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중동

☐ 이스라엘 총선, 우파 연합이 승리 

◦ 이스라엘 총선,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 승리

- 11월 2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합이 전체 120석 중 64석을 차지해 단독으로 내각 구성이 가능해졌다. 우파 연합은 32석을 차지한 네탸나후 전 총리의 리쿠드(Likud)당과 극우 성향으로 14석을 얻은 종교적 시온주의(Religious Zionist)연합, 각각 11석과 7석을 차지한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Shas)와 연합 토라 유대주의(United Torah Judaism)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종교적 시온주의당이 차지한 14석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극우파 정당이 차지한 가장 많은 의석으로, 지난 총선에서 종교적 시온주의당의 의석은 6석에 그쳤다.

- 이츠하크 헤르조그(Isaac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내각 구성을 요청하면 네타냐후 전 총리는 42일 내로 내각 구성을 완료해야 한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벌써 누가 국방부, 재무부, 국가안보부 등 핵심 부처 장관이 될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중도 좌파 정당이 주축이 된 반(反)네타냐후 연합, 의석 상실

- 우파 연합이 큰 승리를 거둔 가운데 중도 좌파 정당과 아랍계 정당으로 구성된 반(反)네타냐후 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단 56석을 얻는데 그쳤다.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 현 총리가 이끄는 예쉬 아티드(Yesh Atid)당은 지난 총선보다 7석 늘어난 24석을 얻었으나, 6석을 가지고 있던 좌파 정당 메레츠(Meretz)가 모든 의석을 잃고 원내 진출에 실패하고 노동당의 의석수 또한 7석에서 3석으로 줄면서 네타냐후 연합은 타격을 입었다.

- 특히 원내 진출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3.25%를 넘지 못해 1석도 얻지 못한 메레츠의 패배가 반네타냐후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메레츠가 원내 진출에 실패한 것은 창당 이후 최초다. 우파 연합과 반네타냐후 연합의 득표수 차이는 단 3만 표에 불과하나, 반네타냐후 연합은 일정비율 이상 득표한 정당에게만 의석을 배분하는 봉쇄조항으로 인해 더 많은 의석을 상실했다.

☐ 총선 승리로 극우파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 전망

◦ 강경한 반아랍, 반팔레스타인 성향의 극우파 정치인이 의회 진출 

- 이번 총선에서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종교적 시온주의 연합의 지도자인 베짤렐 스모트리히(Bezalel Smotrich)와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Israel Democracy Institute) 연구원인 타마르 헤르만(Tamar Hermann)은 스모트리히와 벤그리브 모두 시온주의에 순응하지 않는 아랍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 스모트리히는 분만실에서 유대인 여성과 아랍계 이스라엘인 여성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한 바 있으며, 유대인 정착민이 팔레스타인 일가족을 살해한 사건은 테러 행위가 아니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스모트리히는 또한 성 소수자의 권리 향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 종교적 시온주의 연합에 속한 정당으로 벤그비르가 이끄는 오츠마 예후디트(Otzma Yehudit)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테러 공격을 주도한 혐의로 1994년 해산된 정당인 카흐(Kach)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카흐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했으며, 2019년에는 오츠마 예후디트의 당시 지도자인 마이클 벤아리(Michael Ben-Ari)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법원에 의해 공직 진출이 금지당한 바 있다.

- 극단적 사상으로 인해 징병 대상에서 면제되기도 한 벤그비르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주인은 유대인’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벤그비르는 또한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는 아랍계 시민을 추방하고 투표권 등의 권리를 팔레스타인인에게 부여하지 않은 채 서안지구를 일방적으로 병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차기 내각에서 극우파 정치인의 입지 커질 것으로 전망

- 네타냐후는 우파 연합에서 리쿠드당에 이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종교적 시온주의 연합에서 장관을 임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벤그비르와 스모트리히가 입각할 가능성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벤그비르와 스모트리히 외에도 종교적 시온주의 연합에서 두 명의 장관이 더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 스모트리히와 벤그리브는 공개적으로 내각에 입각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벤그비르는 경찰력을 통제하는 국가안보부 장관을, 스모트리히는 국방부 장관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그비르는 국가안보부 장관을 맡으면 이스라엘 군경에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발포할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언론 i24는 여러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벤그비르가 국가안보부 장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 중동 전문 언론인 알모니터(Al-Monitor)의 이스라엘 전문 기자인 마잘 무알렘(Mazal Mualem)은 네타냐후가 내각 구성 과정에서 이스라엘 내 극우파의 부상에 우려하는 미국과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우파 연합의 핵심인 종교적 시온주의 연합의 지지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해결 기미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우파에 대한 지지 성장

◦ 팔레스타인과의 갈등, 극우파에 대한 지지 성장 가속화    

- 지난 2021년 이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 아랍계 이스라엘인 사이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샬롬 하르트만 연구소(Shalom Hartman Institute)의 요시 클레인 할레비(Yossi Klein Halevi)는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지속적으로 유대인을 위협하고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극우파에 대한 지지가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 텔아비브 대학교(Tel Aviv University)의 정치심리학자인 다니엘 바르탈(Daniel Bar-Tal)은 불안과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은 분명한 해답을 제시해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극우파가 성장할 환경을 조성한다고 분석했다.

- 극우파의 세력이 성장함에 따라 중도보수파와의 연합을 추구해왔던 네타냐후 전 총리는 2019년 이후 우파 성향 유권자들을 지지 기반으로 삼기 위해 극우파와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극우파 내 다양한 정당의 통합을 지지해왔다.

◦ 이스라엘 사회 내의 변화, 우파 성향 정당의 성장에 일조

- 우파 또는 극우파 정당에 투표하는 성향이 강한 집단의 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변화 또한 극우 정당의 승리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스라엘 언론인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의 정치 분석가인 하비브 레티그 거(Haviv Rettig Gur)는 리쿠드를 포함한 우파 정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 저소득층과 종교적 보수파, 아랍인 및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중소도시와 정착촌 주민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인구증가율이 높은 종교적 보수파 유권자의 수가 중도 좌파를 지지하는 세속 성향의 유권자들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사회적 변화에 주목했다.

- 레티그 거는 이번 선거가 이스라엘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었다는 분석에 비판을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선거에서 종교적 시온주의 정당들의 득표수와 이번 선거에서의 득표수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는 중도 좌파 세력이 이번 선거가 있기 전부터 꾸준히 지지를 상실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도 좌파 정당이 변화하는 사회적 현실에 적응해 지지기반의 외연을 확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 감수 :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Times of Israel, The Israeli left has lost more than an election, 2022. 11. 07.

TVB7 Israel News, Netayahu begins coalition-building talks, 2022. 11. 07.

i24, Netanyahu starts coalition negotiations with bloc leaders, 2022. 11. 06.

Al-Monitor, Netanyahu back with Israel's furthest-right government ever, 2022. 11. 04.

Axios, The rise of Israel's extreme right, 2022. 11. 03.

Deutsche Welle, Benjamin Netanyahu wins majority in Israeli election, 2022. 11. 03.

Al-Jazeera, Far-right Ben-Gvir emerges as key player in Israel elections, 2022. 11. 01.

Axios, Israel's Lapid congratulates Netanyahu on election win, 2022. 11. 01.

i24, Explainer: Israel's biggest political parties, 2022. 10. 31.

Deutsche Welle, Ben Gvir, Israel's far-right and Benjamin Netanyahu, 2022. 04. 11.

[관련 정보]

1. 이스라엘 총선 출구조사 및 개표결과 네타냐후 선두 (2022.11.03)

2. 이스라엘 총선 여론조사, 극우 정당 우세 (202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