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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네시아 수소에너지 산업의 발전과 한국 기업 참여 유망분야

인도네시아 Muhammad Hilmy Alfaruqi The Indonesian Researcher Association in South Korea (APIK)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PhD 2022/09/3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세계 에너지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오늘날 각국에서 개최되는 모든 정상회의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활발히 사용된 에너지원인 화석연료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그 활용도가 한계에 봉착해 있기에,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재생에너지원, 그중에서도 수소에너지는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game-changer) 유망주로 손꼽힌다. 이를 인지한 인도네시아 정부 및 여러 관련 기업들은 자국에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며, 앞으로 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도,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럿 존재한다.

이와 같은 맥락 아래 본고는 인도네시아의 수소에너지 산업과 관련된 연구와 발전의 양상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이에 더해 수소에너지 개발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한국이 기업활동과 협력사업 전개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호혜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분야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기로 한다.

인도네시아의 수소에너지 활용 목표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는 약 100억 명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고, 이에 따라 사회 각계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에너지 필요량도 함께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가올 미래에는 연소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 각종 환경적 악영향을 초래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주력 재생에너지원을 모색해야만 하며1), 이미 여러 국가에서는 태양광, 풍력, 조력, 수소와 같은 대체 에너지원을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상이 시행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s,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에 발맞추어 2030년까지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체적으로 29%감축하고, 만약 국제사회의 지원이 확보된다면 저감 기준을 41%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이다. 또한, 인도네시아 에너지 부문에서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3억 1,400만 톤 분량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성 제고, 에너지 절약 방안 시행, 녹색 에너지 기술 도입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을 함께 내놓았다2)

현재 각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배터리식 전기자동차(BEV, Battery Electric Vehicle)와 함께 탄소 미배출 차량으로 분류되는 연료전지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가 인기를 얻고, 이와 동시에 많은 나라에서 수소에너지 활용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거·상업·산업용 건물에 필요한 가스 공급망 구축, 친환경 자동차 보급, 전력발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수소에 대한 수요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1-a> 참조).

<그림 1-a> 2015~2050년간 세계 수소 수요량 전망치 
단위: 엑사줄=10^18줄
* 자료: Statista, 2022



아세안·동아시아 경제연구소(ERIA, Economic Research Institute for ASEAN and East Asi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수소 공급량은 2040년까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에 참여하는 지역 중에서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인도네시아가 수소라는 고수요 자원의 핵심 공급 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그림 1-b> 참조)3).

<그림 1-b> 2040년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수소 생산량 비중 전망치
* 자료: ERIA, 2019


다만 수소에너지 기반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아직 여러 도전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무엇보다 지금도 여전히 가장 큰 장벽으로 기능하는 비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생산·운송·보관·소비의 모든 차원에서 기존의 수소 공급망을 개선해 공급 가격을 충분히 낮출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하는 핵심 과제로는 환경친화적 녹색 수소의 지나치게 높은 생산 비용을 낮추는 일을 들 수 있는데, 여기서 녹색 수소의 의미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회색, 갈색, 청색, 녹색이라는 네 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천연가스에 메테인 개질(Methane Reforming)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지는 회색 수소, 그리고 석탄 기화(Coal Gasification)를 통해 얻는 갈색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다음으로 청색 수소는 대체로 화석연료를 원료로 하지만 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활용해 제조된다. 마지막으로 태양광이나 풍력을 기반으로 수전해(Water Electrolysis) 과정을 거쳐 얻는 녹색 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 면에서 가장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지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 중에서 녹색 수소의 비율은 고작 4%에 불과한 상황이다4),5).

인도네시아 내 수소에너지 연구·개발 현황 
인도네시아에 소재한 여러 대학과 연구소에서는 수소에너지 관련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이전의 기술평가·도입청(BPPT, Agency for the Assessment and Application of Technology)에서 개편된 국립연구·혁신청(BRIN, N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Agency)은 기술 연구·개발·평가·도입 과정 전반에 관여하는 국가 조직으로, 신규 개발 제품의 상품화 과정에서 산업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BPPT/BRIN은 10여 년 이상 전 이미 연료전지를 비롯한 수소에너지 시제품을 개발하면서 동 기관 서버의 보조 전력 공급용으로 사용되는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그리고 한 번의 연료 충전으로 750km 주파가 가능한 연료전지 오토바이를 개발해 시장에 소개한 바 있다. 이외에 BPPT/BRIN은 일본의 도시바 에너지시스템(Toshiba ESS, 東芝エネルギーシステムズ)와 함께 10킬로와트 용량의 수소에너지 공급 체계인 에이치투원(H2One)을 개발하기도 했다6).

