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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남미 방산시장 진출전략
중남미 일반 김철희 KOTRA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 전문위원(前 코트라 리마무역관장) 2023/06/13
1. 중남미 방산시장 현황
중남미 방산시장의 중요성
무기 거래는 비즈니스 측면 뿐 아니라 배후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지정학적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친다. 중남미시장에서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미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맹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어 러시아, 중국, 미국 모두 중남미 국가들과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중남미 전반(10여 개국)에 걸쳐 좌파 정권이 집권하는 현상(Pink Tide, 핑크타이드)이 나타나며 이들 정권이 러시아,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와 중국도 중남미 역내에서 미국보다 우위의 영향력을 점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7~2016년 러시아, 중국 양국의 대 중남미 무기 판매가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2007~2016년 중남미 방산 시장에서 러시아산은 27.7%, 중국산은 4.6%을 차지하였다.
2007-2016년 러시아산 무기의 주고객은 베네수엘라, 페루, 니카라과였으며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Hugo Chávez) 전 대통령 집권 시절(1999~2012년)부터 약 20년 동안 S-300 지대공 미사일, Su-30 전투기 등 다양한 무기를 구매하였다. 중남미에서 특히 러시아산 군용헬기 진출이 두드러지고 다수의 구형 항공기도 운용되고 있다.
러시아의 진출이 중남미의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중국의 진출은 경제, 투자, 무기 판매 등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 중남미 교역량은 2000~2020년 120억 달러(한화 약 15조 8,851억 원)에서 3,150억 달러(한화 약 416조 9,840억 원)로 26배 성장하였고 2035년까지 7,000억 달러(한화 약 926조 6,3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World Economic Forum 2022.8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약 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820조 7,312억 원) 규모의 중국산 무기가 베네수엘라(대전차, 대함정 박격포, 레이더 등)와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에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2017~2021년에는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적 위기, 정치적 혼란으로 무기 수입량 자체가 감소하여 러시아와 중국산 무기의 수입 역시 급격히 감소하였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산 무기 판매는 더욱 어려워졌고, 대만 문제와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인한 미, 중 갈등 고조로 중남미국들의 중국산 무기 수입도 정치적으로 매우 부담스러워졌다. 아울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서방무기의 우수성은 다른 선택지를 찾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표 1> 대(對)중남미 무기판매 추이 단위: 백만 TIV*(%)
*TIV : SIPRI에서 개발한 재래식무기의 국제 이전량 측정시스템으로 핵심무기세트의 단위생산비용을 기반으로 이전의 금전적 가치보다는 군사자원의 이전가치 평가
자료: SIPRI(스톡홀름평화연구소)
중남미 방산시장 수요 요인 : 저강도 무력 분쟁 지속
멕시코에서는 정부와 마약 카르텔 간, 마약 카르텔 상호 간, 수백 개에 달하는 소규모 갱단과 파벌에 의한 범죄와 폭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미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에서도 갱단들의 폭력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남미 콜롬비아에서는 정부와 민족해방군(ELN), 무장혁명군(FARC)간 분쟁,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에서는 정부군과 갱단, 무장 단체 간의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남미 역내 국가들은 국토방위 목적 이외에도 대테러, 마약범죄, 난민으로 인한 국경지역 갈등 대응과 불법조업 어선에 대한 해안선 보호 등을 위한 무기 수요가 상당하다.
