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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온두라스, 중국과 수교...중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3/04/07

☐ 대만과 단교 선택한 온두라스

◦ 온두라스 정부, ‘하나의 중국’ 정책 수용
-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외교적 입지가 더 좁아졌다. 대만을 독립적인 주권국으로 인정하는 중남미 국가 중 하나였던 온두라스가 2023년 3월 26일, 중국과 수교한다고 발표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Xiomara Castro) 온두라스 대통령은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온두라스는 ‘하나의 중국(One China)’ 정책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 ‘하나의 중국’은 대만이 중국과 구분된 개별 국가가 아니라 중국에 귀속된 지방 중 하나이며, 현재 괴뢰 정치 집단이 대만을 불법 점거하고 있어 중국이 대만을 온당하게 통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다는 것은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포기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 경제 논리로 온두라스를 끌어들인 중국
- 카스트로 대통령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할 것이라는 전망은 계속 있었다. 이는 카스트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부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을 외교 파트너로 선택하겠다고 공공연히 언급했기 때문이다. 카스트로 대통령이 중국과의 수교를 계속 외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였다. 온두라스의 경제 성장을 위해서 대만보다는 중국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 이번에 중국과 정식 수교를 맺기 직전, 카스트로 정부는 대만에 병원과 각종 인프라 건설을 위해 2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3조 2,242억 원)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중국은 대규모 투자와 지원금을 미끼로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는데, 중국이 약속한 지원액 정도의 금액을 대만도 제안한다면 굳이 중국과 수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미 단교를 고려하기 시작한 이상, 대만으로서는 지금 지원금을 쏟아붓더라도 언제 또다시 비슷한 요구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이를 거절했고, 결국 온두라스는 중국과 손을 잡았다.

☐ 대응 나선 대만, 남은 중남미 수교국 방문

◦ 차이잉원 총통, 온두라스 정부 결정에 아쉬움 보인 후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
- 온두라스가 대만과 등지고 중국 쪽으로 돌아서면서 이제 국제 사회에서 대만과 정식 수교를 맺은 국가는 종전 14개에서 13곳으로 줄어들었다. 온두라스가 중국과의 수교를 맺는다고 발표하자, 차이잉원(Tsai Ing-wen) 대만 총통은 카스트로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대만과의 신뢰 관계를 저버렸다면서 온두라스 정부의 결정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 온두라스의 이탈로 중남미에서 대만과 수교하는 나라는 이제 과테말라, 벨리즈, 그리고 파라과이만 남게 되었다. 차이잉원 총통은 온두라스와 단교한 직후 중남미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차례로 방문했다. 특히, 대만의 중남미 핵심 수교국인 과테말라에서는 사흘 동안의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 과테말라에 경고성 메시지 던진 중국...대만은 미국과 직접 대화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맞이한 과테말라는 알레한드로 잠마테이(Alejandro Giammattei) 대통령의 발표를 통해 대만은 과테말라의 오랜 우방국이었으며, 앞으로도 과테말라와 대만의 우호 관계는 굳건할 것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과테말라는 현재 중남미에서 대만과 가장 강력한 결속을 보이는 국가이다.
- 온두라스가 중국과의 수교를 결정한 이후, 보란 듯이 차이잉원 총통의 방문을 환영한 과테말라를 향해 중국 정부는 과테말라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중국은 과테말라 역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대만과의 단교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한편,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 일정을 마친 차이잉원 총통은 케빈 맥카시(Kevin McCarthy) 미 하원 의장과의 회담을 가졌다. 맥카시 의장은 대표적인 반중 주의자 중 한 명으로,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기 위해 차이잉원 총통과의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계속 커져

◦ 브라질, 중국과의 무역에 위안화 결제
- 브라질 현지 시각으로 2023년 3월 29일, 브라질과 중국 정부는 양국이 앞으로 상호 무역 시 상대방 국가의 통화로 결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브라질은 이제 중국 위안화로 수입 또는 수출 물품의 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양국은 국제 무역 시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로 결제했다. 그러므로 이번 합의로 향후 브라질의 국제 무역에서 미국 달러가 미치는 영향력이 약화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 무역 결제 통화 변경 합의 이전에 이미 중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기도 했다. 2009년 이후부터는 연간 무역액 기준으로 중국과 브라질의 교역 규모가 가장 컸으며, 2021년에는 중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투자를 실행한 국가가 되었다. 경제적으로 중남미 최대 인구 국가인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중국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인프라 투자, 경제 원조, 자원 외교...중국의 행보는 어디까지
- 중국은 수년 전부터 중남미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 온두라스의 예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중남미 각국에 병원과 인프라 건설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경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여기에, 중국의 대중남미 정책에는 자원 외교도 포함되어 있는데, 중국은 사실상 정부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여러 기업을 활용해 리튬, 구리 등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원 다수의 채굴권을 확보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페루와 칠레로, 이들 국가 경제에서 중국 기업의 비중이 상당하다.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前)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동안 중국은 중남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자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다수 중남미 국가가 경제적으로, 그리고 결과적으로 외교적으로도 미국보다 중국에 치우친 선택을 늘려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은 더 이상 중남미 지역에서 패권 국가로서의 위상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중남미에서 중국의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 그리고 그에 따라 중남미 각국이 외교적으로 어떠한 입장을 선택할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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