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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원자력 발전의 청정 에너지 논쟁 속 원전 건설에 박차 가하는 중동부유럽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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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의 청정 에너지 논쟁


중동부유럽 국가들, 재생에너지 목표에 원자력 포함 관철 위해 안간힘

중동부유럽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연합 내에서도 수십년 간 원자력 발전에 관한 논쟁을 이어왔다.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가 더욱 가시화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럽 내에서 에너지 안보가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논쟁이 다시 재점화되었다. 유럽 내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친환경, 저탄소 논쟁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독일과 찬성하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진영”이 만들어졌다. 중동부유럽 국가 중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폴란드는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핀란드와 더불어 친원전 국가로 분류된다. 친원전 국가들은 원자력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저탄소 수소를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이러한 친원전 국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22년 7월 6일 유럽의회(European Parliament)는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안을 확정했다. 또한 이 법안에는 원전의 안전한 운영을 위한 규제도 포함되었다. 이 법안에 따라 신규 원전을 건설하거나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경우 일정 조건을 만족하여야만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으로 인정받게 된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그린택소노미에 포함하기로 확정한 건은 친원전 국가가 이룬 쾌거로 풀이된다.


수개월 교착 끝에 EU, 재생에너지 목표치에 원전서 생산한 수소 포함에 합의 후 재생에너지지침(REDIII) 개정안 확정

그린 택소노미가 채택된 이후에도 EU는 수개월 간 재생에너지에 대한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6월 14일에는 EU 회원국이 재생에너지 지침(REDIII) 개정안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회원국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투표일이 6월 16일로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다 마침내 6월 16일 EU 회원국은 REDIII 개정안 채택에 합의했다. 이번에 채택된 REDIII 개정안에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5%로 줄이고 전체 EU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42.5%로 높이는 안이 포함됐다. EU 회원국들과 유럽의회는 지난 3월 REDIII 내용에 합의했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친원전 국가들은 원자력으로 생산한 ‘저탄소 수소’로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EU에 지속적으로 촉구했다. 결국 6월 16일 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EU의 전체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32%에서 42.5%로 상향 조정하는데 합의하고 원자력으로 생산한 저탄소 수소로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포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다음날인 6월 17일 아녜스 파니에-루나셰(Agnes Pannier-Runacher) 프랑스 에너지전환부 장관은 이번 합의를 통해 원자력 발전이 탈탄소화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마침내 EU에서 인정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규 원전 건설 추진하는 폴란드와 체코


원전 불모지 폴란드,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 2026년 착공 예정

2월 22일 폴란드는 미국의 원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와 첫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에 건설될 원전은 미국 기업의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안나 모스크와(Anna Moskwa) 폴란드 기후환경부 장관과 마크 브레지즌스키(Mark Brzezinski) 주폴란드 미국 대사는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 기간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하였다. 브레지즌스키 주폴란드 미국 대사는 에너지가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모스크와 장관은 2026년부터 원전 건설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원전은 2033년부터 상업 가동을 시작하여 1~1.6기가와트(GW)를 공급하게 되며 이어서 매년 2~3년간 원자로가 추가되어 총 3개 원자로에서 약 4GW의 전력이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여론조사업체 IBRIS가 폴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인 오를렌(Orlen)과 함께 조사 결과, 폴란드인 약 60%가 소형원자로(SMR) 건설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원자로 건설에 반대하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원전이 들어서길 희망하느냐는 질문에는 45%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오를렌은 폴란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미국, 캐나다 기업과 협력하여 20여개 지방에 소형 원자로 건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비중 60% 목표… 원전 추가 건설 예정인 체코

체코 정부는 자국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6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체코 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통해 원자력 산업이 유럽의 에너지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5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원자력 연합(Nuclear Alliance) 회의에 참석한 요제프 시켈라(Jozef Síkela)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체코가 원자력 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국가가 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6월 6일에는 체코 산업통상부의 주재로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상임위원회 회의가 진행되었다. 상임위는 체코 정부에 국내 소형, 중형 원자로 발전을 위한 행동 계획을 고려해줄 것을 제안하였으며, 두코바니(Dukovany)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을 위한 논의도 진행됐다. 두코바니 원전 발전소 입찰은 2022년 3월 시작됐다. 한국수력원자력발전,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국영전력(EDF) 등 글로벌 기업들이 두코바니 원전 5호기 사업 입찰 경쟁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2022년 11월 최초 입찰을 마쳤으며, 2023년 가을 입찰 내용을 갱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입찰은 2024년 2월로 알려졌다. 이러한 입찰 과정을 거쳐 두코바니에는 2036년에 1,200메가와트(MW) 규모의 원전이 건설될 예정이며, 소련 시절 건설된 구형 원전을 대체하게 된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과 손잡고 원전 건설하는 헝가리와 튀르키예


