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유럽

☐ 유럽의회는 헝가리를 선거 독재 국가로 규정하고 EU 기금 지급을 중단함

◦ 유럽의회는 헝가리의 법치와 부패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해결할 때까지 EU 기금을 동결하였음.

- 9월 15일 유럽의회는 그웬돌린 델보스-코필드(Gwendoline Delbos-Corfield) 의원이 작성한 헝가리 법치 관련 보고서 채택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해당 투보고서는 찬성 433표, 반대 123표, 기권 28표로 채택되었다. 유럽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는 델보스-코필드 의원의 보고서를 근거로 헝가리의 법치 상황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EU 기금 75억 유로(한화 약 10조 4,100억 원)를 동결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EC는 헝가리에 부패 방지법 제정과 같은 시정 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2개월의 기한을 주었으며, 이후 EU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기금 동결 조치 이행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10월 4일 유럽의회는 EC가 헝가리 정부에 지급할 기금을 동결하는 제재안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며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 졸탄 코바치(Zoltán Kovács)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유럽의회의 보고서 채택 소식이 발표된 후, 유럽의회가 헝가리를 선거 독재 국가로 규정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남성도 출산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짧은 논평을 남기며 유럽의회의 결정을 비꼬았다. 발라즈 퓌리에시(Balazs Furjes) 헝가리 총리실 관계자도 EC의 발표에 대해 헝가리 정부가 국익을 성공적으로 대변했다는 증거이며, EU 기금을 정당하게 받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한편, 유디트 바르가(Judit Varga) 헝가리 법무부 장관은 헝가리 정부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EC와의 협상 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히며 기금 동결 해제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 헝가리는 EU가 계속 기금을 차단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이에 대응할 것이라 경고

- 9월 유럽의회의 표결에 대해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헝가리 의회 연설에서 EU가 계속해서 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자금 조달을 위해 이미 EU 외의 다른 국제 파트너들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극우 성향인 이탈리아 형제당(Brothers of Italy party)의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가 새 총리로 당선된 것에 대하여 이는 EU의 정책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 전문가들은 EU 중앙 권력에 대해 비판적인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가 EU의 권한을 축소하고, 더 많은 주권을 되찾기 위해 연대할 경우, EU의 기금 지급 동결이 무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또한, 오르반 총리는 EU의 러시아 제재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EU가 스스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헝가리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EU와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를 면제 받아왔다. 9월 EU의 8차 제재안이 통과될 때도 헝가리는 러시아산 석유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협력과 관련해 면제받은 바 있다. 

☐ 헝가리는 EU 기금이 필요한 상황이며, 동결 해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

◦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높은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해 EU 기금이 필요한 상황임.

- 10월 11일 헝가리 통계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26년 만에 최고치인 20.1%를 기록했다. 이에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EU의 러시아 제재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서 헝가리 정부는 공공요금, 식품 가격, 휘발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고, 가족 수당 및 연금 지급을 통해 헝가리만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가계를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2022년 하반기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특히 연료 가격 상한제 기한이 만료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헝가리는 현재 EU의 기본 프로그램에 따른 기금뿐 아니라 EU가 회원국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제회복 및 복원력 강화프로그램(RRF, Recovery and Resilience Facility) 기금 58억 유로(한화 약 8조 1,100억 원)도 동결된 상태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은 이미 일정에 따라 시작되었으나 EU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프로그램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Budapest) 시장 게르게이 커라초니(Gergely Karacsony)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으며, 헝가리가 EU 기금을 받지 못한다면 비극적인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 헝가리는 EU에 강경 발언을 하면서도 기금 동결 해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음.

- 헝가리 정부는 EU의 러시아 제재를 비판하고 EU가 헝가리를 탄압하고 있다는 강경 발언을 하면서도 기금 동결 해제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미 9월 바르가 장관은 EU가 지적한 법치와 부패 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르면 헝가리는 EU 기금 사용처를 모니터링하고 입법부의 투명성을 보증하기 위한 17개의 법안을 새로 제정할 계획이다. 10월 4일 헝가리 의회는 부패 조사를 개시할 수 있는 고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는 것을 허용하고, 법률 채택 전 공개 협의 기간을 가지는 2개의 법령을 제정했다. 

- 헝가리 정부의 개선 노력에 대해 요하네스 한(Johannes Hahn) EU 예산 집행위원은 헝가리 행정부가 오랜 기간 문제가 되어 왔던 법치와 부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중요한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헝가리 의회가 새로 채택한 법안에 대해 실제로 부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평가할 것이며, EU 기금 동결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핵심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여전히 헝가리 정부의 개선 방안이 미흡다고 지적했다. 2022년 11월에 EU 회원국들은 헝가리의 기금 지급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할지 12월 중순까지 최종 결정 기한을 연기할지 투표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HVG, The government has reacted to inflation above 20 percent: unique as they protect Hungarian families, 2022.10.11.

Intellinews, Hungary’s headline and core inflation hit 26-year high in September, 2022.10.11.

Euobserver, MEPs condemn EU Commission 'leniency' on Hungary, 2022.10.04.

Deutsche Welle, Hungary: Parliament approves anti-graft laws to unlock EU money, 2022.10.03.

Hungary Today, Nuclear Energy an Issue of Sovereignty, Foreign Minister Says, 2022.09.27.

Euractiv, Hungary opposes EU sanctions on Russian nuclear sector, 2022.09.27.

CGTN, Hungary will turn to international partners if EU continues to block funds, 2022.09.27.

Balkan Insight, Isolated Hungary Welcomes Valuable New EU Ally in Italy’s Meloni, 2022.09.26.

Balkan Insight, HUNGARY GOVERNMENT FEELS THE PINCH AS EU MOVES TO FREEZE FUNDS, 2022.09.19.

Index Hungary, The government reacted to the vote of the European Parliament, 2022.09.16.

[관련 정보]

1. 헝가리, 신규 EU 제재안 지지 (2022.10.07)

2. 유럽의회, 헝가리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관용 규탄 (2022.10.06)

3. 헝가리 외무부 장관, ‘원자력은 주권의 문제’라 발언 (2022.10.04)

4. 헝가리 중앙은행, 공공요금 증가로 9월 인플레이션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 (2022.09.29)

5. 헝가리, EU가 계속해서 기금 지원을 미루면 다른 파트너 찾겠다 경고 (2022.09.28)

6. 헝가리, 대중이 EU의 러시아 제재를 지지하는지 여론 조사 실시 예정 (2022.09.27)

7. 유럽의회, 헝가리의 민주주의와 법치 관련 보고서 채택 (202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