한편 인도네시아 기업 에이치디에프에너지(HDF Energy)는 숨바(Sumba)섬에서 태양광 및 풍력을 활용한 하이브리드 녹색 수소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 시설은 주간에 태양광 발전으로 7~8메가와트, 야간에 풍력 발전으로 1~2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PT Pertamina)는 2023년까지 울루벨루(Ulubelu) 지역에 하루 100kg의 생산 목표치를 설정한 최초의 녹색 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인데, 현재 본 사업은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Forestry)의 심사·승인 절차를 밟는 중이고, 여기에 더해 인도네시아 환경영향평가(AMDAL) 인증도 별도로 획득해야 한다. 다만, 본 사업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에너지정책(NEP National Energy Policy)을 지원하기 위한 시범 사업으로, 아직 대규모 상업형 사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림 2>는 인도네시아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수소에너지 체계 관련 연구·개발 활동의 주요 이정표를 나타낸다. 현재 수소에너지 기반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의 사례로는 고등교육기관인 인도네시아대학(University of Indonesia)과 수라바야공과대학(Surabaya Institute of Technology), 에너지·광물자원부(Ministry of Energy and Mineral Resources) 산하 석유·가스 기술 연구기관 레미가스(LEMIGAS), 통신사 텔콤셀(PT Telcomsel), 국영철도회사 카이(PT KAI)를 들 수 있다. 이외에 에너지 및 금융 부문에서 녹색 수소 사업 추진에 참여한 바 있는 정부 및 민간 기관에는 산업부(Ministry of Industry),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투자부(Ministry of Investment), 에너지·광물자원부, 페르타미나, 푸푸크인도네시아(PT Pupuk Indonesia), 국영전력회사 피엘엔(PT PLN), HDF에너지, 포르테스크퓨처인더스트리스(Fortescue Future Industries) 등이 있다7).

