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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베트남의 EU 투자 유치 현황 및 EVFTA 시행 이후 전망

베트남 Dr. Nguyen Thi Thanh Mai Swinburne Vietnam, FPT University - 2023/02/09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폐쇄적 공산주의 체제에서 벗어난다는 취지의 경제 쇄신책, 통칭 도이머이(Đổi mới)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베트남은 지금껏 다양한 주체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현재 베트남이 체결 및 비준을 완료한 FTA는 15건인데, 그중에서도 유럽연합(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은 베트남의 투자 유치 잠재력을 크게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협정이다. EVFTA는 베트남이 체결한 최대 규모의 FTA임과 동시에, EU가 개도국과 체결한 무역협정 중에서도 EU 측이 최고 수준과 범위의 혜택을 약정한 사례에 속한다.

EVFTA의 시행은 베트남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 기회를 여럿 만들어낼 수 있지만, 세계 및 EU 경제의 불황과 불확실성 증대라는 맥락 아래 다양한 도전요소를 함께 몰고 오기도 한다. 따라서 본고는 먼저 베트남의 FDI 유치 현황을 살펴본 후 EVFTA에 동반되는 긍정적·부정적 요소를 각각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정부가 자국 발전의 재료인 양질의 EU발 FDI 유치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베트남의 EU발 FDI 유치 현황
베트남으로 향하는 EU발 FDI는 1990년의 공식 수교 이래 증가 추세를 보였지만, 투자 규모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가 세계 및 EU 경제의 부침에 따라 크게 변화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그림 1> 참조). 오늘날 EU는 세계 FDI의 핵심 발원지이지만, 베트남이 2010~2021년유치한 FDI 총액에서 EU 자본의 비중은 3~5%라는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고, 2022년 말에도 여기서 살짝 오른 6.36%, 절대 액수로는 279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에 그쳤다(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 2022). 또한 EU에서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투자 사업의 규모도 대체로 100만~700만 달러(한화 약 12억~86억 원)라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

<그림 1> 베트남의 연도별 EU발 FDI 신규 유치액 및 전체 FDI 내 비중
*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 2011~2022)



2022년 말을 기준으로 베트남에 등록된 EU 소속 27개국의 투자 자본 규모 총합은 전체에서 6위로, 베트남의 주요 투자 파트너인 한국·싱가포르·일본·대만·홍콩 각각에 비해 뒤떨어진다(<그림 2> 참조). 마찬가지로 EU의 FDI 반출액에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투자의 비중도 2013~2018년에는 약 2~4%(EU-ASEAN Business Council, 2019),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강타한 2019~2021년에는 약 0.23~0.35%(Eurostat, 2022)로 크게 감소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림 2> 2022년 말까지 베트남에 등록된 투자 자본의 출처별 비중
*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2022) 자료 가공


국가별 비중으로는, EU 회원국 중에서도 네덜란드·프랑스· 룩셈부르크·독일·덴마크·벨기에 6개국이 EU의 대(對)베트남 FDI 중 91%를 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이 중에서 베트남의 10대 투자국 명단에 들어가는 나라는 네덜란드뿐이다. 2022년 말 기준으로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네덜란드발 사업은 총 410건이고, 투자 규모는 현지 EU 자본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137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이다. 전술한 6개국 중 나머지 국가의 통계를 차례로 살펴보면 프랑스는 660개 사업에 37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조 6,000억 원), 룩셈부르크는 61개 사업에 2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3조 2,000억 원), 독일은 441개 사업에 2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조 9,000억 원), 덴마크는 155개 사업에 17억 9,00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 벨기에는 82개 사업에 11억 달러(한화 약 1조 3,500억 원)를 각각 투자했다. 이들을 제외한 여타 EU 회원국이 베트남에 투자한 액수는 도합 5억 달러 미만(한화 약 6,000억 원)으로, 그 비중이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그림 3> <그림 4>참조). 

