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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식량 · 에너지 주권 강화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아시아 각국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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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식량 · 에너지 안보 위기 겪는 남아시아


경제 위기 속 심각한 식량난 겪는 스리랑카 국민들… 주식의 필수 재료인 밀가루 바닥나며 파키스탄도 식량 위기

남아시아 국가들은 경제 위기를 겪는 가운데 심각한 식량 위기와도 마주하고 있다. 2022년 4월 이래로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 국민들은 치솟는 식량 가격으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me)에 따르면, 스리랑카 가구의 36%가 식량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스리랑카 가구의 76%가 식량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돈을 빌리거나 담보로 식량을 확보하고 있다. WFP는 스리랑카 가구의 50% 이상이 외상으로 식량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또한 밀가루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식량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2023년 1월 5일 기준 파키스탄 국민들의 주 식재료인 밀가루의 가격은 1kg 당 140~160 파키스탄 루피(한화 약 713~815원)에 거래되면서 파키스탄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2022년에 밀 2,700만 톤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으나,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농경지 재개발, 2022년 6월에 발생한 홍수 등으로 인해 밀가루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밀가루 부족 사태로 인해 파키스탄의 키베르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주, 신드(Sindh)주, 발루치스탄(Balochistan)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밀가루를 얻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이 몰려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파키스탄 에너지 위기, 겨울 앞두고 요리용 가스조차 부족한 상황, 방글라데시도 에너지 부족으로 정전 사태 갈수록 심각 

계속되는 식량 위기에 설상가상으로 에너지 위기도 남아시아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 남부 최대 도시인 카라치(Karachi)시의 가스 공급을 담당하는 국영가스회사인 수이남부가스공사(Sui Southern Gas Company)는 2022년 12월에 식사 시간을 위해 하루에 8시간만 가스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이남부가스공사를 이용하는 카라치 시 주민들은 요리용 가스를 구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파키스탄 석유부 장관을 역임한 아심 후사인(Asim Hussain)은 2024년에 파키스탄에서 천연가스가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일어나면서, 파키스탄 일부 상인들은 불법적으로 천연가스를 모은 비닐 봉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도 에너지 부족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계속해서 겪고 있다. 2022년 3월 방글라데시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준공식에서 전국에 100% 전력 공급을 달성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도 폭등하면서, 방글라데시는 전력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022년 6월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하였고, 가스를 연료나 원료로 사용하는 공장들이 2022년 7월부터 생산을 중단하였다. 또한 2022년 10월 전력 공급이 끊기는 일이 발생하고, 2022년 11월 전기 요금이 약 20% 인상되는 등 전기난으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에너지 사용 제한 또는 공급 루트 다양화 통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남아시아 각국

