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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SUV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인도 승용차 시장, 승자는 누가될 것인가?

인도 김용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2023/06/30

2021년 이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승용차 시장
2005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평균 9%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던 인도의 승용차 판매량은 2019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부터 모든 신규 판매 차에 ABS 장착과 운전석 및 조수석 에어벡 설치가 의무화되고, 충돌 방지 장치 추가 등으로 차량가격이 평균 10% 정도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2020년 4월부터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유로6(EURO-6) 수준으로 급격히 강화되자 소비자들이 향후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차량 구매를 미룬 것도 판매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2019/20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인도의 승용차1) 판매 대수는 2018/19 회계연도(2018년 4월~ 2019년 3월) 대비 17.9% 급감한 277만 대에 그쳤다. 2020년 3월 25일부터는 코로나 19 확산 억제를 위한 전국봉쇄령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2020/21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자동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하여 2011년 수준인 271만 대를 기록했다(<그림 1> 참조).

<그림 1> 인도의 연도별 승용차 판매 및 생산량 추이(단위: 대)


자료: SIAM 월별 자료 종합


2021년 이후 코로나 19 팬데믹이 진정되고 수요 진작을 위한 대규모 양적완화와 소비자들의 보복(Pent-up Demand)소비로 인해 2021/22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하였다. 그리고 2022/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는 평균수준의 강수량과 최저수매가격 인상으로 인한 농가소득 증가, 도시지역 소비 회복 및 전년도 기저 효과 등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26.7% 급증하면서 389만 대의 판매를 기록하였다.

SUV 중심 인기 상승과 인도 토종업체의 부활
최근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나타난 변화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첫 번째로 소비자 기호가 세단 중심에서 SUV(Sports Utility Vehicle)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SUV는 세단보다 실내 공간이 넓고 차고가 높아 도로 주행시 가시성이 뛰어나고 높은 지상간격(地上間隔)으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인도 주행 시 노면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커넥티드(connected) 기술 등 최신 기술 적용으로 연료효율성과 주행 편의성이 좋아 소득 수준이 높아진 도시 지역 청년들의 선택이 증가하면서 주력 차종으로  부상했다(<그림 2> 참조). SUV를 포함한 UV(Utility Vehicle)판매 비중은 2012/13 회계연도(2012년 4월~ 2013년 3월)에 20.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2021/22 회계연도에는 48.5%를, 그리고 2022/23 회계연도에는 연간 기준으로 처음 과반을 넘어선 51.5%를 기록했다. 반면 세단 비중은 2020/21 회계연도의 58.8%에서 2022/23 회계연도에는 45.8%로 10% 가까이 하락했다. SUV 중에서도 가격은 200만 루피(한화 약 3,100만 원)의 가격대에 전장 4.4미터(m) 이하인 소형(Compact SUV) 차종이 최근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다수 전문가들은 당분간 SUV가 승용차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림 2> 인도의 연도별 SUV 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 SIAM 월별 자료 종합


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점은 인도 토종기업의 부활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전 업계 2위를 유지하던 타타자동차(Tata Motors)는 현대자동차 진출 이후 세단 부문의 부진과 택시 공급 확대의 영향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 2005/06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16.5%였던 시장점유율은 2015/16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5.4%로 폭락하였다. 절치부심한 타타자동차는 2016년 군터 부첵(Gunter Butschek)을 새로운 CEO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회생전략에 돌입하여 승용차 전체 판매에서 현대자동차에 이어 3위로 올라섰고, SUV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마힌드라(M&M, Mahindra & Mahindra) 역시 2021 년 이후 SUV와 MPV 출시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2022/23 회계연도 시장점유율이 9.2%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3> 참조).

<그림 3> 인도의 연도별 승용차 시장 점유율 추이(단위: %)


자료: SIAM 월별 자료 종합


셋째, 인도의 전기차 시장은 상업용과 승용차를 모두 포함해도 전체 판매량의 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인도 신용평가사인 크리실(CRISIL Research)의 분석에 따르면 인도 시장에서 전기차의 비중은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승용차 판매 중 전기차의 비중은 2021/22 회계연도 1%에서 2022/23 회계연도 1~3%로 소폭 증가하였고, 2026/27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에도 6~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무디스(Moody’s)는 2023년 5월 18일 인도 전기차 시장의 주력 차종은 이륜차이고, 타타 자동차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나머지 20%를 MG Motors와 M&M이 나누어 갖고 있다고 밝히며 인도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030년까지 승용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 30%’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 △인프라 미비 △전기차 생태계(EV Ecosystem) 열위 △핵심원자재인 리튬과 코발트 조달 어려움(수입 필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점을 들었다.

