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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볼리비아, 인구 센서스로 촉발된 좌우 정치적 갈등

볼리비아 EMERiCs - - 2022/11/11

☐ 대규모 시위 일어난 산타크루스


◦ 무기한 반정부 시위 선언

- 볼리비아 산타크루스(Santa Cruz) 지역에서 극렬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산타크루스주의 중심 도시이자 주도인 산타크루스데라시에라(Santa Cruz de la Sierra)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은 일체의 경제 활동을 중단하는 한편, 도로를 봉쇄하여 산타크루스 지역과 타 지역을 오가는 물류가 느려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 산타크루스 주민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시위를 일으킨 이유는 인구 센서스(또는 인구총조사, population census) 때문이다. 볼리비아 중앙정부가 인구 센서스를 2024년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러한 결정이 산타크루스 지역의 불만을 사고 있다. 볼리비아는 2025년에 전국 총선을 실시한다. 인구 센서스 결과에 따라 볼리비아 9개 자치주에 배분할 의석수 등이 결정되는데, 인구 센서스를 2024년에 실시하면 곧 있을 2025년 총선에 인구 센서스 결과가 반영되지 않아 산타크루스 주에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위대의 논리이다. 


◦ 인구 센서스 조기 실시 요구

- 산타크루스데라시에라를 포함한 산타크루스 지역은 중앙정부에 조기 인구 센서스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2023년 상반기 이내 인구 센서스를 실시하고 180일 이내 해당 센서스 결과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25년 총선에 산타크루스주가 더 많은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가 매년 각 지방 정부에 분배하는 교부금도 늘어날 것으로 산타크루스 지방 정부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 이와 같은 산타크루스 지방 정부의 요구에 루이스 아르체(Luis Arce) 볼리비아 대통령과 중앙정부는 인구 센서스를 조기에 실시하기 위해서는 타 지방 정부의 의견도 청취해야 하는 등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볼리비아 중앙정부는 산타크루스 지방 정부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산타크루스 지방 정부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 볼리비아 정부, 긴급 대책 발표


◦ 농산품 수출 한시적 금지

- 산타크루스주는 인구수와 면적 모두 볼리비아 최대 규모인 지역이다. 또한, 볼리비아의 핵심 농업 지구이기도 하며 총 9개의 볼리비아 주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 가장 높은 부유한 지역이기도 하다.


<산타크루스 지역 위치 및 면적>


지도 출처: Google



- 이러한 산타크루스 지역이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자, 산타크루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이 타 지역으로 원활히 공급되지 못할 우려가 커졌다. 이는 다시 볼리비아 전역의 농산품 및 식료품 부족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으로 연결되었다. 루이스 아르체 대통령은 산타크루스 지역이 도로를 막고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시적인 식료품 수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식료품의 외국 유출을 막아 볼리비아 국내에서 식료품 부족으로 인한 생활 물가 상승을 가능한 막기 위한 조치였다.


◦ 중앙 정부, 치안 당국에 질서 유지 주문

- 한편, 볼리비아 중앙정부는 점점 더 과격해지고 폭력적인 성향이 짙어지는 산타크루스 지역 시위에 우려를 표하면서, 치안 당국에 시위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는 특별 주문을 내렸다. 단적으로, 시위의 중심지인 산타크루스데라시에라에서는 시위대가 반정부 시위에 적극적이지 않은 주민까지 흉기와 둔기로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거나, 나아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나온 경찰이 시위대의 총격에 부상을 입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 루이스 아르체 대통령은 산타크루스 지역이 자기 지역의 이득만을 이용하여 타 지역과의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하면서, 산타크루스 지역 시위가 볼리비아의 안정과 건전한 통합을 방해하는 사태로 연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치안 당국은 이 점을 인지하고 산타크루스 지역 시위가 더 큰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루이스 아르체 대통령, ‘쿠데타 획책해서는 안 돼’


◦ 시위 주도한 산타크루스 주지사는 극우 성향

- 산타크루스 지역의 이번 시위에는 주목할 만한 부분이 하나 있다. 그것은 시위를 주도한 시민 단체의 중심에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Luis Fernando Camacho) 산타크루스 주지사가 있다는 사실이다.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 주지사는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으로, 좌파 성향의 현 정부와는 여러 차례 의견 차이를 보였다.