<표 2> 인구 10만 명당 살인범죄율(2022년)
자료: InsightCrime(2023.1월)
참고: 인구 10만 명당 살인범죄율 세계평균-6명(2020년,World Bank)
2. 중남미의 군사력 및 국방 예산
<표 3> 중남미 주요국별 군사력 (2021년)
자료: SIPRI(예산), IISS Military/2022 Balance (현역군인수), Global Fire Power(항공기수/지상무기/함정수 재고기준)
<표 4> 중남미 주요국 향후 주요장비 획득전망
자료: 2022 세계 방산시장 연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2021 국방조달시장 가이드북(국방기술진흥연구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큰 국제적인 안보 위협이 없는 가운데 사회문제와 치안을 위한 정부지출이 증가하면서 중남미전체의 2021년 국방예산은 GDP의 1%남짓한 수준으로 타지역보다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 이후 재정 악화로 중남미국들의 방산 장비 취득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방산 장비 공급국들이 최선의 금융조건을 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표 5> 중남미 평균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
자료: THE MILITARY BALANCE 2022
<표 6> 중남미 국별 국방비 지출
2021년, 단위: 십억 달러
자료: SIPRI 추정치
참고: 지난 10년간 중남미 국방비 지출은 연간 570~670억 달러(한화 약 75조 4,500억 원 ~ 88조 6,920억 원) 수준임
중남미 최대 국방비 지출국은 브라질로 지난 10년간 중남미 국방비의 40%이상을 차지하며 GDP대비 비중은 1.3%-1.5% 수준으로 2021년 국방비 지출은 192억 달러(한화 약 25조 4,161억 원) 수준이다. 다음은 콜롬비아로 국방비는 2021년 102억 달러(한화 약 13조 5,023억 원) 수준인데 이 중 57%가 군대에, 43%가 경찰에 배정된 것으로 추정하며(The Military Balance 2022) 치안강화 중요성으로 경찰 예산 배정 비중이 높아졌다.
아르헨티나의 명목상(현지화) 2021년 국방비는 2020년보다 20%증가했지만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과 환율로 인해 실제 예산은 29억 달러(한화 약 3조 8,389억 원)에서 26억 달러(한화 약 3조 4,417억 원)로 감소했다. 멕시코의 국방비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4.4%, 12.1%증가하여 87억 달러(한화 약 11조 5,167억 원)에 달하는데, 국내 치안 강화를 위한 군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루의 연간 국방비는 2015년과 2019년 사이 22억 달러(한화 약 2조 9,112억 원)에서 24억 달러(한화 약 3조 1,770억 원)로 안정적이었지만 2019년 3.7%, 2020년 4.8%, 2021년 12.3% 삭감되었다. 칠레의 국방비는 2019년 이후에 경제위기와 정치적 도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실제가치에서는 2020년과 2021년 각기 4.6%와 11.7% 삭감되었다.
3. 중남미 방산시장 진출 전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후 시장환경의 변화(미국, 러시아, 중국)
러시아산 방산 장비는 서방의 제재로 인한 공급 및 정비의 어려움으로 신규 구매가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거리를 두고자 하는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최근 좌파가 집권한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등을 중심으로 중국산 제품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동맹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중남미의 지정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니어쇼어링(Near-shoring)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적극적으로 중남미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군의 주 무기체계인 러시아산 무기의 재고가 바닥남에 따라 중남미의 러시아산 무기 보유국들에 대하여 보유 러시아산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공여(미국산 무기로 대체 조건) 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호응도가 낮은 상황이다.