헝가리, 러시아 국영기업 로스아톰(Rosatom)과 신규 원자로 2기 건설 프로젝트 계속 추진

5월 25일 페테르 시야르토(Peter Szijjártó) 헝가리 외교부 장관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헝가리에 팍스 II(Paks II) 원전 건설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헝가리는 러시아 원자력 국영기업인 로스아톰(Rosatom)과 9년 전 1.2기가와트(GW) 규모 원자로 2기를 팍스 원전에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건설이 오랫동안 지연되어 왔다. 팍스 원전은 이미 4기의 원자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Reuters)은 이번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승인으로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 진행에 더욱 속도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6월 5일 시야르토 장관은 알렉세이 리하체프(Alexei Likhachev) 로스아톰 사무총장과 회담 이후 7월부터 팍스 II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의 사전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야르토 장관은 지난 4월 헝가리 정부와 로스아톰이 2030년 초 새로운 원자로를 운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자력 발전 전문 매체인 세계원자력뉴스(World Nuclear News)에 따르면 빅터 오르반(Victor Orban) 헝가리 총리도 리하체프 사무총장과 시야르토 장관의 회담에 참석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음에도 헝가리는 로스아톰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세계원자력뉴스는 전했다.


로스아톰이 건설 중인 튀르키예 최초 원자력 발전소 아쿠유(Akkuyu) 원전, 2024년 본격 가동 예정

4월 2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튀르키예의 첫 원자로 가동을 앞두고 전화 통화를 했다. 남부 메르신주(Mersin)에 위치한 튀르키예의 첫 원자력 발전소인 아쿠유(Akkuyu) 원전은 러시아 로스아톰이 건설한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로 원전 건설을 도와준 것에 감사를 표명했다. 양국은 2010년 아쿠유 원전 건설에 합의하였으며, 2018년 첫 원자로 건설이 시작됐다. 아쿠유 원전 건설에는 200억 달러(한화 약 26조 3,600억 원)가 투입되었다. 2028년 아쿠유 원전에 원자로 4기가 모두 가동되면 총 전력 생산량은 4,800MW에 달할 예정이며, 국내 전력 수요의 10%를 충당할 수 있게 된다. 리하체프 사무총장은 로스아톰과 튀르키예가 2024년부터 아쿠유 원전을 운영할 것이며, 2025년부터 지속적으로 전력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러제재로 인해 아쿠유 원전 건설을 위한 물자 운송이 지연되는 등 일부 문제가 있었으나, 아쿠유 원전 관계자는 대러제재가 원전 건설 완성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루마니아 원자력 개발 분야에 이어지는 국내외 투자 및 지원


루마니아 정부, 체르나보다(Cernavodă) 3·4호기 건설 위해 루마니아 원자력공사(Nuclearelectrica)와 프로젝트 개발 지원 계약 체결

루마니아 정부는 루마니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누클리어엘렉트리카(Nuclearelectrica)가 체르나보다(Cernavoda) 원전 내 3·4호기 원자로 건설을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 마련을 지원하는 안에 서명했다. 루마니아는 러시아 화석 연료 의존도를 최대한 빠르게 낮추고, 탈탄소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원자력 에너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루마니아 정부는 국내 유일 원전인 체르나보다에 추가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코스민 기짜(Cosmin Ghita) 누클리어엘릭트리카 최고경영자(CEO)는 3·4호기 원자로가 각각 2030년과 2031년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청정하며 안정적이고 저렴한10TWh의 추가 전력을 공급하여 에너지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짜 CEO는 루마니아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게오르기 아가피테이(George Agafiței) 루마니아 정부 국가 고문은 베오그라드 에너지 포럼(Belgrade Energy Forum)에서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의 비중을 현재  약 20%에서 36%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가피테이 고문은 원자력 비중을 높여 원자력을 포함한 재생 가능 에너지 비중이 66%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아랍에미리트(UAE),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프로젝트에 민관 지원

5월 20일 미국 백악관은 한국, 일본, UAE를 포함하여 협력국들과 루마니아의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루마니아의 청정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총 2억 7,500만 달러(한화 약 3,624억 원)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에 소형모듈원자로 건설 초기 단계에 한국을 비롯한 협력국들의 공기업,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게 된다. 한, 미, 일, UAE 기업들은 루마니아의 자재 입찰, 설계 분석, 전문가 및 규제 활동에 관한 내용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EU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루마니아의 에너지 믹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석탄과 석탄 제품으로,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36%를 차지한다. 석탄과 석탄 제품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천연가스로 비중이 30%이며, 석유 및 석유 제품 14%, 재생 가능 에너지 12%, 원자력이 8%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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