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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정치적 기회라는 분석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3/02/17

☐ 시리아 북부, 지진으로 막대한 피해 발생

◦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시리아 북부 지역도 막대한 피해 
- 2월 6일 튀르키예 남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시리아 북부 지역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2월 14일 기준 시리아에서도 4,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진으로 5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을 것이라는 추산도 제기된다.
-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시리아 북부에서는 지진 이전에도 약 4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지진으로 인한 피해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 의료기관 37곳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고 이 중 20곳은 지진 피해로 운영을 중단한 상황에서부상자도 7,000명이 넘게 발생하며 의료기관은 이미 포화상태다. 부상자를 치료할 인력과 장비, 약품 모두가 부족하다고 중동 전문 언론 미들이스트아이(Middle East Eye)는 전했다.

◦ 튀르키예와 연결되는 도로 파괴로 구호물자와 구조인력 접근에 차질
- 시리아 북부의 반정부 세력 통제 지역과 튀르키예를 연결하는 도로가 지진으로 파괴되면서 국제연합(UN)의 지진 피해 지역으로 물자와 인력의 접근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시리아와 튀르키예 국경을 연결하는 검문소 중 UN 안보리가 외부 물자 반입을 허가한 유일한 검문소인 바브 알하와(Bab al-Hawa) 검문소는 2월 9일 다시 개방되었으나, 국경검문소 경비와 세관 직원들도 지진으로 피해를 입음에 따라 물자와 인력 이동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인력과 장비, 물자 부족으로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구조 작업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며, ‘하얀 헬멧’으로 알려진 시리아 민간방위대(Syria Civil Defence)만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Martin Griffiths) UN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2월 12일 시리아 북부 지역에 대한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원조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비판 제기

◦ 시리아 정부,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대한 원조 뒤늦게 허용 
- 시리아 북부 지역으로의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바샤르 알아사드(Bashar al-Assad) 시리아 대통령이 반정부 세력이 통제하는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방해해 왔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진 발생 직후 아사드 정부는 시리아 내로 향하는 모든 원조는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고 정부 통제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로 인해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지역으로 바로 구호물자를 제공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지진 직후 2월 7일 바삼 삽바그(Bassam Sabbagh) UN 주재 시리아 대사는 시리아 내의 모든 구호활동이 시리아 정부의 통제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중국 역시 시리아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물자 전달은 시리아 정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반대해 왔다. 
- 시리아 정부는 2월 10일에야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피해 지역으로의 구호물자 제공을 승인했으며, 2월 13일에는 튀르키예 국경 지역을 개방했다.
- 한편 시리아 북서부 지역 대부분을 장악한 반정부 무장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aiat Tahrir al-Sham) 또한 정부군 지배 지역에서 오는 구호물자 반입을 차단하는 등 시리아 정부와 반정부 세력 사이의 갈등은 피해지역의 구호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 시리아 정부, 국제사회의 제재가 구호를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비난   
- 시리아 정부는 서방 국가의 대(對)시리아 제재로 구호물자 반입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 중심 도시 알레포(Aleppo)를 방문하여 서구가 인도적 위기보다 정치를 우선시한다고 주장했다. 
- 시리아 고위 관료들도 비판을 이어갔다. 파이살 미크다드(Faisal Mikdad) 시리아 외무부 장관은 서방 국가가 구호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부사이나 샤반(Bouthaina Shaaban) 대통령 자문관은 2월 8일 미국과 유럽의 제재가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시리아 정부의 동맹국인 러시아 또한 책임을 서방에 돌렸다. 마리아 자카로바(Maria Zakharova)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정치적인 접근이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가 시리아 정부와 협조해서 구호물자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진,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 우세

◦ 아사드 정권, 지진으로 외교적 고립 타파할 기회 얻었다는 분석  
-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중동북아프리카팀 담당인 리나 하팁(Lina Khatib)은 이번 지진을 계기로 아사드 정권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타파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사드 정부가 공개적으로 제재 해제를 요구하지 않은 데 대해 하팁 팀장은 시리아 정부가 서구에 대한 비판을 통해 국민을 결속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사드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영국의 글로벌 리스크 전문 분석기업 인터네셔널 인터레스트(International Interest) 이사인 사미 함디(Sami Hamdi)는 정부의 공식적인 허가와 협조를 받아야만 구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태도는 아사드 정부가 시리아의 유일하게 적법한 정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미국 싱크탱크 센츄리 재단(Century Foundation)의 시리아 전문 연구원 아론 런드(Aron Lund) 역시 구호물자와 인력 접근 통제는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의 진정한 통치자는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오클라호마 대학교 중동연구소장 조슈아 랜디스(Joshua Landis)도 아사드 정권이 시리아에 쏟아지는 동정 여론과 연대를 정권 정당화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 지진이 아랍 국가와 시리아의 관계 정상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
- 시리아의 동맹국인 이란,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 국가들도 시리아에 구호 물자를 보냈다는 점에서 지진이 시리아와 아랍 국가 간 관계 정상화의 초석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델 파타흐 엘시시(Abdel Fattah al-Sisi) 이집트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이후 처음으로 아사드 대통령과 통화했고, 레바논은 내전 발발 이후 처음으로 고위급 대표단을 시리아에 파견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는 시리아에 기부금 500만 달러(한화 약 63억 3,750만 원)를 보냈다. 
- 나딤 후리(Nadim Houry) 아랍개혁 이니셔티브(Arab Reform Initiative) 연구원은 지진이 아랍 국가에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방식으로 시리아와 관계를 정상화할 명분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Turkey-Syria earthquake live news: Death toll tops 36,000, 2023. 02. 14.
AP. UN says Syria agrees to open 2 new crossings for quake ai, 2023. 02. 14.
Reliefweb, Northwest Syria Earthquake February 2023, Daily Highlights – 13/02/2023, 2023. 02. 13.
Reuters, Explainer: How Syria's war has hindered earthquake relief, 2023. 02. 13.
The Guardian, Syria’s Assad agrees to open two more entry points for aid to earthquake victims, 2023. 02. 13.
Al-Jazeera, Rescuers denounce aid ‘failure’ in Syria’s devastated northwest, 2023. 02. 12.
Middle East Eye, Syria earthquake: Hospitals overwhelmed with few doctors left on the front line, 2023. 02. 12.
Al-Jazeera, Five million may be homeless in Syria after quake: UN, 2023. 02. 11.
AP, Quake brings chance for Syria’s Assad to ease isolation, 2023. 02. 11.
NPR, Northern Syria, already ravaged by war, is desperate for aid after the earthquake, 2023. 02. 11.
Al-Arabiya, Earthquake aid becomes political pawn as powers clash over Syria access, 2023. 02. 10.
Al-Jazeera, Syria approves aid delivery to rebel-held areas affected by quake, 2023. 02. 10.
France 24, Could the Syrian earthquake help rehabilitate Assad?, 2023. 02. 10.
Reuters, Analysis: Earthquake in Syria offers leverage to isolated Assad, 2023. 02. 09.
Middle East Eye, Turkey earthquake: Aid not reaching northwest Syria as border guards affected, 2023.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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