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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유라시아 곳곳에서 무력 충돌, 국경갈등에 화약고 된 구 소련 국가들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EMERiCs - - 2022/09/29




9월에도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
충돌 수위 높아진 코카서스와 중앙아시아 내 국경 분쟁
9월에 접어들면서 유라시아 지역 내 군사적 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라시아 서부의 동슬라브 지역에서는 7개월째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점령되었던 동부 지역을 탈환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이 변화하였다. 9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부족한 병력을 동원하기 위하여 예비군의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였다. 코카서스 지역에서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국경에서 교전이 발생하였다. 이번 교전은 국경 지역에서 사상자를 내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각국 군대가 상대방 국경을 넘어 일부 영토를 장악하는 수준으로 격화되었다. 한편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수비대가 국경 지역과 경외지 경계를 따라 다양한 지점에서 전투를 벌였다. 과거에도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국경 지역 일부 지점에서 교전을 벌인 적이 있으나, 지난 9월 간 발생한 교전은 한 지역이 아닌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였으며, 중무기가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과거 양국 간 벌어진 간헐적인 교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 전문 가브리엘 가빈(Gabriel Gavin) 기자는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Politico) 기고문에서 1950년대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야욕이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다양한 갈등과 분쟁의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가빈 기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소련의 일부였던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하는 가운데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고, 동맹은 강화되며, 오래된 균열이 다시 갈라지고 있다는 논평을 남겼다. 2022년 3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군사적 갈등이 재점화된 상황에서 러시아는 새로운 휴전 협정 더 나아가 평화 협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휴전과 평화를 위한 중재에 나선 것은 러시아가 아닌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었다.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교전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도 러시아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또한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 중인 몰도바 내 미승인국인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신원 미상의 공격으로 일부 인프라가 파괴된 적도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으로 전세 반전

독립 국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부정, 침공 정당화를 위한 푸틴 대통령의 변명
러시아는 NATO의 동진을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평가하면서 접경국인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는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를 해왔다. 지난 2월 24일 ‘특수 군수 작전’을 발표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이번 군사 작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무장 해제와 탈 나치화라고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8년 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행한 탄압과 인종 학살로부터 러시아인들을 보호할 것이며,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만드는 것이 이번 군사 작전의 또다른 목표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Kyiv)를 점령하여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고 NATO에 가입하지 않는 중립적인 정부를 수립하고자 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 작전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하나의 민족이라고 주장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였으며,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가 독립 국가가 된 것을 반러시아적인 책략이라고 주장하였다. 

우크라이나군, 러시아군에 빼앗겼던 동북부 하르키우 지역 포함 6,000㎢ 넘는 영토 탈환
9월 13일 우크라이나군은 침공한 러시아군이 6개월간 장악하였던 하르키우(Kharkiv) 지역을 수복하였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국경에 매우 인접한 볼챈스크(Vovchansk)를 러시아군으로부터 해방하여 러시아군이 9월 11일 볼챈스크를 떠났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지역을 포함하여 러시아군로부터 6,000㎢가 넘는 대규모 영토를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히 하다이(Serhiy Hadai) 루한스크(Luhansk) 주지사는 루한스크주 주요 마을인 크레민나(Kreminna)에 다시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걸었으며, 크레민나가 완전히 비어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국경 넘어 공격할 것이라는 러시아 민간인들의 두려움 커져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를 다시 수복하자,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지역인 벨고로드(Belgorod)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벨고로드를 비롯한 러시아로 확대될 것을 우려했다. 러시아는 하르키우에서 퇴각한 이후 벨고로드에 국경수비대 인원 600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영국 매체인가디언(Guardian)은 벨고로드 지역에는 주민들이 전쟁이 벨고로드까지 파급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믿고 있지만 전쟁과 긴장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적으로 전쟁 중단 촉구하는 중국과 인도
그러나 전쟁 종식은 여전히 요원

