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KIEP 동향세미나

[동향세미나] 이란 내 ‘히잡 시위’의 배경 및 전망

이란 이지은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아프리카중동팀 - 2022/10/24



☐ 22살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가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순찰대에게 체포되었다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지 3일만인 2022년 9월 16일 사망하자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발생함1)
 - 아미니의 고향인 사케즈(Saqqez)를 비롯해 테헤란과 사난다지(Sanandaj)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란 31개 모든 주, 총 105개의 도시, 69개 대학으로 번졌으며 2022년 10월 18일 기준 시위 관련 사망자는 243명, 구금자는 9,314명으로 집계됨2)  
 ㅇ 시위대는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라는 구호와 함께 거리에서 히잡을 두르지 않고 걷거나, 히잡을 불태우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의 방식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음.
 ㅇ 시위 초반에는 대학생이 시위를 주도했으나 점차 소수민족, 10대 여성, 중산층, 석유·천연가스 생산 부문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면서 시위가 반정부적 성격을 띠게 됨.

 - 이란 정부는 시위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하며 ▲민병대를 통한 시위 강경 진압, ▲반정부 시위에 대응하는 친정부 시위 조직, ▲인터넷 사용 제한 등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음3)
 - 미국, 영국, EU, 캐나다 등은 시위대 탄압에 책임이 있는 이란 보안당국 관계자 및 혁명수비대(IRGC) 인사 제재를 단행함.

☐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는 이번 히잡 시위의 배경에는 여성 인권 탄압, 경제난, 소수민족 차별 등의 사회적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됨.
 - 2022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지수에 따르면 이란은 146개국 중 143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여성 인권 수준을 가진 국가임4)
   ㅇ 또한 이란은 세계 최다 여성 처형 기록(2007년 이후 최소 201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많은 여성이 가정 폭력 피해로 고통받는 가운데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자기방어를 위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됨5)
 ㅇ 이란 정부는 2022년 8월 ‘히잡과 순결법’을 제정하고 이어 9월에 여성의 복장 단속을 위해 대중교통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음6)

 - 미국의 JCPOA 파기 및 제재 복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리알화 가치 하락과 물가상승에 더해 정부의 보조금 삭감과 증세 정책으로 최근 이란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이 급증함. 
 ㅇ 이란 정부는 2021년 은행 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납세 대상을 늘렸을 뿐 아니라 다음 회계연도에 법인세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2022년 5월 밀, 기초식품, 일부 의약품 수입에 대한 환율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함7)


<그림 1> 최근 10년간 이란의 인플레이션 및 소비자물가지수 추이 단위: 지수(좌), %(우)
주: 소비자물가지수는 2016년이 기준(100)
*자료: IMF(2022. 10),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


<그림 2> 최근 10년간 이란 환율 추이 단위: 천 리알
주: 2022년은 추정치
*자료: EIU Country Data.


- 아미니와 같은 쿠르드계를 포함하여 터키-아제르바이잔계, 발루치계, 아와지 아랍계 등 이란 내 소수민족들은 공화국 설립 이전인 팔라비 왕조 시대(1925~1979)부터 페르시아 정체성으로 동화될 것을 강요받았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분리주의자 또는 극단주의자로 간주됨8)
 ㅇ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가 확산되기도 전에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시위를 통해 국가 전복을 모의했다는 명분하 소수민족들이 밀집한 쿠르디스탄, 아와즈, 발루치 지역을 더욱 무자비하게 탄압함.

☐ 광범위하고 산발적인 소규모 시위 양상 탓에 이란 정부가 단기간 내 소요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정부의 히잡 착용 단속 완화 수준에서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임.
 - 과거에 발생한 시위들과 마찬가지로 리더십이 부재한 이번 시위대는 정부 대안적 정치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
 ㅇ 2009년에는 부정선거, 2017년에는 경제 상황 악화, 2019년에는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지만 모두 민병대와 혁명수비대에 의해 진압되었으며 야당 세력으로 발전하지 못했음9)
 ㅇ 이슬람 혁명 이후 출생한 세대가 이미 이란 인구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현 정권 유지에 이해관계가 있는 기득권에 맞설 정치·경제적 자원은 부족함10)
 
 - 국가 체제 전반에 대한 불만 여론이 고조된 상황으로, 이란 정부가 강경 진압을 고수하는 데에 부담을 느끼고 시위대의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할 것으로 전망됨.


* 각주
1)  지도순찰대(Gasht-e Ershad) 또는 도덕경찰은 이란의 남성과 여성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복장 규정이 공공장소에서 준수되도록 순찰하는 임무를 맡음. 출처: “Explained: What is Gasht-e-Ershad, Iran's morality police, accused of Mahsa Amini's death”(2022. 9. 22),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2)  Hrana News Agency (@hra_news), (2022. 10. 18), Tweet. 
3)  “Iran’s Khamenei blames Israel, US in first comments on protests”(2022. 10. 3),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민병대(Basij)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소속된 준군사조직으로, 주로 가난한 농민 자원병들로 구성되어 있음. 이란 내 모든 대학에 상주하며 사람들을 감시하고 시위 발생 시 시민들을 진압하는 임무를 맡음. 출처: “Iran's Basij Force: Specialists in Cracking Down on Dissent”(2022. 9. 22),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4)  World Economic Forum(2022), p.198.
5)  “Iran regime, the world record holder in executions of women”(2022. 10. 10),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6)  히잡과 순결법(hijab and chastity law)은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는 여성의 사회적 권리(관공서나 은행 출입, 대중교통 이용 등)를 6개월에서 1년 동안 박탈하도록 하는 법안임. 출처: “Iranian authorities plan to use facial recognition to enforce new hijab law”(2022. 9. 5),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7)  “Explainer: Iran’s Protests Over Food Prices”(2022. 6. 1),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Can President Ebrahim Raisi turn Iran’s economic Titanic around?”(2022. 2. 1),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9).
8)  “As Anti-Regime Protests Swell Across Iran, Ethnic Minorities Demand Freedom and Equality”(2022. 10. 14), 온라인 자료(검색일: 2022. 10. 18).
9)  “Iran: A really simple guide to the protests(2022. 10. 14)”,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10)  “The revolutionary ambitions of Iran’s Generation Z”(2022. 10. 16), 온라인 기사(검색일: 2022. 10. 18).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