2012-2022년 한국의 대 중남미 방산 수출액은 510백만TIV(SIPRI 2023.2월 통계)이며 페루와 콜롬비아 2개국이 97%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거점이 되고 있다. 특히 페루는 정부간 계약(G2G) 방식으로 장비 수출 시 현지 CKD조립 생산과 인력의 교육훈련, MRO센터 건설을 지원함으로써 계약의 투명성과 함께 수입국의 산업발전과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여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표 7> 한국의 중남미 방산수출 현황
2012~2022년
자료: SIPRI
한국의 중남미 진출 확대 전략
중남미 방산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KOTRA 방산물자교역센터에서 수행하는 정부간 계약(G2G)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남미 각국에서는 프로젝트 관련 정치인 및 관료들의 잦은 부패 스캔들 연루로 반부패가 최우선 이슈이며, 관료들의 책임기피 성향과 상호 신뢰부족으로 만성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외국기업의 참여를 선호한다. 정부간 계약의 장점으로는, 구매국은 계약이행 신뢰도를 제고하고 맞춤형 조달이 가능하며, 한국 이행기업 입장에서는 계약이행 신뢰도와 협상능력 제고, 시간 및 비용 절감(구매국정부 협상 채널 확보 등)이 가능하며 부패 관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방산 수출 시 정부 수출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일괄 보증, 컨설팅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금융지원 패키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전투기, 군함 등 주요 무기체계의 교체시기가 도래하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재정악화와 의료보건 등 사회복지 비용 증가로 국방 예산이 부족함에 따라 장비 구매가 지연되고 있다. 장비 구매 지연 사례로는 콜롬비아의 전투기/ 훈련기, 아르헨티나의 전투기, 페루의 전투기/ 함정, 에콰도르의 함정 등이 있어, 수출 대상국별 맞춤형으로 금융지원, 산업협력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또한 중남미국들은 중장기적으로 장비를 현지에서 제조하여 자국 및 인근국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현지 생산을 위한 기술이전과 인력 교육훈련, MRO센터 건립지원 등이 현지 시장진출의 필수적 요건이 된다. 고등 훈련기의 경우 CKD 현지 조립 및 인근 국 수출이 가능하도록 기술 이전, 인력 교육훈련과 MRO센터 등을 지원하고, LPD함(다목적)이나 연안경비함은 설계도면 및 CKD 지원으로 현지 조립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경전술차량이나 경장갑차량의 경우 시급성에 따라 일부는 완제차량으로, 추후 공급분은 현지 조립 생산을 위해 기술이전, 교육 훈련 등을 포함한 패키지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마약범죄, 불법조업선 등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남미지역 특성상 고강도 전투를 위한 고가 고성능 장비보다는 저강도 전투(마약 등 다양한 테러단체, 불법조업선 통제 등)에 투입 가능하고 엘니뇨 등 재난 발생시 지원할 수 있는 다목적용 장비가 선호된다. KT-1, T-50 훈련기는 주로 영공 방위 목적이지만 마약단속과 엘니뇨 등 재해 발생 시에는 접근이 어려운 안데스 산악지역 등에 보급품 조달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LPD함(다목적함)의 경우 해안 방어용 뿐 아니라 해안선을 따라 험지에 의료용품, 생필품 등을 조달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연안경비함은 해안경비 외에 불법조업선과 마약 단속에 투입되어 활약하고 있다.
한국은 개발도상국 지원 ODA사업(KSP 등)을 활용하여 수원국의 유망산업 분야 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연계된 방산 프로젝트에 우리기업의 본격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필요시 현지 프로젝트에 연계한 우리정부의 퇴역 방산장비 공여 프로그램을 마중물로서 활용하는 등 전방위적 마케팅을 수행이 필요하다. 중남미 조선, 항만산업은 낙후되어 근대화가 필요하며 연관 산업발전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으로, KSP 등 개도국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현지 노후화된 해군 조선소, 항만 근대화 산업을 추진하거나, 중남미 각국의 함정 프로젝트 사업 수주를 위한 수출 산업협력(절충교역) 프로그램으로 연계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한국 다수의 초계함이 함령이 오래되어 퇴역이 가까워지고 있어, 함정 프로젝트 수주와 연계하여 퇴역 초계함을 공여함으로써 마중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러시아산 장비 보유국은 교체 시기 도래 시 타국산 장비로 대체가 불가피하다. 중국산의 대두 가능성도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무기의 우수성이 입증되었고 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산 장비 구매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산 장비의 공급 여력이 부족함에 따라 미국산과 호환성이 매우 높은 한국산 장비는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한국산 장비는 뛰어난 가성비, 짧은 인도기간, 철저한 AS서비스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이후 전세계로부터 수요가 높다. 교체수요가 도래한 러시아산 장비 보유국을 대상으로 시장 진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표 8> 러시아 및 중국산 방산 장비 보유 주요국
2012~2022년
자료: Shephard Media사 Flavia Camargos Pereira기자: 2023.2.7
<표 9> 한국의 중남미 수출유망 품목
자료: 저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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