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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동 국가의 협조 얻어내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경쟁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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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국가들과 계속해서 협력 논의 및 우크라이나 지원


미국,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과 실무그룹 회담 통해 관계 강화 및 협력 논의

2월 16일 미국과 GCC 국가가 이란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재확인하며 관계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GCC 회원국의 실무그룹은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회담을 가진 뒤 공동 성명서에서 양측은 중동 지역을 불안하게 하는 이란의 정책을 비판하고 이란의 군비 확충에 따른 심각한 결과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공동 성명서는 이란이 테러리즘 지원, 미사일과 사이버공격, 핵개발 등을 통해 중동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란과 동맹 무장조직이 민간인과 기반시설, 국제 해운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에 무기를 제공해 예멘의 인도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 비판 대상이었다.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에  이란 기업 7개 추가

미국은 이란의 영향력이 중동을 넘어 러시아에 대한 지원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에 나섰다. 지난 1월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인기를 생산하는 이란 기업 7개를 무역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미국 상무부는 이란이 제작하는 군사용 무인기가 러시아에 제공되어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블랙리스트 추가 이유로 밝혔다. 2월 14일에는 미국 국방정보본부 소속 분석가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이란제 무인기 잔해를 담은 사진을 공개하고 중동의 군사용 무인기 제작 허브로 부상한 이란이 러시아의 최대 군사적 지원국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군사용 무인기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란이 실제 개입되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사진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국방정보본부 소속 전문가들은 또한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무인기 개량을 위한 시험장이자 이란제 무인기의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홍보 무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중동전문 연구원 토비아르 보크(Tobias Borck)는 이번 정보 공개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더욱 강화될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우크라이나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 내 보관된 미국 무기 및 탄약 제공

한편, 지난 1월 미국은 이스라엘에 보관되어 있던 미국의 무기와 탄약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내 군수물자 생산시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 및 탄약을 생산하는 데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물자는 원칙적으로 미국의 소유로서 이전 시에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으나, 이스라엘은 미국의 허가를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및 2014년 가자 공습 당시 이스라엘은 미국의 허락 아래 미국 소유 탄약과 물자를 사용한 바 있다. 이스라엘 측은 미국이 미국 소유의 물자를 옮긴 만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동 역내 협력 제안 및 우크라이나 지원 경계


러시아, 중동 국가들과 전투기 생산 협력 파트너십 제안

중동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는 중동 국가와의 군사 협력 강화에 나섰다. 2월 16일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가 걸프 국가와 전투기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방산 제품 및 기술 수출을 담당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인 로스보로넥스포르트(Rosoboronexport)는 최신예 전투기 설계와 생산에서 걸프 국가와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미키예프(Alexander Mikheev) 로스보로넥스포르트 이사는 중동 국가는 러시아의 중요한 협력 대상으로 군사 기술 분야에서 많은 협력을 해왔다고 언급하며 기술 이전, 공동 연구 개발 등에서 협력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서방국의 제재 피하기 위해 이란과 은행 시스템 연계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가 전통적인 중동 우방국인 이란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모센 카라미(Mohsen Karami)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는 양국이 은행 시스템을 연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재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시스템에서 제외됨에 따라 해외 송금과 금융 거래가 원칙적으로 차단되었으며, 이란 또한 제재로 해외와의 금융 거래에 큰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카라미 부총재는 이란 은행들은 더 이상 SWIFT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러시아 은행을 통해 신용장을 개설하는 등의 영업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이란 은행 시스템이 러시아 은행 700곳 뿐만 아니라 13개국의 106개 은행과도 연결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러시아와의 은행 시스템 연결을 통해 이란이 외국과 금융 거래를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 고려하는 이스라엘에 경고

한편 러시아는 중동 친미 국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은 제지하고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2월 1일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무기는 러시아군의 정당한 공격 목표로 간주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갈등을 더욱 고조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미국 사이 중립 유지하려는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러시아 외무 장관, 러-우 전쟁에 관한 회담 진행
이스라엘은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규탄하는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대(對)러시아 제재 동참이나 인도적 지원 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요청도 거부해왔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영공을 통제하는 러시아와 갈등을 빚게 되면 시리아 내 이란 동맹 세력을 견제하는 작전 수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전 직후 나프탈리 베네트(Naftali Bennett)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지난 1월에는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만나기도 했다. 이에 린지 그레함(Lindsey Graham)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러시아의 전쟁 범죄 행위를 묵과하는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스라엘-우크라이나, 이란 공격에 공동 대응 협력 강화 
그러나 최근 들어 이스라엘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네타냐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돔(Iron Dome)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2월 16일에는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이 키이우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태도 변화 배경에는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가 가까워지고,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코헨 장관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여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이란 압박이 이스라엘 외교 정책의 핵심 기조라는 점을 드러냈다.

