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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고유가로 인한 거시경제적 위기 타개책으로 유전 재개발 추진

필리핀 EMERiCs - - 2022/10/28

☐ 치솟는 유가에 무역수지 적자 악화


◦ 석유 수입 비용 급증

- 필리핀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거시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하여 중단됐던 유전 개발을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국제유가와 기타 원자재 가격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석유를 거의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필리핀 경제에 가해지는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 필리핀 에너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필리핀의 석유 순수입액(net oil imports)은 11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6조 4,309억 원)로 전년 대비 무려 87.9%나 증가했다. 이는 산업 전반에 걸쳐 소비가 위축되었던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도 석유 순수입액 110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5조 8,022억 원)마저도 뛰어넘는 수치다. 

- 2021년 필리핀의 석유 순수입량(net import oil volume)은 222억 400만 리터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20년 석유 순수입량 151억 3,729만 리터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 160억 2,600만 리터를 웃도는 수준이다.


◦ 전반적인 거시 경제 전망 악화

- 석유 수입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필리핀의 무역수지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2022년 10월 11일 필리핀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의 무역 적자는 2022년 8월에 60억 달러(한화 약 8조 5,508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81.3%나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2022년 7월 무역 적자 또한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무역수지 악화가 지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2022년 9월 필리핀 중앙은행(BSP, Bangko Sentral ng Pilipinas)은 2022년도 경상수지 적자가 총 206억 달러(한화 약 29조 4,328억 원)에 달하여 국내총생산(GDP) 대비 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경상수지 적자 전망치인 191억 달러(한화 27조 2,896억 원)보다  크게 상향 조정된 수치다. 그리고, 필리핀 중앙은행은 2023년에도 경상수지 적자가 201억 달러(한화 약 28조 7,184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거시경제적 위기가 당분간은 가시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 필리핀 중앙은행이 내다본 2022년도 국제수지(BOP, balance of payments) 적자 규모도 GDP 대비 2%인 84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다. 게다가, 필리핀 중앙은행은 2022년 말 외환보유고가 990억 달러(한화 약 141조 4,491억 원)가 된다고 전망하여 예전 전망치보다 60억 달러(한화 약 8조 5,726억 원)를 낮춰잡았다.


☐ 중국과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유전 재개발 강행


◦ 중단됐던 유전 개발 재개 방침 세워

- 이에, 필리핀 정부는 1990년대 초반에 중단한 유전 개발을 재개하여 석유 상류부문(upstream)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석유산업은 지하에 부존하고 있는 석유를 탐사하고 개발하여 생산하는 상류부문(Upstream), 생산된 석유를 정유공장까지 운송하고 저장하는 중류부문(Midstream), 그리고 생산된 원유를 정제하고 판매하거나 또한 이를 원료로 하여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하류부문(Downstream)으로 구분될 수 있다. 

- 10월 12일 필리핀 에너지부는 국토 서부 팔라완(Palawan)주 부근의 카들라오(Cadlao) 유전과 말람파야(Malampaya) 천연가스전 및 갈록(Galoc) 유전 개발이 2024년에 재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유전을 개발·운영할 필리핀 석유회사인 니도 페트롤륨(Nido Petroleum Philippines Pty Ltd)은 팔라완주의 다른 곳에서도 석유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광구 측량 허가를 필리핀 정부로부터 받아 놓은 상태다. 

- 라파엘 로틸라(Raphael Lotilla)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카들라오 유전의 확인된 예상 매장량이 500~600만 배럴에 불과해 내수 시장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봤지만,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필리핀 석유 상류부분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7,200만 달러(한화 약 1,035억 원) 투자 약속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발언했다. 또한, 라파엘 로틸라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가 잠재 투자자들에 필리핀 경제가 개방성을 유지할 것이라 확신을 심어주고, 필리핀의 법률 제도가 안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한다면 필리핀 석유 상류 부문 투자 트렌드가 이어지리라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극복은 난제

- 하지만 필리핀 정부가 카들라오 유전 재개발에 나서려면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이라는 어려운 문제를 돌파해야 한다. 2022년 초 필리핀 현지 석유기업 PXP 에너지(PXP Energy Corp PXP.PS)가 카들라오 지질조사(sesimic survey)를 위해 선박 2척을 고용했는데, 중국 해양경비정의 추적을 받았다는 보고를 접수하고 난 후에 남중국해 해상에서의 탐사작업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탐사작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 라파엘 로틸라 필리핀 에너지부 장관은 카들라오 유전를 포함한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Exclusive Economic Zone) 안에서 니도 페트롤륨의 활동은 엄연하게 필리핀의 주권이 미치는 합법적인 관할권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못 박았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 Permanent Court of Arbitration)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중국은 해당 재판소의 관할권을 부정하며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필리핀과 중국이 모두 당사국으로 가입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에 따르면 연안국은 영해기선(baseline)으로부터 300해리까지 EEZ를 선포하고 경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ikkei Asia, Philippines hopes to pump oil from dormant field by 2024, 2022.10.12.

GMA, DOE: $72 million investments seen from Cadlao oil field drilling, 2022.10.12.

ABS-CBN, Trade deficit widens to $6 billion in August as exports weaken, imports surge, 2022.10.11.

Reuters, Philippines expects wider 2022, 2023 current-account deficits, 2022.09.16.

Power Philippines, Ph net oil imports up 88% in 2021, 2022.04.21.



[관련 정보]

1. 필리핀,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가계 소비 위축될 것으로 전망 (2022.10.18)

2. 필리핀, 남중국해 유전 개발 재개 계획 발표 (2022.10.17)

3. 필리핀, 2022년 8월 무역 적자 60억 달러 기록 (2022.10.13)

4. 필리핀 대통령, 러시아산 원유 구입 가능성 열어둬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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