타타자동차의 부활
5%대까지 점유율이 급락했던 타타자동차가 2022/23 회계연도에 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하며 현대자동차를 바짝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은 1, 2차에 걸친 회생전략이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먼저 1차 회생 전략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되었는데, 수익성과 인지도가 낮은 제품을 과감히 정리하는 데에서 시작됐다. 장수브랜드이지만 구식이고 디자인이 떨어진 오프로드 제품인 스모(sumo)의 생산을 2019년 중단했고, 세단 중에서는 택시로 주로 공급된 인디카(Indica, 1998년 출시, 2018년 단종)와 인디고(Indigo, 2002년 출시, 2016년 단종)를, 그리고 라탄 타타(Ratan Tata) 명예회장이 출시하였던 나노(Nano)도 2018년 단종시켰다. 둘째는 생산원가 절감을 위해 원재료의 내부조달 비중을 확대하고 자회사인 재규어랜드로바(JLR)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지원받아 기술경쟁력을 제고하였다. 셋째는 마루티스즈키(Marti Suzuki)의 COO였던 마양크 파릭(Mayank Pareek)을 채용하여 타타자동차의 재고관리 및 유통네트워크 개혁 책임을 맡겼다.  마양크 파릭 부임 이후 타타자동차는 전시장의 디자인을 변경하여 고객이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바꾸었고 소매 판매점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고객의 판매장 방문이 증가하였다. 마지막으로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해 고객이 소득수준에 맞게 할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탄력적 구매 제도를 도입하였으며,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클릭 한번으로 자동차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 혁신적 기법을 도입하면서 고객의 관심을 되돌리는 기틀을 마련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1차 회생전략이 성공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타타자동차는 2018년 9월 2차 회생전략을 시작했다. 먼저 제품개발비와 원가절감 방안으로 전 생산차종에 소형과 대형 두 개의 플랫폼을 적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투 플랫폼(Two-platform strategy) 전략을 도입하였다. 해당 플랫폼 전략으로 공동부품 사용과 규모의 경제 확보로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택시용 판매를 금지하였으며 외관과 고급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0년 1월 출시한 프리미엄 해치백(hatch back) 알토즈(Altoz)의 성공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브랜드 전략도 변경했는데, 나노의 실패 등으로 브랜드 신뢰성이 낮다는 것을 고려하여 그룹명과 브랜드명을 같이 사용하던 전략에서 브랜드명에만 집중하는 광고 전략을 선택하였다. 타타 넥슨(Nexon)이 아닌 넥슨 브랜드명만을 광고에 노출하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SUV에 집중했다. 2017년 출시한 소형 넥슨(Nexon)을 필두로 2019년 출시한 해리어(Harrier 중대형)가 연속 성공하면서 SUV 전문 브랜드로서 기틀을 잡았고, 2021년 10월 출시한 소형 SUV 펀치(Punch)마저 성공하면서 현대와 SUV 부문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더스터 출시 이후 SUV가 UV 성장을 주도
인도 UV 시장은 전통 오프로드의 강자였던 M&M의 독주속에 타타가 2위를 유지하던 시장이었다. 2005/06 회계연도 기준으로 M&M은 전체 UV판매량의 43.2%인 8만 4,026대를 판매하였으며, 타타(3만 7,905대, 19.5%)와 도요타(3만 6,688대, 18.9%) 등 3개사가 전체 UV 판매의 81.6%로 절대 비중을 차지하였다. 2009/10 회계연도 기준으로는 M&M의 독주(15만 627대, 55.2%)속에서 도요타가 2위(20.6%)로 부상하였고 타타는 13.2%로 3위로 처졌다. 

