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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3선에 성공한 룰라는 브라질 산업의 새 장을 열 수 있을까?

브라질 Sebastian Sterzer Observatory of International Trade, Universidad Nacional de Luján Researcher 2022/12/12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지난 몇 주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브라질 대선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이하 통칭 ‘룰라’)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2003~ 2006년, 그리고 2007~2010년에 걸쳐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수행한 바 있는 룰라 당선인은 이로써 2023년 초일을 기해 통산 세 번째로 브라질 국가원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이번 대선으로 라틴아메리카 최대 경제 규모의 브라질에서 진보 정권이 집권하게 되면서 앞으로 브라질 경제의 미래 향방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룰라 행정부 1·2기의 산업 정책과 무역 동향
지난 2003년에 최초로 대통령 임기를 개시한 룰라는 1999년부터 이어진 전반적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했는데, 이 기조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적 통제를 목표로 한 물가상승률 목표치 설정, 자율 환율제, 재정흑자 유도를 기반으로 삼았다. 하지만 룰라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국가의 산업 분야 개입을 제한하던 기존의 정책 방향을 뒤엎고 유관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를 동원한 산업·기술·무역정책(PITCE, Política Industrial Tecnológica e de Comércio Exterior)을 시행하였다. 다만, 긴축 정책 기조로 인해 환율과 금리, 공공 지출 등 전통적 재정 운용 수단이 크게 제약된 상황에서 이처럼 강력한 산업 증진 정책을 추진한다는 결정은 상당한 모순성을 낳기도 했다. 또한 출범 당시에 각계의 환영을 받았던 PITCE는 시행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봉착했는데, 그 사례로는 1990년대까지 산업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던 여러 정부 부처, 지방 협의회, 기획 기관 사이의 관할권 확정 문제, 그리고 민영화된 공공 인프라 기업의 역할 규정 문제 등이 있다.

2006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룰라 대통령은 차년도에 개시된 집권 2기에도 PITCE의 정책 기조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갔다. 다만 2007년 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시행에 들어간 여러 구상도 기관 간 조율 노력이나 가용 자원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한편 룰라 정부는 이와 동시에 국가의 개입 범위와 권한을 이전보다 강화하고 여타 정부 사업과의 관계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한 제2기 PITCE를 마련하는 작업에도 착수했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정책 수립과 관리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자 했다. 룰라 정부가 ‘생산적 개발 정책(PDP, Política de Desenvolvimento Produtivo)’이라는 이름 아래 공개한 이 신규 정책은 조세·재정, 금융, 정부 구매, 법령 개정, 규제 및 기술 지원 등 다양한 분야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장기적 차원에서 생산적 개발 사이클의 정착을 도모해 투자와 혁신 확대, 기업 경쟁력 제고, 수출 증대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룰라 정부는 이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했고, 그 일환으로 생산 부문 일부에 대하여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면세 혜택을 부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룰라 정부의 경제 정책은 산업 부문의 견조한 성과로 이어졌으며, 이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메르코수르(MERCOSUR)가 룰라 집권 당시 전성기였던 것도 한 몫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룰라 정부 1·2기에 나타난 브라질의 무역 동향은 수출·입 통계에서 살펴볼 수 있다. 2003~2010년 브라질의 품목별 수출액 추이를 나타내는 <표 1>에서는 광물, 석유 제품, 광물성 연료, 육류, 금속, 설탕, 기계장비의 수출 실적이 전반적으로 두드러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다만 세계 금융 위기가 나타난 2008~2009년에는 브라질도 수출 분야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표 1> 2003~2010년 브라질의 주요 품목별 수출액 추이 단위: 100만 달러
* 자료: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자료 기반 국제무역센터(ITC) 계산


한편 <표2>는 같은 기간 브라질의 품목별 수입액을 보여주며, 여기에서는 광물성 연료, 기계장비, 전자기기, 비료, 자동차, 화학제품, 의약품 수입액 성장세를 확인해 볼 수 있다(위와 마찬가지로 2008~2009년은 예외).

