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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쿠바, 미국과 비자 재개...관계 복원 시작하나

중남미 기타 EMERiCs - - 2022/09/30

☐ 미국, 쿠바 이민자에게 비자 발급 결정


◦ 2023년부터 비자 발급 재개

- 미국이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주를 원하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다. 최근 쿠바 수도 하바나(Havana)에 위치한 주(駐)쿠바 미국 대사관은 바이든 정부가 2023년 초부터 쿠바인을 대상으로 이민 비자 발급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만약 실제로 비자가 발급되면, 이는 지난 2017년에 주쿠바 미국 대사관이 이민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한 지 약 6년 만에 미국-쿠바 비자 발급 프로그램이 재개되는 것이다.

- 주쿠바 미국 대사관이 이민자 비자 발급 재개를 발표하기 조금 앞서, 제이크 설리반(Jake Sullivan)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의장이 미국과 쿠바 정부가 상대국에 대한 비자 발급 프로그램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두 나라는 비자 발급 프로그램 논의에 앞서 미리 어느 정도 대화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이며 프로그램 재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비자 발급 재개 논의를 알렸던 제이크 설리반 의장은 미국-쿠바 비자 프로그램이 재개되면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희망하는 쿠바인이 정식 경로를 통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7년 비자 발급이 끊긴 이후 많은 쿠바인이 뗏목 등을 이용해 플로리다 해안을 경유하거나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고 시도했는데, 그 과정에서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인권 이슈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두 나라가 비자 발급 재개를 결정하면서, 불필요한 희생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게 되었다.


◦ 미국 항공사의 쿠바 취항 허용

- 한편, 쿠바와 비자 발급 프로그램 재개를 논의하던 당시,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가 미국계 국적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과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JetBlue)가 쿠바 하바나에 취항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 교통부의 허가를 받은 두 항공사도 쿠바 취항 시작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며 미국인의 쿠바 여행을 허가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국과 적대적이었던 관계에 있었던 국가들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미국과 쿠바의 민간 교류가 크게 위축되었다.

- 하지만 이번에 바이든 정부가 쿠바와 비자 발급 재개를 결정했고, 또한 민간 항공사의 쿠바 취항까지도 허가했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 쿠바 사이의 민간 왕래와 교류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 유류 저장고 화재 이후 대화 늘어


◦ 미국에 피해 복구 지원 요청한 쿠바 정부

- 쿠바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의 도움을 요청했다. 쿠바 정부는 2022년 8월 중순에 쿠바 해안 도시 마탄사스(Matanzas)에서 발생한 유류 저장고 화재에 따른 피해를 수습하는 데 미국의 기술적 지원을 원한다는 뜻을 미국에 전달했다.

- 대화를 위해 쿠바 측 설비 전문가와 미국 환경보호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관계자가 화상으로 만났다. 양측 대표는 마탄사스 유류 저장고 화재 및 진화 과정에서 다량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었으며, 이로 인한 환경적인 재앙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 미국 환경보호청과의 회의를 마친 후, 쿠바 외교부(Ministry of Foreign Affairs)는 이번 미국 대표단과의 만남이 ‘전문적이고 의미있는 대화를 나눈 시간’이었다는 자체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쿠바 정부는 바다로 유출된 원유를 비롯하여 여러 유독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유한 선진 기술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적어도 일정 기간 동안 미국과의 협력을 지속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 쿠바, ‘우린 미국과 대화할 준비 되어 있다’

- UN 총회에 참석한 브루노 파릴라(Bruno Rodríguez Parrilla) 쿠바 외교부 장관이 ‘쿠바는 미국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브루노 파릴라 장관은 비록 쿠바와 미국의 관계가 마찰을 빚고 있고 미국의 메시지도 완전히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쿠바와 미국은 결국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루노 파릴라 장관은 쿠바가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 또한, 브루노 파릴라 장관은 미국과 쿠바의 원활한 대화와 관계 회복을 위해서 미국이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브루노 파릴라 장관은 미국의 조치가 비인도적이라고 하면서, 경제 제재 기간 동안 많은 쿠바 국민이 고통받았다고 강조했다.

- 브루노 파릴라 장관은 이처럼 쿠바 정부가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려는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면서, 과거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동시에, 바이든 현 대통령이 그의 대선 상대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해빙 분위기는 아냐...아직은 살얼음 위

- 최근 미국과 쿠바의 대화가 늘어났고, 쿠바가 미국과의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고는 하나, 이것이 양국 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얼마 전 개최된 미주 정상회담(Summit of Americas)에서 개최국 미국이 쿠바를 초청국 명단에서 제외했고, 그로 인해 미구엘 디아스 카넬(Miguel Díaz-Canel) 쿠바 대통령이 미국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 다만, 마탄사스 화재 당시 미국이 먼저 지원을 제안했고 쿠바가 여기에 응했으며, 최근 양국이 비자 발급 재개를 협의한 것은 지금까지 대치 일변도였던 두 나라 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신냉전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미국이 우방 진영을 한 곳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쿠바와 친선을 계속 도모할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BS, U.S. in talks with Cuba to restart Visa program, 2022.09.20.

Travel Pulse, DOT Approves Flights to Cuba for American, JetBlue, 2022.09.20.

Voice of America, US Migration from Venezuela, Cuba, Nicaragua Soars in August, 2022.09.19.

CNN,  US embassy in Havana will resume full immigrant visa processing next year for first time since 2017, 2022.09.21.

Reuters, Cuba asks for U.S. technical assistance in oil fire clean-up, 2022.08.27.

Voice of America, Cuba Asks US For Technical Help to Clean Up Oil Depot After Fire, 2022.08.26.

France 24, Cuba asks for US help to rebuild destroyed fuel depot, 2022.08.26.

Anadolu Agency, Cuba calls for end to US embargo in speech at UN General Assembly, 2022.09.22.

The Hill,  Top Cuban diplomat: ‘We will have to’ negotiate with the United States, 2022.09.29.



[관련 정보]

1. 쿠바, 미국과 비자 프로그램 재개 협상 (2022.09.22)

2. 쿠바, 미국에 유류 저장고 화재 복구 지원 요청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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