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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옹호하는 에스토니아와 갈등
벨라루스 EMERiCs - - 2022/10/07
☐ 벨라루스 정부, 대권 이후 본격적으로 야권 사회운동가 탄압
◦ 벨라루스 정부, 2020년 대선 전후 야권 주요 운동가 구속
- 2020년 8월 대선을 앞두고 벨라루스 야권과 사회운동가들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r Lukashenko) 벨라루스 대통령의 부패 문제를 지적하면서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시민운동가인 세르게이 티하놉스키(Sergei Tikhanovsky)는 대선 전부터 반(反)루카셴코 집회를 이끌었으며,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결국 벨라루스 당국에 체포되어 출마가 좌절되고 티하놉스키의 아내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Svetlana Tikhanovskaya)가 야권의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됐다.
- 2020년 8월 대선에서 벨라루스 선거위원회는 개표 결과 루카셴코 대통령이 8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루카셴코 대통령의 부패를 지적하며 반정부 집회를 이끌던 시민단체와 집회 참가자들은 위 투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티하놉스카야는 자녀들과 함께 유럽 국가로 망명하였으며, 벨라루스 외부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의 적법성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티하놉스카야 측은 야권이 외교부, 경찰 등 정부 내부 인사들과 은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내부 정보, 고문 영상을 받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벨라루스 야권은 새로운 자체 헌법안을 마련하여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2020년 8월 이후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은 벨라루스 정부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이로 인하여 벨라루스의 수출이 제한되었으며,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롯한 그의 가족, 측근들의 유럽 내 자산이 동결되고, 유럽지역으로의 여행도 금지되었다.
◦ 벨라루스 정부, 야권 사회운동가 탄압 강화
- 해외에서 티하놉스카야가 벨라루스 정부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자 벨라루스 정부도 티하놉스카야와 그 지지자들을 더욱 강력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지난 2021년 3월 벨라루스 수사위원회는 야권에 대한 형사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위원회는 텔레그램(Telegram) 채널인 넥스타(Nexta)를 해외 극단주의 조직으로 규정하고 벨라루스 국내 활동을 금지하기도 했다.
- 한편 2021년 12월 벨라루스 사법부는 구속 중인 티하놉스키에게 18년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벨라루스 국영 매체인 벨타(Belta)는 법원이 티하놉스키가 불법 집회 조직, 혐오 조장을 비롯한 다양한 범죄를 저지른 것을 인정하였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을 통해 티하놉스키 이외에 주요 야권 지도자들도 징역 14~16년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BC는 이번 판결로 벨라루스 내 야권이 와해되었다는 논평을 남겼다.
- 티하놉스카야는 영국 공영 방송사인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하였다. 티하놉스카야는 법원 판결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였으며, 해당 판결이 루카셴코 대통령의 개인적인 보복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유럽 국가들, 벨라루스 야권 강력 지지 표명... 벨라루스 정부는 항의
◦ 유럽 국가들, 벨라루스 야권 운동가에게 샤를마뉴상 수여
- 지난 5월 유럽 국가들은 티하놉스카야와 벨라루스의 민주주의 운동가인 베로니카 쳅칼로(Veronica Tsepkalo), 마리아 칼레스니카바(Maria Kalesnikava)에게 샤를마뉴상(카롤루스 대제상)을 수여하였다. 샤를마뉴상은 유럽의 가치와 통합, 협력을 증진시킨 공로를 기념하기 위하여 마련된 상이다. 티하놉스카야와 쳅칼로는 직접 상을 수상하였으나, 현재 구속 중인 칼레스니카바의 상은 동생이 대리로 수상하였다. 안나레나 배어보크(Annalena Baerbock) 독일 외교부 장관은 유럽이 티하놉스카야를 비롯한 벨라루스 내 민주주의 운동가들을 지지하며, 이들의 의견을 듣고, 이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수상식에서 티하놉스카야는 벨라루스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유럽을 다시 한번 통합시켰으며, 국경과 정치적인 분열에도 유럽이 이렇게 벨라루스와 강한 연대를 보여줄 것을 상상하지도 못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티하놉스카야는 현재 단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이며,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벨라루스의 민주주의도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티하놉스카야는 독재자들이 식량, 거주권, 핵무기 등으로 세상을 위협하고 있으나,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 에스토니아, UN 총회에 티하놉스카야 초청
- 지난 9월 20일 에스토니아는 UN 총회에 티하놉스카야를 초청하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에스토니아는 티하놉스카야와 벨라루스 위기 상황을 논의하고, 벨라루스 시민사회와 견해를 교환하기 위하여 티하놉스카야에게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르마스 레인살루(Urmas Reinsalu) 에스토니아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에스토니아가 벨라루스의 용맹한 사람들을 향후에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 에스토니아 대표단과 티하놉스카야의 회담 이후 9월 23일 벨라루스 외교부는 주벨라루스 에스토니아 대사 대행을 소환하여 에스토니아 측이 외교적 결례를 범하였다고 항의하였다.벨라루스 외교부는 에스토니아 대사 대행을 소환하여 벨라루스 정부가 국민을 대표한다는 점을 부정하고, 벨라루스의 주권과 독립에 도전하는 행위를 했다며 비난하였다. 또한 벨라루스 외교부는 에스토니아 정부가 벨라루스의 주권과 독립을 존중하지 않고,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벨라루스 외교부는 에스토니아 내 벨라루스 대사관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에 레인살루 장관은 이번 반응을 통해 벨라루스 정부가 보다 명백하게 범죄자의 얼굴을 보였다며 비난하였다. 또한 레인살루 장관은 에스토니아가 벨라루스 내 야권과 시민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을 지원할 것이며, 벨라루스가 인권과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ERR. Belarus tells Estonia to reduce embassy staff over UN meeting. 2022.09.24.
Belta, Belarusian foreign ministry angered by Estonia's undiplomatic actions, 2022.09.23.
Voice of America, VOA Interview: Belarusian Opposition Leader Sviatlana Tsikhanouskaya, 2022.09.19.
ERR, Estonia, Tikhanovskaya organizing Belarus event at UN General Assembly, 2022.09.17.
euronews, Tikhanovskaya and Belarusian activists receive Europe's top honour for services to unity, 2022.05.31.
BBC, Belarus: Opposition leader Tikhanovsky jailed for 18 years over protests, 2021.12.14.
Al Jazeera, Belarus: Opposition leader Tikhanovsky jailed for 18 years, 2021.12.14.
[관련 정보]
1. 벨라루스 외교부, 에스토니아의 외교적 결례 비난 (20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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