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페루, 반정부 시위 계속 심화…조기 선거 논의도

페루 EMERiCs - - 2023/02/10

☐ 페루 비상사태 선포 지역 확대

◦ 60일간 이동 제한 및 야외 집회 금지
- 페루 정부가 사회 혼란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실행했다. 페루 현지 시각으로 2023년 2월 5일, 정부는 마드레 드 디오스(Madre de Dios), 쿠스코(Cusco), 푸노(Puno), 아푸리마크(Apurimac), 아레키파(Arequipa), 모케구아(Moquegua), 타크나(Tacna) 등 총 7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비상사태는 선포일로부터 60일 동안 유지되며, 이후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에 따라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 페루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는 페루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점점 더 통상적인 조치로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하루 전, 반정부 시위로 인해 약 5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거나 부상을 입는 사건이 일어났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야간 통행이 제한되며, 대규모 야외 집회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 수도 리마는 이미 비상사태, 정부와 시민의 극한 대립 계속
-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정부가 질서 유지를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약 1개월 전인 지난 2023년 1월 14일, 역시 극렬 시위에 따른 지역 치안 악화에 대처한다며 수도 리마(Lima)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가 위치한 리마는 반정부 시위가 페루 전역으로 확산되기 전 시위대가 가장 먼저 모이던 지역구였다. 
-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페루 시민들은 기본적으로 △ 볼루아르테 대통령 퇴진 △ 국회 해산 △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새로 선출하기 위한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자진 퇴임을 거부하는 가운데, 국회도 조기 해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 정치권과 시민의 대치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 조기 총선 제안한 볼루아르테 대통령...국회는 거부 

◦ 대통령실, 2023년 총선 시행 법안 제출
-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 결국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자진 퇴임 대신 조기 총선을 시행하여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는 길을 구상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새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을 2023년에 시행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 그러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제안을 국회가 여러 차례 거부하면서 정국은 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하고 있다. 국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우파 성향 의원은 2026년까지 보장된 임기를 마치고자 조기 총선 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카스티요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까운 좌파 성향 의원은 조기 총선 법안에 개헌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가 포함되어야 한다며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원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 대통령 탄핵 쉬운 현 제도...변화 가능할까
- 2개월 이상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의 시작은 지난 2022년 12월 7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이었다. 취임 이후 줄곧 야권의 정치 공세에 시달리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국회 해산을 언급했고,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당일 국회는 긴급 총회의를 열고 대통령 탄핵안을 상정하여 통과시켰다. 이처럼 신속한 탄핵이 가능한 이유는 페루가 재적 의원 130명 중 3분의 2 이상인 87명이 탄핵에 찬성하면 즉시 대통령이 물러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간단히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법체계 때문에 페루는 2016년 이후 무려 6명의 대통령이 정치적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다. 입법부가 너무도 간단히 대통령을 퇴진시킬 수 있는 현행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오랜 기간 페루 정계를 장악한 우파 성향 의원은 그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번 조기 총선 법안에 좌파 성향 의원이 개헌안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도 작금의 혼란이 페루의 탄핵 제도에서 비롯된 바가 크기 때문이다.

☐ 반정부 시위, 페루 경제까지 위협

◦ 국가 신용등급 하향 위기
-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던 2023년 1월 말, 글로벌 신용 평가사 무디스(Moody’s)가 페루 국가 신용등급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무디스는 해당 보고서에서 페루의 신용등급을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반정부 시위와 그에 따른 사회 혼란이 야기할 여파에 우려를 표하면서, 만약 반정부 시위가 조속히 그치지 않을 경우 페루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실제로, 반정부 시위대가 페루 곳곳의 도로를 점거하자 물류에 차질이 일어났고, 이는 페루 국내 식료품 및 여러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되었다. 이에 더해, 불안한 치안 상황으로 인해 페루를 찾는 관광객 수도 리오프닝에 불구하고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관광 산업 둔화로 고통받는 페루로서는 문제 요인이 다시금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구리 광산도 작업 중단...핵심 산업도 흔들리는 페루
- 한편, 페루의 어지러운 사회·정치 환경은 급기야 페루의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 광업에도 여파를 미치기 시작했다. 2023년 2월 초, 페루 최대 구리 광산의 하나로 손꼽히는 라스밤바스(Las Bambas) 구리 광산이 조업을 임시 중단했다. 인근 지역에서 이어진 시위가 원인이었다.
- 세계 2위의 구리 생산국인 페루는 외화 확보와 수출, 그리고 GDP 성장에 있어 구리 수출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구리 생산량 감소는 페루 경제 성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국회의 탄핵으로 촉발된 페루의 혼돈이 이제는 경제까지 큰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 페루가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eleSURtv, Government Decrees State of Emergency in Seven Regions of Peru, 2023.02.05.
Voice of America, Crisis-Hit Peru Expands State of Emergency, 2023.02.05.
BBC, Crisis in Peru: government declares state of emergency in Lima for 30 days, 2023.01.15.
Voice of America, Turmoil Threatens Financial Stability Peru Long Took for Granted, 2023.02.05.
Vox, Peru’s violent unrest shows no signs of stopping, 2023.01.15.
Voice of America, Peru Declares State of Emergency in Lima Over Protests, 2023.01.15.
Reuters, Peru president unveils new bill for 2023 election amid Congress infighting, 2023.02.03.
Nasdaq News, Peru president unveils new bill for 2023 election amid Congress infighting, 2023.02.03.
Reuters, Peru inflation eases in January, but annual rate ticks up amid unrest, 2023.02.02.
Nasdaq News, Peru consumer prices rise 0.23% in January, below forecasts, 2023.02.01.
Nasdaq News, Moody's affirms Peru rating but unrest triggers negative outlook, 2023.01.31.
CNBC, There isn’t enough copper in the world — and the shortage could last till 2030, 2023.02.06.
Quartz, Peru's political crisis cuts off access to 2% of the world's much-needed copper supply, 2023.02.02.
Financial Times, Peru unrest threatens copper supply, 2023.02.07.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