인도 UV 시장의 변곡점은 르노(Renault)가 2012년 7월 출시한 소형 SUV 더스터(Duster)였다. 더스터는 세단 대비 넓은 공간에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71만 9,000루피(한화 약 1,100만 원)에서 시작) 시장을 장악했으며, 그 뒤를 이어 포드의 에코스포츠(EcoSports)가 2013년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두 업체가 처음 시장을 개척하면서 선발자의 이익(First Mover Advantage)을 누렸지만 2015년 7월 현대자동차가 크레타(Creta)를 출시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현대 크레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주도하자 기존 업체들도 SU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제품 출시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다. UV 시장에서 약세를 보였던 마루티스즈키(MS)는 2016년 3월 브리자(Brezza)를 출시하였고 타타는 기존 오프로드제품인 사파리(Safari)와 달리 2017년 9월 소형 SUV 넥슨(Nexon)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참여하였다. 이후 기아 자동차가 2019년 8월 셀토스(Seltos)를 출시하면서 일본계(MS, 도요타, 혼다)와 한국계(현대와 기아), 인도 토종계(타타와 M&M) 간의 3파전이 본격화되었다. 

2022년 이후 SUV 주도는 타타 자동차, 현대가 추격
2022년 한해 동안 SUV를 가장 많이 판매한 업체는 타타자동차로 35만 2,623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는 26만 3,978대로 2위, 그리고 M&M이 23만 6,622대로 3위를 차지했다2). 월별 기준으로 보면 타타자동차는 2021년 10월 처음으로 SUV 부문에서 현대를 추월했다. 소형 SUV인 펀치(punch)와 넥슨(Nexon)이 쌍두마차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그림 4> 참조)

<그림 4> 인도의 연도별 , 업체별 SUV 판매 추이(단위: 대)


자료: SIAM 월별 자료 종합


현대 자동차는 2015년 7월 크레타 출시 이후 SUV 부문의 최강자로 군림해 왔으며 2019년 5월 베뉴(Venue) 판매를 시작하면서 확고한 1위로 자리매김 했지만, 타타의 급부상으로 1위를 빼앗기고 SUV 부문 시장점유율 2위로 하락하였다. 현대는 성장 차종인 SUV 시장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전략 차종으로 소형 SUV인 엑스터(Xeter)를 출시(2023년 7월부터 판매 시작)하고 타타 펀치(Punch)·마루티스즈키의 프롱스(Fronx)와 경쟁하면서 시장점유율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3).

기아 자동차는 후발주자임에도 2019년 8월 출시한 SUV 셀토스(Seltos)로 인도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였고, 2020년 9월부터는 쏘넷(sonet) 판매를 시작하면서 5~6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오프로드의 강자였던 M&M도 SUV 브랜드인 알투라스(alturas) G4와 타르(Thar)를 2019년과 2020년에 연달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선전하고 있다.

또한 세단 부문의 절대 강자인 마루티스즈키 역시 SUV 제품의 공격적 확장을 선언했다. 마루티스즈키의 히사시 다케우치(Hisashi Takeuchi) 사장은 비즈니스스탠다드(Business Standard)와의 인터뷰4)에서 “SUV의 성장 가능성을 과소 평가한 것이 승용차 시장점유율 하락의 원인”이었다며, “2022년부터 SUV 제품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에는 마루티스즈키의 유일한 SUV였던 비타라 브레자(Vitara Brezza)의 차세대 버전을, 그리고 2022년 9월에는 중대형인 그랜드 비타라(Grand Vitara)를 출시했다. 이어서 2023년 4월부터는 4미터 이하 소형 SUV 프롱스(Fronx)를, 6월부터는 짐니(Jimmy)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2023/24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까지 시장점유율 25% 확보라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하였다(<표 1> 참조)

<표 1> 인도의 연도별 , 업체별 SUV 판매 추이


자료: Team-BHP 월별 자료 종합


향후 승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의 자동차 시장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는 만큼 기호도 급변하고 있다. 향후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먼저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공적인 판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성능 제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마케팅 전략의 변화도 앞서갈 수 있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인도의 승용차 판매와 홍보는 대면 접촉을 중시하면서 판매점 수와 판매량이 비례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코로나 19 팬데믹과 차량 구매자 평균 연령이 낮아진 영향으로 온라인 판매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결국 업체들은 청년 구매자들을 유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 특성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만 앞으로 더욱 성장할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1) 승용차는 세단(Passenger cars)과 UV(MPV와 SUV), 벤(Vans) 3개 유형으로 구분
2) Team-BHP.Com의 월별 업체별 자동차 판매 자료 중 SUV로 분류된 차종만 별도 합산한 결과임
3) The Times of India, “Hyundai Exter vs Tata Punch vs Maruti Suzuki Fronx: Big Battle of small SUVs”, 2023.5.8
4) Business Standard, “We underestimated speed of SUV growth: Maruti Suzuki MD & CEO Takeuchi”, 20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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