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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IMF 자금 지원 거부한 튀니지, 가뭄까지 겹치며 경제난 심화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3/04/21

☐ 튀니지 대통령, IMF의 ‘일방적 강압’ 거부

◦ 튀니지 대통령,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
- 4월 6일 카이스 사이에드(Kais Saied) 튀니지 대통령은 IMF의 일방적인 강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구제금융 제공 대가로 식품과 연료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는 IMF의 요구가 외부의 강압이며 이는 더 많은 빈곤을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의 발언 이후 튀니지의 해외 채권 가치는 4.6% 하락해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 사이에드 대통령은 보조금을 부정 수급해 부당 이익을 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사람이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사회적 안정은 양보할 수 없으며, IMF의 지원을 받는 대신 튀니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편 지난 3월 사이에드 대통령이 아프리카 출신 이주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자 세계은행도 튀니지에 대한 추가 대출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 IMF, 사이에드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며 튀니지에 조속히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
- 지난 10월 튀니지는 IMF와 19억 달러(한화 약 2조 5,051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안 도출에 합의했다. IMF는 보조금 삭감과 재정적으로 불건전한 공기업 100개 이상에 대한 구조조정, 공공부문 인력 감축 등을 구제금융 조건으로 제시했다.
- 그러나 사이에드 대통령이 IMF 조건 수용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면서 튀니지의 구제금융 도입 가능성이 불확실해졌다. 이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튀니지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 IMF의 목적이 아니고, 개혁은 튀니지를 위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 4월 13일 지하드 아주르(Jihad Azour) IMF 중동중앙아시아국장은 IMF가 튀니지를 강압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개혁 계획이 IMF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튀니지 측과 합의 하에 마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주르 국장은 또한 튀니지가 계획 재검토를 요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 경제 위기 직면한 튀니지, 가뭄까지 겹쳐 어려움 가중 

◦ 튀니지, 자금 지원 없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경제 위기 직면
- 2023년 2월 튀니지의 인플레이션은 10.4%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품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15.6% 상승했다. 식품 수요가 늘어나는 이슬람 명절 라마단 기간이 겹치며 식품 가격은 더 올라 튀니지 국민의 생활고는 더욱 가중되었다. 설탕, 식용유, 육류 등 식품뿐만 아니라 의약품 품귀 현상도 각지에서 나타나는 상황이다.
- 정부 재정 상황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 11월 기준 튀니지의 공공 부채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난 1,120억 디나르(한화 약 47조 265억 원)로 전체 GDP의 약 80%에 달한다. 부채 증가는 예산 적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2022년 11월 기준 예산 적자는 GDP의 12%인 59억 디나르(한화 약 2조 4,772억)였다. 결국 지난 1월 마루완 압바시(Marouane Abassi) 튀니지 중앙은행 총재가 IMF 지원을 받지 못하면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보조금 지급과 시장 개입은 튀니지 정부 재정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2023년도 예산안에서 튀니지 정부는 보조금 예산을 전년보다 26.4% 삭감한 88억 디나르(한화 약 3조 6,949억 원)로 책정했지만, 식품 및 에너지 보조금을 계속해서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튀니지의 열악한 사회경제적 상황, 가뭄까지 겹치며 더욱 악화 
- 지난 4년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며 튀니지는 심각한 가뭄에 직면했다. 튀니지 북부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시디 살렘(Sidi Salem) 댐의 경우 현재 저수량이 최대 저수량의 단 16%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튀니지 정부는 지난 3월 매일 밤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긴급 단수 명령을 내렸으며, 음용수를 경작용이나 청소 및 세차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튀니지 국영 수도기업인 SONEDE의 모스바흐 헬랄리(Mosbah Helali) 사장은 현재 튀니지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에 이해를 촉구했다.
- 튀니지 GDP의 10%를 차지하는 농업은 가뭄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식량 생산량 또한 감소가 불가피하다. 2023년 곡물 수확량은 2022년 75만 톤의 약 30%에 불과한 20~25만 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유럽 국가, 튀니지의 사회경제적 위기로 난민 문제 악화 우려

◦ 유럽과 미국, 튀니지에 조속한 IMF와의 협상 촉구
- 사이에드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전부터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지지부진한 협상에 대해 우려하며 튀니지에 IMF와의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3월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튀니지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IMF와의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 사이에드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에 반대한 이후 이탈리아는 튀니지와 IMF의 협상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다. 안토니오 타자니(Antonio Tajani)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은 나빌 암마르(Nabil Ammar) 튀니지 외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탈리아는 튀니지를 대변하여 IMF와의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지중해에서 튀니지가 가진 전략적 중요성을 국제사회가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타자니 장관은 이탈리아 기업의 튀니지 투자 장려, 매년 튀니지인 4,000명에 대한 교육 훈련 제공 등도 약속했다.

◦ 튀니지의 사회경제적 상황 악화가 아프리카 난민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제기 
- 유럽 국가가 튀니지에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난민 문제이다. 유럽 국가는 아프리카 난민의 출발지인 튀니지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악화되면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튀니지가 붕괴하면 새로운 난민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이탈리아 총리 또한 튀니지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탈리아는 난민의 물결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 2023년 3월까지 이탈리아에 유입된 난민은 약 2만 명으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약 1만 2,000명이 튀니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튀니지를 거쳐 이탈리아로 온 난민은 약 1,300명에 불과했다. 타자니 장관은 튀니지의 안보 및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어야 통제되지 않는 난민 유입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튀니지의 안보와 번영이 지중해 전체 지역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Italy vows help with IMF in bid to stabilize Tunisia, 2023. 04. 14.
Reuters, IMF says has not received request from Tunisia to re-examine reforms, 2023. 04. 14.
Africa News, Tunisia's President Kais Saied rejects IMF 'diktats', 2023. 04. 07.
Reuters, Tunisia president rejects IMF 'diktats', casting doubt on bailout, 2023. 04. 07.
The Guardian, Water ban in drought-stricken Tunisia adds to growing crisis, 2023. 04. 05.
Africa News, Tunisians struggle to make ends meet during holy month of Ramadan, 2023. 03. 28.
Reuters, Tunisia cuts off water supply at night amid severe drought, 2023. 03. 28.
Africa News, Blinken says Tunisia risks 'deep end' without IMF deal, 2023. 03. 24.
Africa News, EU fears "a collapse" of Tunisia, 2023. 03. 21.
Euractiv, West fears economic and social collapse in Tunisia, 2023. 03. 21.
Zawya, Tunisia: Inflation soars to 10.4% in February 2023, 2023. 03. 06.
Zawya, Tunisia's budget deficit widens by 12%, 2023. 0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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