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 쿠바, 미 의회 대표단과 회동

◦ 미국 민주당 의원, 쿠바 대통령 접견 

- 미국 민주당 의원이 쿠바를 방문했다. 주쿠바 미국 대사관은 쿠바 현지 시각으로 2022년 12월 11일, 최소 3명 이상의 하원 의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쿠바를 찾아 미구엘 디아스 카넬(Miguel Díaz-Canel) 쿠바 대통령과의 회동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쿠바 정부 역시 미 의원과 쿠바 대통령이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혔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행정부 집권당 소속 의원 대표단과 쿠바 정부가 공식적으로 접촉한 것이다.

- 미 대사관과 쿠바 정부 모두 양측 정상급 대표 사이의 회동에서 어떠한 대화가 오갔는지 세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 대사관은 의회 대표단이 미구엘 디아스 카넬 쿠바 대통령은 물론 쿠바 의회 측 인사와 쿠바 외교부(Ministry of Foreign Affairs) 장관을 차례로 만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민주당 의회 대표의 방문 목적이 가벼운 것이 아니며, 쿠바와 심도 있는 외교적 주제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 쿠바 정부, ‘미국과 공감대 형성 중’

- 한편, 디아스 카넬 대통령은 미 의회 대표와 만남을 가진 후,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민주당 의원과의 만남에서 쿠바와 미국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디아스 카넬 대통령은 양측이 외교적인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이번 만남은 과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행정부 당시 일었던 쿠바-미국 화해 분위기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은 대쿠바 강경 기조를 외교 노선으로 내세우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었지만,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대표단을 쿠바에 파견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 미국에 제재 해제 요청 한 쿠바...UN도 쿠바 지지

◦ UN, 미국의 쿠바 제재 비판하는 성명서 결의

- 한편, 지난 2022년 11월에는 UN 총회에서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쿠바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재 정책에 대해 회원국의 의견을 묻는 표결이 있었다. 미국의 대쿠바 제재 비판 성명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을 두고 투표에 참가한 회원국 187개국 가운데 거의 대부분인 185개 국가가 비판 성명서 채택을 지지했다. 

- 성명서 채택에 반대한 2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로, 사실상 거의 모든 회원국이 미국의 쿠바 제재에 반대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미국으로부터 무기 지원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해당 표결에 기권표를 던졌다. UN 결의안은 단순히 특정 안건에 대해 회원국 다수의 입장을 표출하는 수단이기에 외교적으로 아무런 구속력이 없지만, 적어도 국제 사회의 의견을 보여주는 상징성을 띄고 있으므로,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을 자처하지 않는 이상, 결의안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 쿠바, 미국에 경제 제재 해제 공식 요청

- UN이 미국이 대쿠바 제재 비판 결의안을 채택하기 조금 앞서, 쿠바 정부는 브루노 로드리게스(Bruno Rodriguez) 쿠바 외교부(Ministry of Foreing Affairs) 장관의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에 경제 제재 해제를 요청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장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2021년 8월~2022년 2월 사이 6개월 동안에만 쿠바가 약 38억 달러(한화 약 4조 9,457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 쿠바 정부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무고한 쿠바 국민이 불필요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하면서, 이는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적절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이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다양한 제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그러한 제재 정책이 없으면 세계 여러 국가의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도 대쿠바 제재 완화 움직임 계속

◦ 비자 프로그램 재개, 쿠바 직항편 운행

- 공식 외교 채널과 비판 성명 등 여러 수단을 이용해 미국의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쿠바의 행보에 미국도 단계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최근 미 정부는 자국 국적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과 델타항공(Delta Airlines)의 쿠바 직항 여객편 재취항을 허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미국과 쿠바의 민간 교류가 끊긴 후 약 2년 6개월 만으로, 쿠바 정부는 미국-쿠바 직항편 재개로 쿠바를 찾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또한, 미국 정부는 2023년 1월 4일부터 주쿠바 미국 대사관에서 쿠바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국은 2022년 9월부터 상대국 국민에게 이민 비자를 비롯한 관광, 방문 비자 등을 발급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고, 상호 호혜의 원칙에 따라 비자 발급 업무를 재개하는데 뜻을 모았다. 미국의 비자 발급 결정으로, 앞으로 두 나라의 민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변화가 필요한 미국의 對중남미 정책

- 미국은 오랜 기간 반미 국가에 대한 강경 노선을 유지했다. 대쿠바 정책 역시 그러한 노선 중 하나로, 미국은 1960년대부터 60년 이상 쿠바를 미국의 교류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중국의 중남미 진출, 친미와 반미 진영의 블록화 등으로 미국이 더이상 배타적인 제재 정책으로는 외교적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비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 미국과 갈등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인 쿠바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미국과 화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실제로, 쿠바는 최근 이례적으로 유류 저장고 화재 피해 복구를 위해 미국의 도움을 먼저 요청하기도 했다. 변화 조짐이 보이는 중남미 외교 정세 속에, 쿠바와 미국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News, Democratic lawmakers visit Havana, meet with Cuban president, 2022.12.12.

The White House, Statement from President Biden on Political Prisoners in Cuba, 2022.12.09.

Cuba News, Cuban foreign minister affirms that undersea cable from U.S. would be beneficial for both countries, 2022.12.17.

AFAR, Delta to Resume Cuba Service in 2023, 2022.12.09.

Axios, UN votes to condemn U.S. embargo of Cuba, 2022.11.04.

Aljazeera, UN General Assembly rebukes US embargo on Cuba, 2022.11.03.

Reuters, Cuba and U.S. spar over U.N. resolution calling to end embargo, 2022.11.04.

Macau Business.com, Cuba calls on U.S. to lift trade embargo, 2022.10.20.

The Guardian, US will give $2m to Cuba in emergency relief funding for Hurricane Ian victims, 2022.10.19.

Delta Airlines, Journey to Old Havana again: Delta resumes service to Cuba in spring 2023, 2022.12.09.

Thrillist, Delta Air Lines Is Resuming Flights to Cuba for the First Time Since 2020, 2022.12.14.

CBS, U.S. in talks with Cuba to restart Visa program, 2022.09.20.

Travel Pulse, DOT Approves Flights to Cuba for American, JetBlue, 2022.09.20.

Voice of America, US Migration from Venezuela, Cuba, Nicaragua Soars in August, 2022.09.19.

JD Supra, U.S. Embassy in Havana to Resume Immigrant Visa Services, 2022.12.06.

[관련 정보]

1. 쿠바 대통령, 미 집권당 민주당 의원과 회동 (2022.12.13)

2. 쿠바, UN에서 미국의 쿠바 제재 비판 지지 받아 (2022.11.07)

3. 쿠바, 미국 기업 대상 비즈니스 컨퍼런스 개최...투자 원해 (2022.10.28)

4. 쿠바, 미국에 경제 제재 해제 요청 (2022.10.21)

5. 쿠바, 미국과 비자 프로그램 재개 협상 (202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