한편 EU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다른 아세안(ASEAN) 지역에 대한 투자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타 아세안 국가에서 EU 기업은 금융·보험업 부문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그 뒤를 제조업, 도·소매업 및 차량정비업, 전문·과학·기술업, 정보통신업이 잇는다(<표 1> 참조)(ASEAN Stats, 2022). 반면 베트남에서 EU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부문은 제조업, 전력발전 및 분배업, 부동산업이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EU는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에서 608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기에 84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4,000억 원)를 투자했고(EU발 FDI 중 비중: 37.92%), 전력발전 및 분배업에서 28개 사업에 48억 달러(한화 약 5조 9,000억 원, 비중: 21.6%), 부동산업에서 18억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 비중: 8.2%)의 투자 규모를 보였다.

<그림 3> 2011~2022년 베트남에 등록된 EU 주요국 투자액(단위: 100만 달러)
*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 2011~2022)


<그림 4> 2022년 EU 회원국별 베트남 내 투자액 비중
* 자료: 베트남 기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 2011~2022)


<표 1> 2015~2021년 아세안의 EU발 FDI 연도별 유출·입액(단위:100만 달러) 
* 자료: 아세안 통계청(ASEANstats, 2022)


EU 국가 중에서도 독일을 사례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주요 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한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현재 베트남에서 사업을 전개 중인 독일 기업 중 20.8%에 해당하는 82개사가 제조업 부문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Koslowski, 2022)(<그림 5> 참조). 다만 자동차와 기계류 생산 강국인 독일의 이미지와는 달리 독일 기업은 베트남의 제조업 중에서도 의류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휴고 보스(Hugo Boss)나 트리게마(Trigema)가 이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한 기업의 사례이다. 한편 독일의 화학 기업 18개사도 주로 내수 충족을 목적으로 베트남에 투자했으며, 이 분야 최대 투자 기업인 메세르(Messer)는 베트남에 2억 2,800만 달러(한화 약 2,800억 원)의 자본을 보유 중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베트남에는 아직 독일 기업과 직접 협력사업을 전개할 만한 수준의 현지 기업이 부재한 상황이지만, 이에도 불구하고 셰플러(Scheffler), 보쉬(Bosch), 메르세데스-벤츠(Mercedez-Benz)가 베트남 투자를 개시했다(Koslowski, 2022). 이 중 보쉬는 베트남의 자동차 부문에 가장 많은 금액인 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4,300억 원)를 투자한 기업으로, 동나이(Dong Nai)에 대규모 차량용 벨트 제조시설을, 호찌민(Ho Chi Min)에 연구·개발센터를 각각 보유 중이다.

<그림 5>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에 투자한 주요 독일 기업 일람
* 자료: Koslowski, 2022

EU 기업은 이외에도 베트남의 서비스 부문에 점차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투자가 늘어난 세부 업계로는 물류, 배송, 원격통신, 금융, 사무실 임대, 소매, 지원 산업, 식품가공, 첨단 농업을 들 수 있다. 또한 해외 풍력발전 부문에서 투자를 개시한 EU 기업도 다수 존재하는데, 덴마크의 CIP 그룹과 오르스테드(Orsted) 그룹,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에퀴노르(Equinor), 독일의 PNE와 EAB, 네덜란드의 폰데라(Pondera)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한편 태양 에너지 부문에 투자한 기업에는 프랑스의 EDF와 토탈(Total)이 있다.