외환보유고 바닥난 파키스탄, 긴급 에너지 절약 계획 발표… 상점 영업 시간도 제한
파키스탄은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면서 긴급 에너지 절약 계획을 발표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 12월 15일 마리윰 아우랑제브(Marriyum Aurangzeb)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은 긴급 에너지 절약 계획을 발표하여 각 지역에 에너지 절약을 요청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카와자 아시프(Khawaja Asif)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상점 영업 시간을 오후 8시 30분까지로 제한하고, 결혼식장 운영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카와자 아시프 장관은 이번 긴급 에너지 절약 계획을 통해 매년 620억 파키스탄 루피(한화 약 3,156억 원)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파키스탄의 가용 외환보유고는 2022년 12월 기준 117억 달러(한화 약 14조 4,562억 원)로, 2022년 초와 비교하여 절반 수준이다. 파키스탄의 연간 수입액은 290억 달러(한화 약 35조 8,317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방글라데시, 원활한 전력 공급 위해 3월부터 인도의 아다니 발전소에서 전력 수급, 2024년에는 방글라데시 첫 원자력발전소 가동 예정
방글라데시는 2023년 3월부터 인도로부터 전기를 수입하면서 전력난을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나스룰 하미드(Nasrul Hamid) 방글라데시 전력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방글라데시가 인도 기업인 아다니 전력(Adani Power)이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을 것이라 밝혔다. 나스룰 하미드 장관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2023년 3월에 아다니 전력으로부터 750메가와트(MW), 2023년 6월부터 1,450MW를 수입할 예정이다. 아다니 전력은 인도 동부에 위치한 자르칸드(Jharkhand)주 고다(Godda) 지역에서 8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1,600MW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방글라데시는 2024년에 방글라데시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여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7년부터 방글라데시는 러시아의 원자력 기업인 로스아톰(Rosatom)과 함께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Dhaka)에서 140km 떨어진 루푸르(Rooppur) 지역에 2,400MW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2022년 방글라데시 전력부는 방글라데시의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방글라데시의 전력 생산량에서 태양광, 수력, 풍력 등 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40%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가 추진하는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방글라데시공과대학(BUET, Bangladesh University of Engineering and Technology)의 이자즈 호세인(Ijaz Hossain) 교수는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면 방글라데시의 전력 문제가 완화되고 저탄소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자즈 호세인 교수는 원자력 발전이 방글라데시의 에너지 안보를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할 수 없고 원자력 폐기물을 밀폐 보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자력을 안전하지 않은 에너지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자즈 호세인 교수 또한 방글라데시 정부가 원자력 폭발 사고 등 재난 상황에 대응하는 역량이 상당히 제한적임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다카대학교(University of Dhaka)의 샤피쿨 이슬람(Shafiqul Islam) 교수는 원자로가 방글라데시의 홍수 등의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을 고려하여 설계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평가하였다.

인도 정부의 지원으로 부탄, 720MW 규모의 수력 발전소 공식 운영, 부탄으로부터 전력 공급 확대하는 인도
한편, 인도는 부탄에 수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고 부탄으로부터 전력을 수입하고 있다. 부탄은 수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의 70%를 인도로 수출한다. 2019년 8월 인도 정부와 부탄 정부의 합작사업으로 시작된 망데추 수력발전소 건설사업(Mangdechhu Hydroelectric Project)이 2022년 12월 27일 인계되었다. 망데추 수력발전소는 720MW 규모의 수력발전소로, 2021년 망데추 수력발전소 시운전으로 부탄은 인도에 전력 수출을 통해 121억 3,000만 인도 루피(한화 약 1,836억 원)을 벌어들였다. 수다카르 다릴라(Sudhakar Dalela) 부탄 주재 인도 대사는 망데추 수력발전소 건설 이외에도 인도와 부탄 양국 간의 재생 에너지 협력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도 강조하였다.

부탄 또한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전력 수출로 비교적 나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자와할랄네루대학교(Jawaharlal Nehru University)의 상기타 타플리얄(Sangeeta Thapliyal) 남아시아학 교수는 부탄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석유 가격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한 부탄 눌탐(Ngultrum) 환율 하락, 인도의 밀 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부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부탄의 외환보유고는 14개월치 수입을 지불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식량 위기 극복 위해 대책 속속 내놓는
스리랑카와 인도