“지금은 전쟁 시대 아냐”… 시진핑 주석과 모디 총리의 전쟁 중단 메시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Tashkent)에서 9월 15~16일 양일간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상하이협력기구는 러시아와 중국,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테러, 종교적 극단주의, 분리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국제기구로, 협력의 범위를 안보에서 사회경제적 협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이 회원국으로 활동 중이며, 인도와 파키스탄도 후에 합류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회담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하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거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하여 이목을 끌었다. 시진핑 주석과 모디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특히 모디 총리는 오늘날이 전쟁의 시대가 아니라면서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비롯된 모든 종류의 도발 행위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에 전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반격에도 전쟁 종식은 여전히 먼 일
우크라이나가 선전 중인 가운데 지난 9월 16일 옌스 스톨텐베르그(Jens Stoltenberg) NATO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효과적으로 러시아에 반격을 가하고 있으나, 이는 곧 전쟁이 끝날 징후는 아니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전쟁의 종식으로 이해해서는 안되며, 장기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에서 벌어진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간 교전에
강대국 관심 집중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평화협상 이후 최대 규모 군사 충돌… 아르메니아군 105명, 아제르바이잔군 71명 사망, 세계 정상들도 우려 표명
2020년 11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의 중재로 전쟁이 마무리되었으나, 이후에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국경 지역에서 국지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하였다. 2022년 3월 아제르바이잔군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이 주둔 중인 지역에 침범하자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되었다. 이에 러시아는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EU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정상을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Brussels)에 초청하여 평화 협상을 중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양국 간 평화 협상은 원활하게 추진되지 않았으며, 평화 협상 진행과 더불어 진행하기로 했던 국경 구획 문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 5일 아르메니아 국방부는 동부 지역 국경에서 아제르바이잔군과의 교전으로 20세 아르메니아군이 사망하였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6일 아제르바이잔 국방부는 아르메니아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국경에서 전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당시 전투는 2020년 휴전 이후에도 발생하던 국경 지역에서의 간헐적인 충돌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13일 양국 군의 충돌 양상은 여느 국경 지역에서의 교전과는 달랐다. 양국 군대는 대포, 전차 등 중무기를 동원하고 상대편 영토를 침범하여 장악함으로써 국경에서의 교전이 아닌 국지전의 양상을 띄었다. 이번 전투로 양국 영토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 영토 10 ㎢를, 아제르바이잔은 전략적인 가치가 있는 고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15일 니콜 파시니안(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는 아제르바이잔군과의 교전으로 아르메니아군 100명 이상이 사망하였다고 발표했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은 자국군 71명이 사망하였다고 밝혔다.

격화되는 교전에 국제사회 우려 표명… 휴전 합의 준수와 평화 협상 촉구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군사적인 충돌이 격화되자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하였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휴전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였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양국 간 전투를 즉각 중단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하였다. 임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휴전을 준수하고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요청했다. 이번 교전 이후 동유럽, 코카서스 지역 전문가인 토마스 데 왈(Thomas de Waal)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다시 EU 중재의 평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 왈 전문가는 만약 EU 중재의 평화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러시아가 다시 중재에 나서거나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또 다시 전쟁을 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간 국경 무력 충돌
계획된 침공이라는 주장도…

소련 시대부터 비롯된 국경 분쟁이 기후변화, 수자원 문제로 격화
소련이 중앙아시아를 점령한 이후 소련 당국은 중앙아시아에 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에트 공화국을 설립하였으나, 인위적인 민족과 국가 구성, 국경 구획으로 인하여 중앙아시아 경계는 여러 차례 변화하였다. 그 결과 국경 구획이 명확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소련 당시 큰 문제로 비화되지 않았다. 소련을 구성하는 각 공화국들은 국경 지역의 영토를 편의에 따라 임대, 임차하기도 했다. 국경과 영토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소련이 붕괴되고 각 공화국들이 독립한 이후부터였다. 당시 소련의 국경 구획은 경제, 지리, 민족 문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공화국 간 임차, 임대 문제도 국경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했다. 이번 9월 대규모 교전이 발생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 국경 지역도  양국이 독립한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전히 구획되지 않았다. 더불어 기후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국경 지역 하천의 수자원 문제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 지역 교전이 촉발되었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 전문가들은 지난 2021년 4월 키르기스스탄의 바트켄(Batken) 지역과 타지키스탄 수그드(Sughd) 지역 수자원 부족으로 분쟁이 생겨 국경 마을 주민간 싸움이 국경수비대의 교전으로 이어진 점에 주목하여 국경 분쟁이 단순히 국경 구획으로 마무리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적인 협력을 통한 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에 관한 합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다시 교전, 키르기스스탄 분쟁 지역 13만 7,000여 명 대피
9월 14 시작된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교전은 하루만에 마무리되었다가 재개되어 20일까지 이어졌다. 이번 전투에 양국은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박격포를 동원하여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국경 지역에 거주하던 13만 명 이상이 대피하였다. 이번 교전은 키르기스스탄 서부, 타지키스탄 동부의 다양한 국경 지점에서 벌어졌으며, 키르기스스탄 내 타지키스탄 경외지인 보루흐(Vorukh) 근처에서도 교전이 이루어졌다. 이번 교전은 지난 2021년 4월 교전보다 더욱 격화된 양상을 보였다가 20일 양국 국경수비대 대장의 휴전 합의로 일단락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의 정치 전문가인 아이잔 샤르셰노바(Aijan Sharshenova)는 외교 전문지인 디플로마트(The Diplomat) 기고문을 통해 이번 국경 지역에서의 교전은 타지키스탄 측이 국내 정치 문제에서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촉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샤르셰노바는 이번 교전이 에모말리 라흐몬(Emomali Rahmon) 타지키스탄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이자 국회의장인 루스탐 에모말리(Rustam Emomali)에게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으며, 고르노바닥샨 자치주(GBAO, Gorno-Badakhshan Autonomous Region)에서 행해지는 반정부 집회와 이를 진압하기 위한 특수군사작전으로부터 국내외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키르기스스탄과의 교전을 활용하였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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