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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튀니지 총선, 사상 최저 투표율 기록한 가운데 야권에서는 대통령 퇴진 목소리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2/12/23

☐ 튀니지 총선, 야권의 전면 보이콧 속에 역대 최저 투표율 기록


◦ 튀니지 총선, 역대 최저 투표율 기록하며 종료

- 12월 17일 치러진 튀니지 총선 투표율이 단 8.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는 5개 정당과 약 1,000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총 161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지난 2019년 총선 투표율은 41.7%였으며 2014년 총선은 67.7%, 2011년 총선은 49.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개헌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27%였다.

- 막스 갈리엔(Max Gallien) 영국 개발학연구소(Institute of Development Studies) 연구원은 이번 총선에서 기록한 투표율이 그동안 전 세계에서 치러진 어떤 선거보다 낮은 투표율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총선 이전에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선거는 투표율 19%였던 2019년 아프가니스탄 선거와 18%였던 2018년 아이티 선거였다.

- 그러나 파루크 부아스케르(Farouk Bouasker)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선거에서는 부패한 정당들이 불법적인 정치 자금을 통해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해 투표율이 높았다고 주장하며 이번 선거가 온전히 청렴하게 치러진 선거라고 주장했다.


◦ 선거구 대부분에서 결선 투표 진행 예정

- 12월 19일 선관위는 최종 투표율이 최초 추산보다 오른 11.2%였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 결과에 따르면 161개 선거구 중 단 21개 선거구에서만 최종 당선자가 결정되었으며, 133개 선거구에서는 2023년 1월 20일에 결선 투표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편 총 10개 선거구에서는 후보가 단 1명 출마했으며, 7개 재외국민 선거구에서는 후보가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았다.


☐ 튀니지 야권, 낮은 투표율이 대통령에 대한 거부 의사라고 주장하며 사임 요구 


◦ 선거 보이콧한 야권, 선거 정당성 비판하며 대통령의 즉각 사임 요구

- 이번 선거에는 과거 집권당이었던 이슬람주의 정당인 엔나흐다(Ennahda)를 포함해 총 12개 정당이 보이콧을 선언했으며 튀니지 최대 노조인 튀니지일반노동조합(UGTT, Union Générale Tunisienne du Travail) 또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5개 야당 연합체인 전국구원전선(National Salvation Front)을 이끄는 아흐메드 네집 솁비(Ahmed Nejib Chebbi)는 대통령이 즉각 사임하고 독립된 선관위 주도 아래에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솁비는 이번 선거로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 대통령이 집권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으며, 엔나흐다 또한 낮은 투표율은 사이에드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인 거부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 야권의 비판에 대해 사이에드 대통령은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이번 총선이 정당성이 없다는 야권의 주장에 최종 투표율은 결선 투표율이 포함된 이후에 집계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 상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낮은 투표율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 

- 전문가들은 정치 참여에 대한 신뢰 상실과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낮은 투표율의 원인이 된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카터 센터(Carter Center)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낮은 수준의 이번 총선 투표율이 튀니지의 현 정치 및 경제 상황에 대한 튀니지 국민들의 실망과 환멸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주베이르 달리(Zoubeir Daly) 튀니지 시민단체 운동가는 국민의 투표 불참이 정치적 무관심의 결과라기보다는 사이에드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저항이자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분석했다.

- 모니카 막스(Monica Marks)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캠퍼스의 중동 정치학 교수는 권력을 장악한 이후에도 경제 상황 개선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 못한 사이에드 대통령에 대한 심판 여론이 투표 불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역량이 부족한 후보들에 대한 실망 또한 낮은 투표율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뉴스 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인 팔소(Falso)에서 활동하는 지나 메즈리(Zyna Mejri)는 후보 대부분이 의회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국회의원과 장관의 역할을 혼동하여 지킬 수 없는 공약을 남발했다고 비판했다. 막스 교수 또한 후보 중 10%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월급을 받기 위해 출마한 실업자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 총선 이후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위주의 행보가 강화될 것에 대한 우려


◦ 새로운 선거법,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력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평가 

- 사이에드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경제난 해결 실패를 기성 정치권과 정당의 책임으로 돌리며 지난 2021년 7월 의회 권한을 중단시키고 내각을 해임했다. 이어 2022년 3월에는 의회를 해산하고 7월에는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까지 성사시키며 사이에드 대통령이 독재 행보를 걷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었다.

- 이번 총선은 지난 9월 사이에드 대통령에 의해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치러졌다. 새로운 선거법에 따라 총선은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하던 정당명부제에서 후보 개인에 투표하는 단순다수제로 바뀌었고, 국회의원 수 또한 217명에서 161명으로 줄어들었다. 선거에서 정당의 중요성이 감소함에 따라 무소속 후보도 크게 늘어났다. 막스 교수는 무소속 후보자 중 상당수가 사이에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새로운 선거법은 후보자가 정당의 자금 후원을 받을 수 없도록 했으며, 선거구 내 유권자 400명 이상의 서명이 있을 때에만 출마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새로운 선거법으로 인해 사실상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지역 유력자와 부유층만이 출마할 수 있게 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 또한 기존 선거법에서는 의회가 선관위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했지만, 새로운 선거법에서는 대통령에 선관위 위원장 임명권을 줌에 따라 선관위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 낮은 투표율로 인해 의회의 중요성과 입지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 

- 런던의 국제정세분석기업 인터네셔널 인터레스트(International Interest)의 국장 사미 함디(Sami Hamdi)는 낮은 선거율이 오히려 사이에드 대통령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저 투표율로 인해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새 의회가 대통령을 견제할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함디 국장의 분석이다. 사이드 벤아르비아(Said Benarbia) 국제법학자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f Jurists) 지역담당국장 또한 의회가 신헌법에 따라 이미 행정부를 견제할 권한을 잃어버렸고, 낮은 투표율은 의회의 마지막 정당성마저 훼손했다고 보았다.

- 함디 국장은 사이에드 대통령의 관심사는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아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의회가 존재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정당성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튀니지 정부는 IMF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4,415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나, 공공부문 임금 삭감에 대한 UGTT의 반발로 협상은 난항에 빠진 상황이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Runoffs due in most Tunisian districts in election marked by low turnout, 2022. 12. 20.

Al-Jazeera, Tunisia set for runoffs after low turnout parliamentary elections, 2022. 12. 19.

Deutsche Welle, Tunisia's election labeled a sham by observers, 2022. 12. 18.

Middle East Eye, Tunisia elections: Low turnout leaves questions over Saied's legitimacy, 2022. 12. 18.

The Guardian, Tunisian parliamentary election records just 8.8% turnout, 2022. 12. 18.

Al-Jazeera, Record low turnout, opposition boycott mar Tunisia elections, 2022. 12. 17.

Middle East Instituten, Saied’s new rules for Tunisia’s elections,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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