스리랑카 대통령, 식량 안보 프로그램 도입하며 초당적 협력 당부… 빈곤 퇴치 위해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약 7,500만 달러도 지원 받을 예정
식량 위기가 계속되면서 남아시아 국가들은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스리랑카 대통령은 2023년에 식량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식량 안보 프로그램을 제시하면고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하였다. 라닐 위크라마싱하 대통령은 스리랑카 정부가 식량안보와 영양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농촌 경제 부흥 센터에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고, 농민들에게 비료를 공급하며 식량 저장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스리랑카는 WFP의 지원을 받아 빈곤층의 식량 불안정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스리랑카 대통령실에 따르면 2027년까지 WFP는 7,487만 달러(한화 약 925억 750만 원)를 지원하여 스리랑카의 식량 안보 상황을 개선할 예정이다. WFP는 340만 명의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식량, 현금, 바우처 등을 제공하고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임신부와 유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식량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WFP는 스리랑카 정부가 식량 안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과 정책적 조언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도, 식품 물가 상승 억제 위해 식품 제조업체들에 밀 200~300만 톤 공급 및 저소득층들에게 1년 간 곡물 무료 공급 예정, 세계 최대 규모의 곡물 저장고 건설 계획도 발표
인도 정부 또한 식량 물가를 안정시키고 식량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로이터(Reuters)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식품 제조업체에 200만 톤에서 300만 톤의 밀을 제공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2022년 12월 22일에 인도 상공부는 인도 정부가 2023년 말까지 8억 1,300만 명의 빈곤층에 총 2조 인도 루피(한화 약 30조 2,690억 원)를 투입하여 무료로 곡물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국정가격으로 쌀과 밀을 사들이고 곡물을 비축해왔으며, 2022년 인도 정부는 밀 수매를 통해 1,880만 톤을 확보하였다. 인도 정부는 밀 가격 상승으로 인해 2022년 5월 밀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또한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세계 최대의 곡물 저장고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하였다. 인도 식품공사(Food Corporation of India)에 따르면, 인도의 곡물 비축량은 2022년 기준 7,500만 톤에서 최고 8,500만 톤 수준으로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농업 경제학자이자 전(前) 인도 농산물 가격 위원회(CACP, Commission for Agricultural Costs & Prices) 의장인 아쇼크 굴라티(Ashok Gulati)는 인도 정부가 곡물 비축량과 저장고 용량에서 뒤쳐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곡물 저장고 건설 계획이 곡물 저장 시설을 증설하고 현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인도 정부는 식량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을 다소 감액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2023/24 회계연도 예산안에 책정된 식량 및 비료 보조금 예산은 3조 7,000억 인도 루피(한화 약 55조 9,977억 원)로 이는 전년보다 26% 감소한 수치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2023/24 회계연도 식량 보조금과 비료 보조금은 각각 2조 3,000억 인도 루피(한화 약 34조 8,094억 원), 1조 4,000억 인도 루피(한화 약 21조 1,956억 원)로 전년의 2조 7,000억 인도 루피(한화 약 40조 8,771억 원)와 2조 3,000억 인도 루피(한화 약 34조 8,094억 원)보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시아 각국의 식량 · 에너지 위기 타개책
다시 저소득층에 영향 미칠 가능성 존재

식량 주권 강화 위해 농업분야 디지털 전환 촉진하는 인도 정부, 전통적 농업 종사자들 배제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
인도 정부는 식량 주권과 식량 안보를 중요한 국정 과제이자 국제적 과제로 설정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농업을 위한 국제 협력, 농업 부문의 디지털화, 농업 부문의 기후변화 적응 등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고 있다. 2023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은 인도는 식량 안보를 중요한 국제 사안으로 제시하고,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부탄,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동티모르 등에 인도적 목적의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도 정부는 자연적인 전통 농업을 장려하고 있다.

한편, 남아시아 국가들이 모색하는 식량 및 에너지 위기 타개책이 오히려 농민과 소상공인 등의 저소득층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도 정부는 농업을 디지털화하고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의 기업들이 농업 부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공산당(Communist Party of India)의 라불라 벤카이야(Ravula Venkaiah) 의원은 이러한 농업 부문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70~80%가 문맹인 농민들이 농업 부문에서 강제 퇴출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또한 라불라 벤카이야 의원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의 디지털 전환이 현장의 농민들에 대한 고려와 이들과의 대화 없이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상점 영업 시간 제한하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계획에 반발하는 파키스탄 소상공인
파키스탄이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 계획도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파키스탄 전국 소상공인연합회(All Pakistan Anjuman-e-Tajiran)의 신드 주 지부 대변인인 무함마드 이스마일 랄푸리아(Muhammad Ismail Lalpuria)는 카라치 시에서 에너지 절약을 구실로 오후 8시까지 상점 영업을 제한하는 방안이 공정한 조치가 아니라고 비판하였다. 무함마드 이스마일 랄푸리아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의 에너지 절약 계획이 이해관계 당사자인 소상공인들과의 상의 없이 발표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소상공인들이 파키스탄 정부의 조치에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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