<그림 2> 인도네시아 수소에너지 체계 연구·개발 이정표
* 자료: 저자 정리


인도네시아의 수소에너지 법령 및 정책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수소에너지 분야를 구체적으로 관할하는 제도가 법제화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수소가 미래 에너지 체계의 핵심 열쇠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4년에 발간된 NEP 및 2014년도 정부령 제79호(Government Regulation No. 79/2014)를 통해 전력 생산 에너지 믹스(Energy Mix) 중 수소에너지의 비중을 2025년까지 23%, 2050년까지 31%까지 끌어올릴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2009년 및 2017년에 각각 선포한 대통령령에서도 연료전지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수소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체계 개발 과정에서 앞으로 전력 공급 과잉, 석유 생산량 감소, 에너지 부문 보조금 최소기준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 목표 달성에 있어 수소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상기하고 관련 구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독일 국제협력공사(GIZ, Deutsche Gesellschaft für Internationale Zusammenarbeit GmbH)와 함께 자국 녹색 수소 기술 공동 연구를 개시했고, 2045년부터 자카르타(Jakarta)를 대체해 신규 수도로 기능할 예정인 누산타라(Nusantara)의 교통 및 산업 부문에서도 수소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자국 내 광범위한 수소에너지 도입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유관 분야의 해외직접투자(FDI) 유치 수요 및 잠재력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의 참여 유망분야
수소에너지는 전통적 발전소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적 친환경 전력 체계를 구축하고 FCEV 대중화를 바탕으로 석유 소비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핵심 수단이 되어줄 분명한 잠재력을 지니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의 전도유망한 녹색 수소 부문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로부터의 재정 및 기술적 지원을 받고자 한다. 아직 수소의 시장 가격이 안정되지 않아 일부 등락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현재 녹색 수소 가격은 kg당 2~6달러(한화 약 2,800~8,400원) 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만약 지금 예상되는 장기 가격 추세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인도네시아의 수소 기술 도입 사업은 충분한 경제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에, 정부 차원의 적절한 전략 수립과 집행이 이루어질 경우 유관 기술의 상업적 잠재력도 점차 향상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수소에너지 도입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 국가 중 하나로,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2013년에 세계 최초의 상업형 FCEV를 출시한 이후 2018년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당시 최장 기록인 611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2세대 FCEV인 넥쏘(NEXO)를 내놓았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금까지 수소 충전소 등 제반 인프라의 부재가 FCEV의 광범위한 보급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했지만, 앞으로 수소 충전소가 점차 확충되면 한국 등 각국 브랜드 FCEV가 보다 널리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 기업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ASEAN) 각국에서 전후방 산업을 망라한 자동차 부문 전반에 진출해 있고, 한국 정부 및 지자체도 수소에너지를 전력발전에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예를 들어 부산시는 한국 정부가 제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자립률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고, 해당 노력의 일환으로 70개의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30.8메가와트급 발전소를 건립했다. 해당 발전소는 연간 25만 메가와트시(MWh) 분량의 전력을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할 수 있는데, 이는 해운대구 연간 전력 소비량의 13.8%에 달하는 양이다8). 이외에 한국의 많은 도시에서는 수소 충전소를 확충하고 수소에너지 버스를 대중교통망에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9). 이와 같은 한국의 친환경 기술 도입 사례는 인도네시아에도 모범 선례로 기능하며, 부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수라바야(Surabaya)시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각지에서도 한국과 유사한 형태의 기술 도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그림 3>은 한국 기업의 참여가 유망한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수소 가치사슬 전반을 도식화해 나타낸다10). 먼저 기술적 원숙성에 더해 재생에너지 개발 및 상업화 경험을 많이 보유한 한국 기업은 녹색 수소 생산, 탄소 포집·저장 설비 도입, 그리고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료전지용 원료 및 촉매 공급 등 분야에서의 참여 잠재력이 높다. 또한, 생산 및 저장 분야 이외에도 수송관, 튜브, 철도, 선박 등 원자재 및 제품 운송 수단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 하나의 유망 분야는 바로 인프라 사업으로, 자동차 및 주거·상업·산업용 건물에 활용되는 연료전지 기술이 널리 보급되기 위해서는 가스 공급망, 충전소, 가스 터빈 등이 먼저 갖추어져야 하기에, 한국 기업이 투자나 합작사업을 통해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그림 3> 수소 가치사슬
* 자료: KPMG, 2021



결론
인도네시아 정부 및 여러 관련 기업들은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구상한 NEP, 그리고 국제협약인 파리조약(Paris Agreement)이 규정한 바에 따라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3%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수소에너지를 필두로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에 기반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적 차원의 에너지 수요가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소에너지가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유관 기술 및 설비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조치를 속속들이 내놓는 중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구축되는 수소 가치사슬의 다양한 분야에서는 고급 수소에너지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참여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며, 인도네시아 정부도 녹색 수소 개발과 관련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협력에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력 사업의 전망을 충분히 낙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A study on hydrogen, the clean energy of the future: Hydrogen storage methods, Journal or Energy Storage, Vol. 40, 2021
2) Indonesia Energy Policy and Outlook for Hydrogen, Directorate General of New and Renewable Energy Conservation, Ministry of Energy and Mineral Resources, 2021
3) The potential and costs of hydrogen supply, ERIA, 2019. 
4) Green hydrogen production paths: A glimpse of a zero emission and clean future, SolarEdition, 2020. 
5) Grey, blue, green – why are there so many colors of hydrogen? World Economic Forum, SDG 13: Climate Section, 2021.
6) H. Riza, Renewable Energy Research in Indonesia, RD20 Conference, 2021.  
7) ibid
8) Busan to open new hydrogen fuel cell power plant, Hankyoreh, 2017.
9) The City of Busan to Introduce 500 Fuel Cell Electric Buses by 2030, Busan Government Official, 2020. 
10) Geographic hydrogen hotspots, KPMG,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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