EVFTA 시행이 베트남의 EU발 FDI 유치에 주는 기회와 도전요소
EVFTA는 적용 범위가 넓고 각국이 상대방에 부여하는 혜택도 상당한 무역협정으로, 지역 간 경제적 발전 격차를 고려해 양측의 이해를 적절하게 조율한 결과물이다. EVFTA는 베트남과 EU의 무역·투자 관계 개선 의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며, EU의 아시아 시장 진출도 더욱 수월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지역 간 무역과 투자의 증대는 원활한 무역 관계가 FDI를 촉진하고, 반대로 풍부한 FDI 유입은 무역 잠재력을 더욱 높이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EVFTA의 체결과 시행이 EU발 FDI 유치 증대 차원에서 베트남에 가져오는 기회는 다음과 같다. 첫째, EU와 FTA 체결을 선제적으로 마무리한 베트남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경제적 구조가 유사한 주변국에 비해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되었다. 다만, 아세안과 EU가 지역 간 FTA 체결 협상에 돌입하면서 이점도 오래 유지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EVFTA에 담긴 관세 철폐 약정은 EU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를 촉진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들이 베트남을 발판으로 거대하고 역동적인 아세안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EVFTA는 WTO보다 훨씬 수준 높고 광범위한 시장 개방 공약을 담고 있으며, 이 공약의 일부인 서비스 부문에서의 무역 및 투자 증진 약정이 EU 자본의 베트남 진출 기회를 추가로 만들어낸다. 특히 EU 국가들이 금융 및 원격통신 부문에서 지닌 고도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베트남이 해당 분야를 개방함으로써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넷째, EVFTA의 시행은 베트남에 제도 및 법령 개혁의 당위성과 추동력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베트남이 사업 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반면 EVFTA 시행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베트남의 EU발 FDI 유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도전요소에는 다음이 있다. 첫째, EVFTA는 투자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며, 세계 경제가 신국면에 접어들며 발생하는 리스크가 EU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 악화를 불러와 EVFTA의 기대 효과를 상쇄하게 될 수도 있다. 현재 EU 경제는 성장률 둔화 문제를 겪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의 장기적 악영향, 2009년 이래 전개된 유럽의 공공 부채 위기, 실업률 상승, 역내 국가들 간 의견차, 이주민 폭증, 브렉시트,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있다.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식량 및 에너지 불안, 실업, 포퓰리즘, 보호주의 경향 확산, 기후변화, 자연재해와 같은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들도 투자 불확실성을 늘리고 EU발 FDI 유치를 저해하는 효과를 낸다. 둘째, EVFTA와 같은 차세대 FTA는 참여국의 제도와 정책, 법령이 다양한 요건을 만족할 것을 요구하는데, 그 사례로는 제도적 일관성과 합일성, 공평성, 투명성, 비차별성, 정부 조치의 적합성, 해외 투자자와의 분쟁 방지 및 효과적 분쟁 해소 절차 수립이 있다. 이 밖에도 EVFTA는 정책의 공공성과 책임성, 지식재산권 보장, 근로자 권리 및 인권 보호, 반부패 분야 투자 증대 등을 추가적으로 요구하지만, 베트남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요건을 완전히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셋째, 베트남의 기업 환경은 제도와 인프라, 인적 자원의 질이 낮고 FDI 촉진 정책도 비교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여전히 많은 개선점을 안고 있으며, 이 모두는 베트남의 FDI 유치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기능한다.

따라서 EVFTA가 만들어내는 기회를 십분 활용해 베트남으로 향하는 EU발 FDI의 규모를 늘리면서도 각종 도전요소를 극복하는 데에는 여러 방면으로의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베트남 정부는 자국 제도의 질을 높이는 개혁을 시행해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지닌 규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앞서 언급한 여러 문제를 해소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다양한 투자 촉진책을 시행에 옮기고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넷째, 인적 자원과 인프라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

결론
베트남은 세계화 기조 및 이에 따른 세계 각국 경제 통합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FDI는 베트남의 경제성장 및 발전을 가능케 하는 투자 자본 유치의 중요 수단으로 기능했고, 이 사실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투자 파트너 중에서도 베트남이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대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핵심 연맹체이자 아시아 지역에서도 특유의 영향력을 보유한 EU가 있다. 지난 35년간의 투자 협력을 거치면서 베트남으로 향하는 EU발 FDI는 양과 질 모든 측면에서 상당히 성장했고, 이 점은 베트남의 놀라운 사회·경제적 발전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과 EU의 관계가 더욱 개선되고 있는 만큼, 양 주체 간 자본 교류도 이전보다 향상된 잠재력과 기대치를 최대로 충족하는 방향으로 더욱 진일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베트남은 앞으로 양질의 FDI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제도의 질 향상과 투자 환경 개선에 노력해야 하고, 이들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절한 정책 강구에 나서야 한다. 또한,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베트남의 인적 자원과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한 조치도 계속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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