파이살 빈 파르한(Faisal bin Farhan)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안정적인 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와 계속 협력할 것”
미국의 또 다른 핵심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러시아에 대한 입장에서 미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를 거부해왔으며, 지난 10월에는 오히려 러시아와 함께 감산 결정을 내림으로써 서방 국가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파이살 사우디 외무부 장관은 산유국의 합의 과정에서 러시아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발언한 뒤 국제 유가 안정화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 산유국은 또한 제재 이후 낮은 가격에 팔리는 러시아 석유화학제품을 수입해 이득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은 대체할 수 없는 안보 파트너
동시에 사우디는 미국이 여전히 중요한 동맹국이라는 입장이며,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편을 드는 것보다는 국제 원유 시장의 장기적인 안정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중국이나 러시아와 가까워지기 위해 미국과 의도적으로 멀어질 의사는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의 전쟁포로 석방 협상을 성사시키는 등 사우디가 오히려 미국과 러시아 두 국가 모두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용해 중재자로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자 한다는 전망도 있다. 걸프 국가는 확실하게 미국 편을 서 러시아를 자극하거나 주요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긴장시키는 등의 행보를 피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걸프 국가에게 대체할 수 없는 안보 협력국으로서 미국의 위치는 여전히 확고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와 미국 사이 중립 유지하려는 아랍에미리트·이집트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IDEX)에 러시아 국영 방산 기업 참가 
2월 20일에 러시아는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국제방위산업전시회(IDEX, International Defence Exhibition)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제로 사용된 무기를 출품하기도 했다. 러시아제 무기는 2000~2019년 기간 중동 국가의 무기 수입량 중 20%를 차지하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무기 수입처를 다변화하려는 걸프 국가로의 진출 기회를 모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서방의 제재 대상인 데니스 만투로프(Denis Manturov) 러시아 부총리가 직접 박람회에 참석하고 UAE가 아랍 국가 중 러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는 언급한 데서 드러나듯이 UAE는 대러시아 제재 참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2년 1~9월 러시아와 UAE의 비석유 부문 무역량은 전년 동기보다 57% 증가했고, UAE 무역부는 양국 무역 규모를 더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에 가정용 발전기 두 번째 공급 지원
UAE는 적극적인 군사적 지원 대신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물자나 민간 용품을 지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편을 명확하게 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UAE는 전쟁 발발 이후 총 360톤 규모의 식량, 구급물자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으며, 지난 12월에는 러시아 공습으로 전력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가정에 제공하기 위해 가정용 발전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발전기 총 2,500대 중 1,200대가 12월에 지원되었으며, 나머지 1,300대는 1월에 전달되었다. 

이집트와 미국, 대테러 협력 강화 모색
미국의 다른 중동 동맹국인 이집트 역시 입장이 모호한 것은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와 마찬가지다.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이 여전히 이집트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남은 가운데, 이집트의 주요 안보 협력 파트너이자 원조국인 미국은 이집트에게 중요성을 지닌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 1월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경제, 환경, 지역 안보 등 다방면에서의 미국과 이집트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특히 테러리즘 대응에서의 협력 의지를 천명했다.

이집트-러시아, 역대 최대 규모의 철도 산업 계약 체결
그러나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이집트의 주요 무기 수입국이며, 이집트는 세계 최대의 밀 수입국으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에 전체 수입량의 80%를 의존하고 있다. 이집트는 또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수에즈 경제특구에 건설되는 러시아 산업구역을 통해 해외 투자를 유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가지고 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으며,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는 반대하기도 했다. 이집트는 지난 1월에는 러시아 철도 기업인 트랜스마쉬(Transmash)와 러시아제 열차 시설에 대한 유지보수시설을 이집트 내에 건설하고 예비 부품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은 이집트 철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집트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굳건한 협력 관계 유지하는 이란

이란, 러시아와 군사 및 우주 산업 협력 확대 및 러시아 전투기 수령 예정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중동 국가는 이란이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정하고 있지만, 이란이 러시아에 자국산 군사용 드론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로 평가된다. 이란 역시 러시아제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다. 지난 1월 이란 언론은 러시아 수호이 Su-35 전투기 24대를 3월까지 수령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이 해외 전투기를 수입하는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또한 이란 전투기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등 양국의 군사 협력 관계는 더욱 더 긴밀해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가 이란 기업 2곳과 우주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등 이란과 러시아의 협력은 군사, 경제를 넘어 우주 산업에까지 확산되었으며,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란이 러시아의 공공연한 동맹이라고 강조하며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군사 원조를 제공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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