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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駐佛 중국대사, '구소련 국가들 주권 없다' 발언에 발트 3국 강력 규탄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3/05/06

☐ 주(駐)프랑스 중국대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소련 국가들의 주권이 없다’ 발언...파장 일파만파

◦ 주프랑스 중국대사의 구소련 국가 주권 관련 발언 논란
- 4월 21일 류 사예(Lu Shaye)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Peninsula of Crimea)를 국제법상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인정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사예 대사는 구소련 국가들은 주권 국가로서 지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없어 국제법에 따른 실효적 지위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사예 대사는 이런 종류의 문제로 논쟁하는 것보다 휴전을 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또한, 사예 대사는 크림반도의 문제는 입장에 따라 대답이 달라져서 간단히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예 대사는 예를 들어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일부였기도 했으며, 소련 시대에 니키타 흐루쇼프(Nikita Khrushchev) 소련 공산당 서기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를 양도했다고 덧붙였다. 
- 사예 대사의 이같은 발언으로 일각에서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중재하는 데에 있어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사예 대사의 발언에 즉각 반발
- 바딤 오멜첸코(Vadym Omelchenko) 주프랑스 우크라이나 대사는 사예 대사의 발언에 대해 소비에트 제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로서 모호한 문제가 아니라고 항의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Mykhaylo Podolyak)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대표로부터 크림반도의 역사에 대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며, 구소련 국가들의 지위도 국제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반발했다.
-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사예 대사의 발언을 두고 “우리는 수십 년간의 억압 끝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독립을 쟁취한 모든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완전한 연대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사예 대사의 발언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반영된 것인지 확인할 것을 요구했다.
- 크리스티안 와그너(Christian Wagner) 독일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사예 대사의 주장은 “지금까지 알려진 중국의 입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중국에 해명을 요구했다. 이어 와그너 대변인은 구소련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은 불가침의 영역이며, 중국 정부도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얀 리파브스키(Jan Lipavsky) 체코 외무부 장관도 EU 외무부 장관 회의에 앞서 사예 대사의 발언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중국 정부가 이 일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발언했다. 샤를 미셀(Charles Michel) EU 이사회 의장은 6월 EU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EU의 입장과 향후 EU-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다.

☐ 발트 3국도 사예 대사 발언 규탄...정치 전문가들은 해당 발언이 중국에도 부정적 영향 미칠 것으로 분석

◦ 발트 3국도 성명을 통해 사예 대사의 발언 규탄...중국 정부 끝내 사과
- 에드가르스 링케비치(Edgars Rinkēvičs) 라트비아 외무부 장관은 쉐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완전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링케비치 장관은 중국 정부의 공식 해명과 발언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고, EU 차원의 강력하고 통일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에스토니아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사예 대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자국의 주권과 관련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어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중국도 1994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핵무기를 양도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부다페스트 각서(Budapest memorandum)를 인정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 가브리엘류스 란츠베르기스(Gabrielius Landsbergis) 리투아니아 외무부 장관은 사예 대사의 발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중재자로서 중국의 역할을 발트 3국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논평했다. 이어 란츠베르기스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통합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예 대사의 발언은 러시아 선전가들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 마오닝(Mao ​​Ning)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모든 국가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며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련은 연방 국가였으며, 국제법상 하나의 주체였고, 소련이 해체된 이후 주권 국가로서 각 공화국의 지위를 부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파리(Paris) 주재 중국 대사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사예 대사의 발언이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언론과의 인터뷰 중 개인적인 견해를 표현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정치 전문가들은 사예 대사 발언이 중국-유럽 관계, 국제적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
- 홍콩 침례 대학교(Hong Kong Baptist University)의 장 피에르 카베스탄(Jean-Pierre Cabestan) 교수는 사예 대사는 ‘늑대 전사’로 불릴 정도로 공격적인 언사를 사용하는 정치적 도발가로 유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카베스탄 교수는 사예 대사가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으로서 크림반도 문제와 관련된 공식적인 발언에는 중국 정부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당 논평으로 중국-유럽 관계가 민감한 순간에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예 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프랑스 정부가 노인들을 양로원에 버렸다고 주장하거나 친(親)프랑스 중국 학자를 ‘미친 하이에나’에 비유하는 등 여러 차례 물의를 빚어 프랑스 외무부에 소환된 바 있다.
- 미국 예일 법학대학원(Yale Law School)의 모리츠 루돌프(Moritz Rudolf) 연구원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에서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강국으로서 인식되는데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이번 사예 대사의 발언으로 최근 외교적 성과가 무의미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루돌프 연구원은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관행에도 모순된다고 덧붙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Politico, China sends top wolf warrior Lu Shaye to the dog house, 2023.04.26.
CNN, Chinese ambassador sparks European outrage over suggestion former Soviet states don’t exist, 2023.04.25.
Euronews, Beijing in damage control after ambassador's remarks prompted furious reaction from Baltic states, 2023.04.25.
Reuters, China says it respects sovereignty of ex-Soviet states after EU uproar, 2023.04.24.
Guardian, Baltic states condemn China envoy’s remarks over sovereignty of ex-Soviet nations,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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