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중남미, 중국 정찰 풍선 두고 엇갈리는 각국 입장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3/02/17

☐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서 중국 정찰 풍선 목격

◦ 미국, 대서양 상공에서 정찰 풍선 격추
-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를 악화시킬 계기가 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났다. 미 정부는 최근 중국 국적의 정찰 풍선으로 추정되는 비행 물체가 미국 본토 상공에서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은 해당 비행 물체의 비행 경로를 닷새 동안 추적했으며, 풍선이 미 본토를 벗어나 해상에 다다르자 최신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격추했다. 미 공군은 본토 상공에서 비행 물체를 요격할 경우 잔해로 인한 2차 피해 가능성이 있기에 해상에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비행 물체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안전한 곳에서 격추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풍선은 지난 2023년 1월 28일경부터 미국 영토인 알래스카와 캐나다 인근에서 포착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 1월 31일 아이다호(Idaho) 주 상공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식적으로 미국 본토 침입이 확인되었다. 특히 2023월 2월 1~2일 사이에는 몬태나(Montana) 주의 미군 핵미사일 격납고 주위를 맴도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미군은 이를 군사 정보 수집용 풍선으로 간주하고 격추를 결정했다.

◦ 남미에도 모습을 드러내
- 미군이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한 것과 비슷한 시기, 이번에는 콜롬비아 공군이 대서양 인근 해안의 콜롬비아 영공에서 관측용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와 코스타리카 등 남미 대륙 곳곳에서 유사한 목격 신고가 잇따랐다.
- 한편, 미군이 풍선을 격추하자 중국 정부는 미군에 의해 요격당한 풍선이 자국이 제작한 비행 물체임을 인정하는 공식 성명을 내놓았다. 또한, 콜롬비아 공군과 베네수엘라, 코스타리카 등지에서 목격된 비행 물체 역시 중국 소유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는 해당 풍선은 민간 관측용일 뿐 미국의 주장대로 군사용 정찰 풍선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 콜롬비아, 미국과는 달리 조심스러운 반응 

◦ 요격 대신 관망 선택
- 미확인 비행 물체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에 대해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과 매우 다른 대처를 보였다. 콜롬비아 공군은 발견한 비행 물체가 북미 대륙에서도 목격된 관측용 풍선과 유사하지만, 적어도 발견 시점에서 해당 물체가 콜롬비아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 미 공군이 중국 정찰 풍선을 미 영토를 침범해 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위협으로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요격한 것과 달리, 콜롬비아 공군은 발견한 비행 물체가 콜롬비아 상공을 지나가도록 허용했다. 미국 정부는 콜롬비아 공군이 포착한 풍선이 미 공군이 격추한 정찰용 풍선과 같은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콜롬비아 측에 전달했지만, 결과적으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이전 정부와 다른 반응
- 외교 이슈에 대해 콜롬비아 정부가 미국과 거리를 두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전 정부에서라면 나오기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반정부 게릴라 출신이자 좌파 성향의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현 콜롬비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우파 성향 대통령이 집권한 국가였다. 외교적으로도 콜롬비아는 중남미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친미 성향을 보여 왔으며, 각종 외교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 중국의 정찰 풍선과 관련하여 콜롬비아 공군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은 이와 같은 페트로 대통령의 성향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페트로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을 우선 시 하는 외교 기조에서 벗어나 다원주의를 추구하고 반미(反美) 성향의 국가들과도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의 정찰 풍선 격추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중국을 지지

◦ 미국 강력 비판한 베네수엘라
- 미국의 정찰 풍선 격추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한 콜롬비아와 달리,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대처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 성명을 통해 ‘미국이 중국의 민간 관측선을 군용 전투기로 격추한 것은 지상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협적인 행위였으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러한 미국의 폭력적인 대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 이에 더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모든 국제적 분쟁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수년 동안 계속된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제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상당 기간 미국과 국제적으로 대립한 베네수엘라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도 러시아를 지지하는 등 반미 진영 국가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쿠바, 중국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밝혀
- 한편, 미국과 오랜 기간 마찰을 빚은 쿠바 역시 정찰 풍선 이슈와 관련하여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쿠바는 중남미 여러 곳에서 목격된 풍선이 중국 정부의 발표대로 기상 관측용이라고 하면서, 북미와 중남미에 출현한 풍선은 예기치 못하게 표류했을 뿐, 고의적으로 영공을 침범할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 최근 다시 대화를 시작하려는 듯했던 미중 양국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 분위기로 전환된 가운데, 정찰 풍선과 관련한 중남미 각국의 입장도 지금까지의 외교 행보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이번 정찰 풍선 사건이 중남미 각국의 외교 정책 기조를 더욱 뚜렷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BC, Chinese balloon sensors recovered from ocean, says US, 2023.02.14.
The Guardian, Three objects shot down after Chinese spy balloon may be benign, White House says, 2023.02.15.
Tasnim News Agency, Venezuela Slams US Reaction to Chinese Balloon Incident, 2023.02.06.
India Blooms, Venezuela rejects US reaction to Chinese balloon incident, 2023.02.06.
Bloomberg, Venezuela Condemns US for Shooting Down Chinese Balloon, 2023.02.06.
ADN America, Cuban regime echoes Beijing's narrative on surveillance balloon, 2023.02.10.
teleSURtv, Cuba Welcomes International Mobilizations Against US Blockade, 2023.01.30.
Prensa Latina, French trade unionist backs pressure against US blockade on Cuba, 2023.01.31.
Fox News, US-Cuba dialogue focuses on 'law enforcement' concerns, congressional members warn against 'appeasement', 2023.01.25.
Reuters, Colombia confirms possible balloon in its airspace, 2023.02.06.
Daily Mail, Colombia releases more details about second Chinese spy balloon hovering over Latin America as country says it causes 'no threat to national security' but it is reviewing ties with Beijing: Video appears to show it flying above Cartagena, 2023.02.05.
ABC News, Pentagon says US working to recover suspected Chinese spy balloon as Colombia's air force confirms second sighting, 2023.02.06.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