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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이란과 중국, 걸프 국가와 관계 강화하며 미국 주도 질서에 도전

이란 EMERICs - - 2023/06/09

☐ 걸프 국가, 안보 및 원유 부문에서 독자적 행보 강화

◦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주도 해상안보 동맹에서 탈퇴 
- 5월 31일 UAE는 두달 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해군사령부(CMF)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UAE는 이번 결정이 모든 참여자와의 안보협력 필요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졌다고 설명하며, 지역 안보와 안정을 유지하고 국제법에 따른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와 외교적 협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38개국으로 구성된 CMF는 바레인의 미 해군 기지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홍해와 걸프해에서 발생가능한 테러 공격과 해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은 UAE의 이번 결정은 이란의 위협에 대해 미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UAE 측은 해당 보도가 사실과는 다르다고 부인했다.

◦ 사우디아라비아, 여타 산유국 동참 없이 단독으로 원유 감산 결정
- 6월 4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는 금년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회원국으로 결성된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으며, 이어 지난 4월에도 2023년 말까지 하루 166만 배럴의 감산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한편 사우디는 지난 5월 하루 50만 배럴 자발적 감산에 돌입한 바 있다.
- 그러나 다른 OPEC+ 회원국은 이번 감산에 동참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여타 산유국은 감산량을 늘리지 않고 기존에 합의된 감산량을 2024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감산은 네옴(NEOM)을 포함해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예산 조달을 위해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사우디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80.9달러(한화 약 10만 5,736원)를 초과해야 한다고 추산했지만, 현재 유가는 배럴당 약 70~75달러(한화 약 9만 1,490원~9만 8,025원)를 유지하고 있다.

☐ 이란과 중국, 걸프 지역 내 영향력 확대 모색

◦ 이란, 걸프해 지역 새로운 합동해군 구성 계획
- 6월 2일 이란은 사우디, UAE, 오만 등 걸프 국가와 함께 새로운 합동해군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샤흐람 이라니(Shahram Irani) 이란 해군 사령관은 인도양 북부 연안 국가들은 해상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합동해군과 관련한 상세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란이 합동해군에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한 국가들은 이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 이에 앞서 5월 30일에는 UAE 국무장관 샤힌 알마라르(Khalifa Shaheen Al-Marar)는 이란을 방문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얀(Hossein Amir-Abdollahian) 이란 외무부 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증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이란은 UAE와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는 쉐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흐얀(Sheikh Tahnoon bin Zayed Al Nahyan) UAE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란을 방문했으며 이어 4월에는아미르압돌라히얀 장관이 쉐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흐얀(Sheikh Abdullah bin Zayed Al Nahyan) UAE 외무부 장관과 통화하는 등 UAE와 이란의 외교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

◦ 중국, 걸프 지역까지 자국 주도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 확대 추구
- 한편 중국도 걸프 지역 안보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사우디에서 개최된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담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주석은 걸프 국가에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합류를 독려함과 동시에 지역 평화와 안보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걸프 국가의 안보 유지를 지원할 것이며 걸프 지역의 집단 안보 체제 구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의 아슈켈론 아카데믹 칼리지(Ashkelon Academic College) 정치학과 부교수인 모르데카이 카지자(Mordechai Chaziza)는 시진핑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중국의 대(對)중동 정책에서의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카지자 교수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방문과 GSI 합류 제안은 중국이 중동 내 안보와 정치적 문제에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미이며, 경제를 넘어 걸프 지역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분석된다.

☐ 미국, 외교적 다각화 추구하는 걸프 국가와 관계 회복 노력

◦ 미국이 충분한 안보 보장하지 못한다는 인식, 걸프 국가의 안보 다각화 추구 배경
- UAE는 자국의 CMF 탈퇴 원인이 미국과의 갈등이라는 보도를 부인했으나, 중동 정세 전문가들은 미국에 대한 UAE의 불만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티안 울리히센(Kristian Ulrichsen) 라이스대학교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중동 담당 연구원은 CMF 탈퇴는 미국이 걸프 국가 안보를 보장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UAE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 안드레아스 크레이그(Andreas Krieg)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안보학 교수 또한 미국이 걸프 지역 내 안보 유지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식과 불만으로 인해 걸프 국가가 미국 외의 다른 역내·외 행위자와의 관계를 강화해 안보 공백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크레이그 교수는 또한 CMF 탈퇴를 통해 UAE는 자국이 원하는 대로 미국 외의 국가와 외교 관계 및 동맹을 맺을 수 있는 주권국이자 걸프 지역 안보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에너지 부문에서도 걸프 산유국과 미국의 이해관계가 엇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동 국제정치 전문가인 모함마드 살라미(Mohammad Salami)는 중동 원유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가 줄어든 반면 원유 수입국으로서 중국의 입지는 부상함에 따라 사우디와 UAE의 경제적 협력 대상으로서 미국의 중요성이 축소되었고, 이는 걸프 국가와 미국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를 냈다. 

◦ 미국 국무부 장관, 미국-걸프 관계 강화 목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예정
- 6월 2일 미국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월 6일 사우디를 방문해 GCC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성명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지역 및 세계 현안에서 미국과 사우디의 협력과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미국 민주주의보호재단의 선임연구원인 리차드 골드버그(Richard Goldberg)는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사우디와 걸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중국과 사우디의 이익이 서로 부합되지 않는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Blinken heads to Saudi Arabia amid strained ties, Israel normalization in mind, 2023. 06. 06.
Amwaj, Amid tensions with US over security guarantees, UAE advances engagement with Iran, 2023. 06. 05.
Al-Jazeera, Saudi Arabia to cut oil output by 1 million barrels a day in July, 2023. 06. 04.
The Times of Israel, Iran says it will form joint naval force with Saudi Arabia, UAE, Oman, 2023. 06. 03.
Al-Jazeera, Blinken to visit Saudi Arabia to discuss ‘strategic cooperation’, 2023. 06. 02.
Al-Jazeera, UAE withdraws from US-led maritime coalition, 2023. 05. 31.
The Diplomat, The Global Security Initiative: China’s New Security Architecture for the Gulf, 2023. 05.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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