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파키스탄,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으로 논쟁

파키스탄 EMERiCs - - 2022/10/07

☐ 파키스탄,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존폐 두고 논쟁


◦ 파키스탄 종교 정당,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에 문제제기

- 9월 18일 종교 정당 소속 파키스탄 상원의원이 연방샤리아법원(FSC, Federal Shariat Court)에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무효화 청원을 제출하였다. 거대 종교 정당인 자마아트-에-이슬라미(JI, Jamaat-e-Islami)의 지도자인 무슈타크 아흐메드 칸(Mushtaq Ahmad Khan) 파키스탄 상원의원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이슬람 원칙과 가르침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연방샤리아법원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연방 샤리아법원은 고등법관과 이슬람 관습법 경력이 있는 이슬람 학자(울라마)로 구성되는 파키스탄의 독특한 사법제도이다.

- 칸 의원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으로 이슬람에서 규정하는 재산 상속에서도 문제가 빚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이슬람의 가르침에 따르면,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을 때 남자는 여성의 절반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칸 의원은 트랜스젠더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성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상속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2018년 파키스탄은 국내 트랜스젠더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채택하였다. 2018년 채택된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에는 트랜스젠더의 교육, 기본 보건 시설 이용, 신분증과 여권에 트랜스젠더 성별 기입 가능,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채택된 이후 파키스탄 우익과 이슬람주의자들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비난하였으며, 트랜스젠더 사회는 이에 대항하였다. 일부 파키스탄의 우익 세력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동성 결혼을 장려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트랜스젠더 사회는 이에 대해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에 대한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하며, 트랜스젠더들은 평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동성애자로 몰아가고 있다며 주장하였다. 일부 트랜스젠더들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 파키스탄 최고법원변호사 협회장, 트랜스젠더 권리 보장해야

-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두고 파키스탄 내에서 논쟁이 벌어지자 9월 24일 아샨 분(Ahsan Bhoon) 최고법원변호사협회(SCBA, Supreme Court Bar Association) 회장이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제대로 해석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였다. 분 회장은 파키스탄 내 모든 학교들이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각기 다른 시선에서 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분 회장은 파키스탄 의회가 부도덕적인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으며,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도 그 자체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분 회장은 트랜스젠더들의 권리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는 건강한 사회로의 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분 회장은 파키스탄 국민 중 스스로가 성적으로 건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분 회장은 파키스탄 최고법관이 트랜스젠더를 위한 신분증 발급을 명령한 것을 건강한 사회로의 진일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샤리아법원,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심리 진행... 전문가, 법안의 가치 강조


◦ 샤리아법원,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관련 심리 진행

- 10월 3일 사이드 무함마드 안와르(Syed Muhammad Anwar) 파키스탄 샤리아연방법원 대법원장 대행은 이슬람 정당인 자마아트-에-이슬라미의 문제제기 내용의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심리를 진행하였다. 안와르 대법원장 대행은 자마아트-에-이슬라미의 변호인인 카므란 무르타자(Kamran Murtaza)에게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입법 절차와 내용에 관하여 문의하였다. 

- 안와르 대행은 자마아트-에-이슬라미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입법 절차에 개입하였는지, 법률 제정 과정에서 법안을 검토할 책임은 없었는지, 왜 지금 문제제기를 하는지 질의하였다. 무르타자 변호인은 자마아트-에-이슬라미가 성을 바꿀 수 있다는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길 원하며, 현재 상원에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황이라고 답했다. 질의응답이 이어진 이후 안와르 대법원장 대행은 10월 18일까지 심리를 휴회하기로 했다. 


◦ 정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관련 프로파간다 부인... 전문가, 법안의 가치 강조 

- 9월 22일 아잠 나지르 타라르(Azam Nazir Tarar) 파키스탄 법무부 장관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에 관한 근거 없는 프로파간다를 부인하였다. 타라르 장관은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근본적으로 2018년 채택된 법안과 다르지 않으며, 지난 2018년 현재 여당인 파키스탄 무슬림연맹 나와즈파(PML-N), 파키스탄 인민당(PPP, Pakistan People's Party),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akistan Tehreek-e-Insaf) 모두가 위 법안에 찬성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타라르 장관은 트랜스젠더들도 사람이며, 법을 통해 상속, 교육, 고용, 보건, 재산 구매에 관한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라호르 경제대학(Lahore School of Economics) 소속 강사인 이프라 자베드(Ifra Javed)는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지키는 것이 파키스탄 법제의 탈식민지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베드는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이 지난 2018년 의회에서 여야의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으며, 이는 트랜스젠더 사회의 기념비적인 승리였다고 설명했다. 자베드는 현재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을 공격하는 종교 정당과 그 추종자들이 트랜스젠더 혐오 범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 내 종교 단체들이 반미와 이슬람 가치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미국에서 우익들이 프로파간다를 퍼뜨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자베드는 지적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New Arab, Defending the Transgender Act is decolonising Pakistan’s laws, 2022.10.03.

Samaa, Pakistan Transgender Persons Act: Federal Shariah Court admits JUI application, 2022.10.03.

Deutsche Welle, Pakistan: Transgender rights in focus amid religious complaints, 2022.09.25.

Tribune, SCBA regrets ‘misinterpretation’ of transgender bill, 2022.09.25.

PinkNews, Pakistan’s landmark trans rights law under attack as senator launches bid to roll back protections, 2022.09.21.

Tribune, Trans people decry objections to rights bill, 2022.09.20.

Pakistan Observer, Jamat-e-Islami turns to Federal Shariat Court against ‘transgender rights bill 2018’, 2022.09.18.



[관련 정보]

1. 파키스탄 최고법원변호사협회, 트랜스젠더 권리 보호법 오해에 유감 표명 (2022.09.27)

2. 파키스탄 상원의원, 트랜스젠더 권리법 무효화 청원... 트랜스젠더 사회, 거짓 선동이라며 반발 (2022.09.22)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