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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OPEC+의 대규모 감산 결정, 국제유가와 미국-사우디아라비아 관계에 악영향 전망

사우디아라비아 EMERiCs - - 2022/10/14

☐ OPEC+, 대규모 감산 결정


◦ 주요 산유국들,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 감산에 합의...국제 유가 다시 상승

- 10월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 감산이다.

- 2022년 6월 배럴당 120달러(한화 약 17만 1,240원)를 넘던 국제유가는 이후 배럴당 80달러(한화 약 11만 4,160원) 선까지 하락하며 최근 4개월 동안 약 30% 하락률을 보였다. 그러나 감산 소식이 알려지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2% 상승해 배럴당 93달러(한화 약 13만 2,571원)까지 올랐으며 계속된 상승세로 10월 7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대비 3.7% 오른 배럴당 약 97.9달러(한화 약 13만 9,556원), 서부텍사스유는 4.7% 오른 배럴당 92.6달러(한화 약 13만 2,001원)를 기록하며 최근 5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 OPEC+, 감산 결정이 국제 원유 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

- OPEC와 기타 산유국들은 감산이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이삼 알 가이스(Haitham Al Ghais) OPEC 사무총장은 OPEC+의 감산 결정이 원유 시장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OPEC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아지즈 빈살만(Abdulaziz bin Salman) 에너지부 장관은 서방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 전 세계적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하여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 다른 OPEC 회원국 또한 비슷한 입장을 드러냈다. 모함마드 알파레스(Mohammed al-Fares) 쿠웨이트 석유부 장관은 감산 결정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으며, 이흐산 압둘 잡바르(Ihsan Abdul Jabbar) 이라크 석유부 장관 또한 공급 과잉이 감산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 그러나 영국 원유 전문기업 PVM의 스테판 브렌녹(Stephen Brennock) 선임연구원은 이미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원유 시장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감산에 나선 OPEC의 결정이 시장 안정이 아닌 산유국의 이익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아랍걸프국가연구소(Arab Gulf States Institute) 로버트 모기엘니츠키(Robert Mogielnicki) 연구원 또한 고유가에 힘입어 8년 만에 흑자 예산을 기록한 사우디가 감산을 통해 의도적으로 고유가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 실제 공급 감소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나, 유가 상승세는 지속 예상 


◦ 감산 합의가 실제 원유 공급량에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 이번 감산 합의가 실제 원유 공급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방의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제제와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의 목표치보다 낮은 생산량으로 인해 OPEC+ 국가의 현재 하루 원유 생산량은 목표치보다 약 300만 배럴 적은 상황으로, 존 커비(John Kirby)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감산 결정이 원유 생산 목표치를 실제 가격에 근접하도록 조정하는 것에 가깝다고 평했다.

- 압둘아지즈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 또한 현재 실제 생산량을 고려할 때 실제 감산량은 하루 100~11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인 제프리스(Jefferies)는 실제 감산량 규모를 하루 90만 배럴로,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약 40~60만 배럴로 전망했다.


◦ 주요 투자은행, 감산에 따른 유가 인상 전망

- 감산 합의에 따른 실제 감산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고유가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현재 하루 20만 배럴인 원유 공급 부족량이 2023년에는 하루 90만 배럴까지 늘어나고 국제유가는 2022년 4/4분기에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으며, ING의 분석가인 워렌 패터슨(Warren Patterson)은 원유 공급량 감소 규모가 하루 약 110만 배럴에 달해 2023년에는 원유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 골드만삭스 또한 2022년도 4/4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한화 약 15만 6,86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이나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유가를 안정화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 감산 합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미국의 냉각된 관계 보여준다는 분석


◦ 미국, 감산 합의에 대해 사우디 비판하며 ‘관계 재평가’ 언급

- 10월 5일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위기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OPEC+의 ‘근시안적’인 감산 결정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망했으며, 전략비축유 1,000만 배럴을 11월에 추가 방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10월 11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감산 합의에 결과가 뒤따를 것이고 사우디와의 관계를 재평가하겠다고 언급했다. 

-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와 함께 에너지 가격을 통제하는 OPEC의 영향력을 제한할 여러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 투자은행인 RBC 캐피탈마켓(RBC Capital Markets)은 이 발언이 지난 5월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통과된 석유생산수출카르텔금지(NOPEC·No Oil Producing and Exporting Cartels Act) 법안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미국은 OPEC의 담합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석유업계는 NOPEC 법안에 반대해 왔으며 백악관 또한 부정적이었으나, 이번 감산을 계기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러시아는 감산 결정을 환영, 사우디는 미국의 의혹 제기에 반박

- 사우디와 OPEC+가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원유 수출로 지탱하고 있는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원유 가격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드미트리 페스코프(Dmitry Peskov) 러시아 크렘린 대변인은 감산 합의를 사려 깊은 결정이자 미국이 초래한 혼란에 대응하는 행보라고 평가했으며, 반대로 카린 장피에르(Karine Jean-Pierre) 백악관 대변인은 OPEC+가 러시아에 협력하고 있다고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다. 

- 이에 사우디는 감산이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 순수하게 경제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대응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Faisal bin Farhan Al Saud)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10월 11일 OPEC의 결정은 회원국과 소비자의 이익을 모두 고려하여 원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내린 것이라고 옹호하고 나섰다.

- 반면에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국방과학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의 마이클 스테판스(Michael Stephens) 연구원은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사우디의 전망이 겨울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감산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Bruegel)의 에너지 전문연구원 벤 맥윌리암스(Ben McWilliams) 역시 국제 유가가 큰 변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내려진 감산 결정에는 정치적 판단이 숨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xios, Biden "to re-evaluate" U.S.-Saudi relationship after OPEC oil cut, 2022. 10. 12.

Reuters, Oil jumps 4% to 5-week high lifted by OPEC+ output cut, 2022. 10. 10.

Al-Jazeera, ‘Balanced, thoughtful’: Russia praises OPEC for production cut, 2022. 10. 09.

Al-Jazeera, Is OPEC ‘aligning with Russia’ after production cuts?, 2022. 10. 07.

CNN, Why Saudi Arabia defied the US over OPEC oil supply cut, 2022. 10. 07.

Reuters, Goldman raises oil price forecasts on 'very bullish' OPEC+ cuts, 2022. 10. 07.

Reuters, Iraq oil minister says oil production surplus is reason behind OPEC+ decision to cut production, 2022. 10. 07.

Reuters, Explainer: What is NOPEC, the U.S. bill to pressure the OPEC+ oil group?, 2022. 10. 06.

Reuters, Morgan Stanley sees tighter oil market ahead, ups Q1 forecasts, 2022. 10. 06.

Reuters, OPEC+ agrees deep oil production cuts, Biden calls it shortsighted, 2022. 10. 06.

CNBC, OPEC+ to cut oil production by 2 million barrels per day to shore up prices, defying U.S. pressure, 2022. 10. 05.

Voice of America, OPEC to Cut Oil Production in Boost for Russia, Rebuke to Biden, 2022. 10. 05.



[관련 정보]

1. OPEC, 러시아와 함께 석유 감산 결정 (2022.10.07)

2. 쿠웨이트, 오펙플러스의 결정이 석유 공급 안정성을 위한 것이라 설명 (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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