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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카자흐스탄 간 다방면 협력의 현재와 미래

카자흐스탄 Saltanat Kondybayeva Al-Farabi Kazakh National University PhD, Deputy-head of Economics Department 2022/10/04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카자흐스탄(이하 고유명칭 제외 ‘카자흐’)은 1992년 1월 28일에 한국과 국교를 수립했고, 이듬해인 1993년에는 주카자흐 한국 대사관이, 그리고 1996년에는 주한 카자흐 대사관이 각각 문을 열었다. 1995년 5월 16일의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공화국 간 관계와 협력에 관한 일반원칙 선언’에서 시작된 양국 간 친선관계는 2009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어 오늘에 이르며, 한국은 2010년을 카자흐의 해로, 카자흐는 2011년을 한국의 해로 선포하는 등 양국 관계는 시간이 지나며 더욱 돈독해지는 중이다. 한국과 카자흐가 지난 30년 이상에 걸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거둔 성과는 오늘날 양국이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문화 및 인적 교류 
한국과 카자흐 사이에는 문화와 인적 차원에서 매우 끈끈한 인연이 존재하고, 특히 일명 고려사람(Koryo-Saram)으로 불리는 카자흐 한인은 양국 국민을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카자흐에 거주하는 한인은 약 10만 8,000명으로, 카자흐 구성 민족 중에서 아홉 번째로 큰 규모를 지닌다. 현대 카자흐에 최초로 당도한 220명의 한인은 1929년에 쌀 생산량 증대 사업의 구성원으로 소련 당국의 지령을 받아 건너온 사람들이었다. 역사에는 이보다 이전인 19세기 말엽에 이미 한인이 카자흐 지역에 살았다는 기록이 있으나, 오늘날 대부분의 카자흐 한인은 스탈린이 강제로 이주시킨 극동 공동체의 후손이다. 또한, 한인은  트란스코카시아(Transcaucasia, 이칭 남코카서스) 지역 쿠르드족(Kurds)과 함께 1939년 카자흐로의 대규모 강제 이주를 경험한 최초의 민족 공동체이기도 하다.

한편 교육 분야로 눈을 돌려보면 현재 한국에 소재한 다수의 대학에 카자흐 학과가 설립되어 있고(예: 2006년도에 설립된 강남대학교 카자흐스탄학과, 카자흐어를 가르치는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 반대로 카자흐에도 여러 한인학교가 존재하며, 많은 카자흐 국민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양국 간 활발한 문화·인적 교류를 보여주는 사례로는 다음이 있다.

   □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은 2018년 11월 27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카자흐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 of Kazakhstan)의 소장품 일부를 소개하는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 제하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 양국은 서로의 축제를 기념하기도 하는데, 일례로 서울에서는 2019년 4월 22~28일간 카자흐의 명절 나우루즈(Nauryz)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렸다.
   □ 2021년 8월 17일에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서울에서 카자흐의 ‘국민시인’ 아바이 쿠난바예프(Abai Kunanbayev) 흉상 제막식을 가     
    □ 양국은 상호 인적 교류 강화 의지를 다짐하며 2022년을 한국-카자흐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했다.

양자 및 다자 협력
한국과 카자흐 간 양자 협력은 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카자흐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2019~2022년도 산업·혁신 분야 협력 프로그램인 ‘프레시 윈드(Fresh Wind)’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Akorda, 2019]. 본 프로그램은 10개 부문에 걸쳐 계획된 총 58개 사업으로 구성되며, 동 사업에서는 수송·물류, 건설, 산업, 인프라 개발, 채광·금속가공, 토양 활용, 무역·경제협력, 에너지, 혁신, 정보·통신, 농업, 금융, 보건의료를 다루고 있다[The Korea Post, 2019].

한편 다자주의에 입각한 양국 간 협력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로는 다음이 있다.

    □ 카자흐는 2017년에 사무국을 개설한 한-중앙아 협력포럼의 일원으로, 2021년 10월 30일에는 타지키스탄 두샨베(Dushanbe)에서 각국 외무장관급 인사가 참여하는 제14차 포럼이 개최되었다. 해마다 장관급으로 개최되는 한-중앙아 협력포럼은 한국-카자흐 양국이 경제 및 문화 분야에서의 교류를 더욱 증진할 수 있는 다자 협력의 훌륭한 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 현재 양국 모두가 참여해 상호 공조하고 있는 국제기구도 유엔(UN), 세계무역기구(WTO),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시아 상호협력·신뢰조성조치회의(CICA, Conference on Interaction and Confidence-Building Measures in Asia) 등으로 다양하다[GOV.KZ, 2022].