- 실제로, 산타크루스 지역의 시위는 시민 간의 정치적인 싸움으로 확산되는 움직임도 보이기 시작했다. 볼리비아의 현 여당은 사회주의운동당(MAS, Movimiento al Socialismo)인데, 시위대는 자신들과 함께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상점 주인들을 사회주의 추종자라고 부르면서 공격하는 행위까지 벌이고 있다. 여기에는 생계형 상점들도 포함되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 실제는 반정부 세력 싸움인가...과거에도 정권 차지 위한 우파의 선동 혐의 있어 

-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2019년 사회적 혼란을 틈타 우파가 집권했던 시기가 있다.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전 대통령이 부정 선거 의혹으로 중도 하차하자, 자니네 아녜스(Jeanine Áñez) 당시 상원의원(상원 부의장)이 자신이 볼리비아의 임시 대통령임을 자처하여 정권을 차지한 바 있다. 현재 자니네 아녜스 전 의원은 2021년 수십 명이 사망한 우파 지지자의 테러와 쿠데타 선동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은 상태이다.

- 루이스 아르체 대통령은 최근 산타크루스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중심에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 주지사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치적으로 현 정부와 반대 성향의 세력이 의도적으로 볼리비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니네 아녜스 전 의원의 예와 같이 일련의 시위가 쿠데타의 전조 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볼리비아 중앙정부는 시위의 원인이 된 인구 센서스 실시 시기와 방법을 다시 논의하기 위해 볼리비아 9개 주 주지사와 주요 도시 시장이 함께 참여하는 다자간 협상을 산타크루스 지역에 제안했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협상에 산타크루스주만 불참했으며, 산타크루스 지역은 중앙정부와의 협상은 없다는 입장만을 거듭 고수하고 있다.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산타크루스주의 시위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 중앙정부의 우려대로 시위의 뒤에 우파 정치권의 의도적인 공격이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진행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Bolivian civic group threatens national strike as census protests escalate, 2022.11.04.

Crisis 24, Bolivia: General strike continues in Santa Cruz Department as of Oct. 26 /update 2, 2022.10.25.

KSBW, Santa Cruz city service workers begin strike, impacting trash and park services, 2022.10.18.

Fragomen, Bolivia: Strike and Protests Affecting Mobility and Immigration Processing, 2022.10.24.

Reuters, Bolivia to temporarily suspend exports of food products amid protests, 2022.10.27.

La Prensa Latina, New clashes in Bolivia’s biggest region on 5th day of census strike, 2022.10.27.

BBC, Bolivia seeks agreement on census at Plurinational Meeting, 2022.10.28.

IR Insider, Santa Cruz Initiates Indefinite Strike Against Bolivian Government Over Census, 2022.10.28.

La Prensa Latina, Week-long strike demanding census paralyzes key Bolivian region, 2022.10.29.

DW, Bolivia: Former President Anez handed 10-year prison term, 2022.06.11.

CBC, Bolivia's Jeanine Anez, who took power after chaotic election, sentenced to 10 years in prison, 2022.06.11.

Aljazeera, Bolivian ex-President Anez jailed for 10 years for mounting coup, 2022.06.11.

World Politics Review, Bolivia’s Census Protests Are Resurfacing Familiar Fault Lines, 2022.11.03.

Merco Press, Bolivia in conflict with the country's richest province over shared resources, 2022.11.01.

Peoples Dispatch, Bolivian president issues warning about destabilization attempts, 2022.11.04.



[관련 정보]

1. 볼리비아 대통령, 의도적 사회 불안 야기하는 시위에 경고 (2022.11.07)

2. 볼리비아, 인구 총조사 조율 위한 다자간 회의 진행 (2022.11.01)

3. 볼리비아, 계속되는 시위에 식료품 수출 임시 중단 (2022.10.28)

4. 볼리비아, 자니네 아녜스 전 대통령에 내란죄로 징역 10년 선고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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