<표 2> 2003~2010년 브라질의 주요 품목별 수입액 추이 단위: 100만 달러
* 자료: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자료 기반 국제무역센터(ITC) 계산


룰라 행정부 3기 정책에 대한 예상
룰라 당선인은 혁신과 기술, 기후 의제에 대한 투자를 공약하고, 이를 위한 현대적 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부문, 시민사회 간 연대와 대화를 필수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룰라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강조한 또 다른 공약으로는 조세 분야를 중심으로 한 각종 개혁의 가속화를 들 수 있다.

한편 브라질 산업 분야의 주요 기업 연맹체인 전국산업연합(CNI, Confederação Nacional da Indústria)은 차기 룰라 정부에 대한 기대와 예상 도전과제 관련 내용을 담은 문 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서 CNI는 국내총생산(GDP) 성장 가속화,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촉진, 브라질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차기 정부의 과제로 제시하고, 혁신 및 생산성 향상과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 진출 확대를 주요 목표로 삼는 장기적 국가 비전 제시를 주문했다1).

특히 제4차 산업혁명 로드맵에 따라 브라질 경제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차기 룰라 정부가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분야로는 생산 부문의 디지털화를 들 수 있다. 디지털 거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소비자의 선택에 중점을 두고 생산과 배송 과정이 시간 단위로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경제의 구조적 재편을 주문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분야의 중요성이 날마다 높아지는 가운데, 브라질의 룰라 연구소(Instituto Lula)는 2022년 5월에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디지털 시장 발전 촉진을 위한 제언을 담은 룰라식 정책 소책자(Cartilha Lula Play)를 발간했는데,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정책 입안 및 유관 산업의 근로자 권리 보장 ▲게임 개발 분야의 기술 및 최신 동향 교육 강화 ▲광대역 통신망 법령 개정을 통한 데이터 상한선 폐지와 인터넷 속도 향상 ▲디지털 분야 조세 유인책 신설 및 예산 투입을 통한 창업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2). 이외에 룰라 당선인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을 증대해 디지털 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브라질의 산업화 수준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3)

한편 차기 룰라 행정부는 국내 소비 시장을 확장함과 동시에 무역, 서비스, 식품, 농업, 산업 등 다양한 부문의 발전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전 집권기에서처럼 국내·외 주체의 협력과 재정 지원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회 서비스 확충, 경제 인프라 건설, 전략적 천연자원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공공·민간 투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결론: 산업 발전의 새 장일까, 혹은 지난 이야기의 되풀이일까?
차기 룰라 정부가 브라질의 경제 발전을 위해 중점으로 삼아야 하는 정책으로는 다음이 지목된다. 먼저 소프트웨어, 국방, 무선통신, 여타 신기술 분야의 잠재력을 강화해야 하고, 이외에 보건의료, 농업, 석유·가스 부문의 경제·산업 복합체가 지닌 비교우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혁신을 지원하는 산업 정책을 통한 민-관 협력 강화, 과학·기술 역량 신장,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 융통 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단, 지난 집권기에 브라질의 실물 경제 개선을 목표로 삼고 재분배 정책을 추진해 경제성장이라는 소정의 성과를 거둔 바 있는 룰라가 이번 3기에서도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먼저 2022년 선거 승리 이후 룰라는 각계의 다양한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 다수를 포괄하는 일종의 연정 정부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 경우 집권 세력에 포함된 모든 부문의 의사를 조율해야 한다는 과제가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게다가 룰라가 차기 임기를 개시하는 시점의 브라질 의회에서는 여전히 보수 계열 정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다는 여소야대 정국의 정치적 문제도 존재한다. 이러한 맥락을 고려할 때, 룰라 행정부 3기의 경제 정책 기조가 어떻게 형성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일련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야의 대외 정책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던 브라질의 기존 경향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각주
1) Vettorazzo, L. (October 31, 2022). Os desafios do próximo governo Lula, segundo a industria. Veja. https://veja.abril.com.br/coluna/radar/os-desafios-do-proximo-governo-lula-segundo-a-industria/ 
2) Lula no Flow: Brasil deve ser competitivo para disputar mercado da indústria 4.0 (October 18, 2022). Lula. https://lula.com.br/lula-no-flow-brasil-deve-ser-competitivo-para-disputar-mercado-da-industria-4-0/
3) Lula dice que si es elegido hará en Brasil una política de incentivo a industria digital con valor agregado (October 20, 2022). CGTN. https://espanol.cgtn.com/news/2022-10-20/1582945786232053761/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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