무역과 경제협력
카자흐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핵심 교역국으로, 한국의 대(對)중앙아시아 수출 중 카자흐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달한다(우즈베키스탄의 경우 48%)[The Oxus Society, 2021]. 카자흐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국가수입위원회(State Revenue Committee)에 따르면 2021년 말에 추산한 한국-카자흐 무역액은 26억 4,000만 달러(한화 약 3조 7,000억 원, 전년 대비 증감률 -55%)로, 이 중에서 카자흐의 대(對)한국 수출액은 18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 원, +87%), 수입액은 7억 6,600만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 -84.4%)를 기록했다. 카자흐가 한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원유, 철금속, 비합금강 등이고, 반대로 한국에서 들여오는 수입 품목은 보일러, 기계류, 각종 장비류, 차량, 전자기기 및 도구 등이 주를 이룬다. 이에 더해 양국 간 무역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한-카자흐 무역·경제·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 그리고 기업협의회 등 다양한 기구가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한-카자흐 무역과 경제협력의 가장 핵심적인 장애물은 두 나라 사이의 거리가 1,000km를 넘어서는 데다가 육상 연결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리적 여건으로, 모든 화물이 중국, 이란, 러시아 등 여타 국가의 항구를 거치게 되면서 수입품의 최종 가격이 필연적으로 올라가는 결과가 초래된다. 한편 양국 간 경제협력 사업도 카자흐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소 때문에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카자흐 시골 지역의 정보 인프라 및 인터넷망 구축 수준이 미비하다는 점에 더해, 카자흐 국민이 자국 정부에 보이는 신뢰가 낮은 데다가 소득 구조도 열악해 사회적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카자흐의 한국發 FDI 유치
한국은 카자흐의 국가 경제에 핵심적인 해외 투자 주체 중 하나이다. 현재 삼성, 현대, 롯데, 포스코, 한국석유공사 등 다양한 한국 기업이 카자흐에서 550개 이상의 현지 사업체, 지사, 대표소 등을 운영하고 있고, 지금까지 한국 기업이 참여한 대규모 사업도 개수로는 24개, 규모로는 25억 달러(한화 약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Evening Astana, 2022].

또한 한국에서 카자흐로 유입되는 연도별 외국인직접투자(FDI) 총액도 2020년에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4억 6,490만 달러(한화 약 6,500억 원)를 기록했다가, 이듬해인 2021년에는 여기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8억 550만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의 실적을 보였다(<그림 1>, <그림 2> 참조). 이는 2005년의 투자액인 5,800만 달러(한화 약 810억 원) 대비 약 13.8배에 해당하는 수치로,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기한 프레시 윈드 프로그램이 최근 투자액 성장세 회복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림 1> 카자흐의 FDI 유입액 동향 단위: 100만 달러

비고: FDI 유입액에는 ▲지분상품(외국인의 카자흐 부동산 및 기업 지분 10% 이상 획득) ▲재투자 수입(카자흐 기업 이익잉여금 중 외국인 지분) ▲부채상품(상환액을 제외하고 외국인으로부터 수취한 현금, 현물, 노동, 서비스, 무형자산 증권구매 등)이 포함

* 자료: 카자흐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Kazakhstan), https://nationalbank.kz/ru


<그림 2> 카자흐의 한국發 FDI 유입액 동향 단위: 100만 달러
* 자료: 카자흐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Kazakhstan), https://nationalbank.kz/ru


한편 2018년을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한 투자 방식은 13억 달러(한화 약 1조 8,000억 원, 전년 대비 증감률 -6.3%) 규모를 기록한 직접투자로, 이는 카자흐가 유치한 한국발 투자의 78.8%에 해당한다. 반면 포트폴리오 투자액은 전체의 0.1%에 불과한 150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 -12.4%)에 그쳤고, 기타 유형의 투자는 전체의 21.2%인 3억 6,090만 달러(한화 약 5,100억 원, +93.1%) 수준이었다[Finprom, 2019].

카자흐에서 한국으로부터의 투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산업 부문을 살펴보자면, 먼저 2018년 기준 전문직·과학·기술 분야가 전체 투자의 43.3%인 7억 3,920만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유치하면서 1위, 그리고 건설 분야가 14.2%에 해당하는 2억 4,140만 달러(한화 약 3,400억 원)를 유치해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잇는 교육·보건의료·사회복지 및 예술·엔터테인먼트·레크리에이션 분야에 대한 투자액은 3,010만 달러(한화 약 420억 원)로, 전체의 1.8% 수준이었다.

한국과 카자흐는 최근 산업 및 혁신 분야에서 71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의 합산 규모를 지닌 투자사업 40개를 계획했다. 이 중에서 19억 달러(한화 약 2조 7,000억 원) 어치의 19개 사업은 이미 완료되었고, 21억 달러(한화 약 3조 원) 상당의 6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32억 달러(한화 약 4조 5,000억 원) 규모의 15개 유망 사업이 프레시 윈드 프로그램에 따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결론 및 향후 전망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카자흐와의 문화적·인적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한인 공동체뿐만 아니라 카자흐의 여타 민족과도 문화적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공공외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덕분인지 오늘날 카자흐의 젊은 세대에서는 한류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이러한 문화 교류는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심화로도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미래 양국 간 경제협력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한국과 카자흐 모두는 상당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카자흐는 비록 천연자원에 기반한 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하고는 있지만, 국가 경제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첨단기술 도입을 통해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여 다각화를 꾀할 필요가 있고, 이와 동시에 자국 산업과 인프라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이 점에서 자국 소비 에너지의 97%를 수입하지만, 대신 풍부한 자본을 보유한 데다가 전자기기, 금속공학, 정보통신 등 다양한 기술 분야에서 많은 지식을 축적한 한국이 카자흐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적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카자흐는 러시아를 비롯한 여타 독립국가연합(CIS)국가의 중심이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륙의 요충지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입지의 장점을 지니기에, 한국 기업이 더욱 넓은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카자흐가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면 한국은 앞으로도 카자흐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카자흐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도입해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 사업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늘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구소련에서 물려받은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역사를 지닌 카자흐가 반핵 운동의 핵심 국가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서 축적한 경험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바탕으로 한국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 구상에 대한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한국-카자흐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서 함께 하는 미래를 여는 데 앞장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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