약 9,400만 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후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인한 경제 침체 가능성 등으로 하락 일로를 걸어 지금은 1개당 1만 9,000달러(한화 약 2,600만 원) 선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 여기에, 루나 사태 등 암호화폐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암호화폐가 과연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혁명적인 자산인가에 대한 의혹의 시각도 늘어났다. 나아가, 암호화폐는 채굴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 소모와 그로 인한 에너지 사용이 수반되는데,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그러한 에너지 사용을 감내할 만큼 암호화폐의 가치가 없다는 비판도 커졌다.
- 파라과이 정부는 풍부한 전력량과 저렴한 전기 요금으로 앞으로 중남미에서 암호화폐 산업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파라과이 정부의 거부권 행사가 다소 충격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르헨티나와 같이 인플레이션이 매우 심각한 일부 국가에서는 암호화폐의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과연 물가와 법정 통화 가치가 비교적 안정적인 국가에서도 암호화폐의 인기가 계속될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ezinga, Bitcoin Bill Vetoed In Paraguay: 'Too Much Electricity, Not Enough Job Creation', 2022.09.01.
Decrypt, Paraguay’s President Vetoes Crypto Mining Law, Citing ‘Massive’ Energy Cost, 2022.08.31.
Cointelegraph, President of Paraguay vetoes crypto regulation law, 2022.08.31.
El Pais, Is Paraguay the next cryptocurrency mecca?, 2022.08.28.
La Nacion, Veto of cryptocurrency law: economist considers that sanity prevailed, 2022.08.30.
Bloomberg Linea, Binance Targeted by BCU for Offering Crypto as “Investment with Savings Features”, 2022.07.29.
Journal Time, Uruguay seeks clarification from Binance on offering cryptocurrencies as savings, 2022.07.31.
Bitcoin.com, Central Bank of Uruguay Describes Roadmap to Crypto Asset Regulation, 2021.10.06.
Bloomberg, El Salvador’s Big Bitcoin Gamble Backfires to Deepen Debt Woes, 2022.06.15.
National Review, The Verdict Is in for El Salvador’s Bitcoin Experiment: It Failed, 2022.09.01.
Bloomberg, El Salvador Had a Bitcoin Revolution. Hardly Anybody Showed Up, 202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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