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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남미 지역의 디지털 산업화 모델 도입: 현황 및 과제

중남미 일반 Mónica Casalet & Federico Stezano Latin American Faculty of Social Sciences & Autonomous Metropolitan University Professor and researcher 2023/07/1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세계의 신흥국과 개도국은 4차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본 원고에서는 이와 같은 새로운 성장·발전 모델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과거에 비해 더욱 복잡해지고 있는 전 세계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각국이 마주한 도전과제에 대한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크나큰 도전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 디지털 산업화가 갖는 중요성에 대하여 분석해 보고자 한다. 

디지털 산업화 전략의 일반 동향
현대의 급속한 기술 발전과 관련하여 각국 정부는 공공 정책, 특히 산업·기술 및 교육 정책 결정에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과 개도국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혜택이 필수적인데 여기에는 유연한 플랫폼 구축 및 규제, 감독, 생산 시스템 혁신을 위한 기술력 확보가 포함된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이후 새로이 등장한 기술과 관련하여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전 세계 국가들은 고임금과 온라인 근무 환경 등을 제공하여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정책적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기한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인적 자본을 개발 및 개선하기 위한 전략 수립이며, 여기에는 ▲기술 변화에 발맞춘 직업능력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회 및 도전요소 대응 ▲사회 전반적 역량 강화 ▲정책결정과정에서의 정부-산업-학계 연계성 추구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다. 이 중 정부 정책의 산-학 연계와 같은 노력은 경제적 혁신과 디지털화 경향에 부응하여 구체적 사업 진행에 필수적인 새로운 형태의 행동양식 및 지식 창출 과정의 조율을 목적으로 한다.

한편 세계 각국은 디지털화를 비롯한 다양한 최신 기술로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산업정책을 바탕으로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의 성과 보장, 기술의 고속 발전 촉진, 해당 모델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과 혁신 장려, 세계의 기술적 병목(technological bottleneck) 현상에 대한 보다 큰 독립성을 허용하는 제도적 지원 및 규제를 생성하는 과정에서는 민간과 국가 모두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수반된다.

여기서 우리는 각국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기록한 자료를 검토함으로써 통신 인프라, 서비스, 데이터 등 영역에서 디지털화의 발전에 우호적인 환경이 무엇인지 평가할 수 있고, 이와 동시에 고용과 기술 진보를 장려하기 위한 새로운 규제책과 시장 균형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을 수 있다. 한편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생산부문 통합을 설계 및 관리하는 데 있어 주요 과제로 등장한 정보 보안성과 안정성, 통합성 확보도 주요 분석 주제 중 하나이다.

다만 코로나 19 팬데믹은 기존에 끊임없이 성장하던 디지털 생산 모델의 변곡점이 되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사회적 불평등 심화, 기업별 지배구조 및 생산전략 변화, 정치적 동맹관계 재편 등의 형태로 기존의 경제적 조건에 변화를 일으키면서 현대 사회가 지닌 모순점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 각국의 행동 기반인 지정학적 정세의 변동이 초래한 불확실성도 제4차 산업혁명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팬데믹의 등장 이후 현재까지 세계 각지의 민주주의는 약화되는 추세에 있는 반면, 권위주의적 행태를 찬양하는 집단의 등장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사회적 환멸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동향이다.

디지털 산업화 전략의 국가별 차이점
디지털화는 현존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응하는 혁신 방식에는 국가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디지털 프라이버시와 보안성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신뢰와 정보의 원천이 되는 인프라 그리고 사회적 합의 또한 국가별 편차가 큰 자원에 해당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디지털 산업 확장 양태는 기술적 진보 이외에도 정부 정책과 시장 사이의 조율이 디지털 경제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각국의 산업·기술 정책이 타국과 차별화되도록 만드는 기타 요소에는 국가 생산 목표, 지향하는 산업 및 개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치, 그리고 신규 디지털 기술이 생산 과정이나 사회에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역할 등이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소가 작용한 결과 미국과 중국의 산업정책은 세계에서 자국의 기술 주도권을 확립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유럽연합(EU)의 경우 신기술과 관련한 전 세계적인 긴장관계 속에서 신기술의 보안성을 확보하고 규제를 신설하는 작업을 핵심 과제로 삼는다는 특성을 띠게 되었다. 독일은 2006년부터 민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인더스트리 4.0(I4.0)이라는 프로젝트를 개발했다. 거버넌스 관점에서 볼 때 산업계와 정부 간의 광범위한 협력과 전문 중소기업의 매우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슈뢰더,2017). 2011년부터 미국에서는 정부, 산업계, 학계가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정보,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첨단 제조 개발 계획이 수립되었다(NSTC, 2012). 최근에는 미국반도체법(Chips for America Act)과 인플레이션 감소 법(The 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와 통제를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독일 I4.0 모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국가가 주도하는 표준화 시스템에서 인공지능과 5G 네트워크의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마찬가지로 제조 및 로봇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제조의 효율성, 중국 브랜드 홍보, 친환경 제조를 추구했다.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은 과학 논문 및 특허 등록 증가, 5G, 전기자동차, 태양광 패널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Li, 2018).

제4차 산업혁명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상호 조율 적극성은 각국 생산부문의 역사, 그리고 정책 확산 과정에서 각 기관과 주체가 진행하는 소통의 효율성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정례화된 대회의 장이 마련되어 있는 선진국의 경우 기존에 구축된 하이브리드형 혹은 공식 제도적 포럼을 바탕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포맷으로의 전환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에 따라 ▲신규 제도 및 다자간 정보공유 플랫폼 설립 ▲최신 기술 활용 확대 ▲전략 시행 과정에서의 장애물 및 갈등 요소를 줄이기 위한 기관 간 협력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한편 중남미에 위치한 산업화 국가들도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학계 토의, 산업 및 과학·기술·혁신 관련 정책 내에서 자국 수출산업 내 선진기술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늘리기 시작했다.

선진국과 중남미 대표 신흥국의 디지털 산업화 전략 사례
선진국과 중남미의 대표 신흥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에서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모델의 복잡한 구조를 개념화하는 데 어느 정도 진전을 보였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신모델에서 중요성이 높은 요소에는 사회·기술적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혁신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유연한 거버넌스가 있으며, 후자의 구체적 사례로는 정부기관 간 관계 정립,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행위자 사이의 조율이 있다(Motta et. al, 2019; Carmona et. al, 2020; Maggi et. al 2020; Casalet & Stezano, 2021; Casalet, 2018). 특히 세계적 흐름의 변화에 따라 선진국 및 신흥국에서 채택한 디지털 산업화 정책의 방향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미래 예측을 불허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세계에서는 급속한 기술적 진보와 정치적 변동이 결합된 복합적 진화의 경향이 관찰되며, 국가와 지역 사이의 새로운 동맹관계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이 채택한 산업화 정책이 지니는 공통적 특징으로는 ▲자국의 경제적 특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미래 경제발전에 관한 비전의 결합 ▲역랑 개발을 기반으로 한 생산 과정 디지털화에 대한 강조 ▲공공 및 민간부문의 신규 디지털 기술 도입 촉진을 위한 인력 및 기업 대상 교육·훈련을 강조하는 조직 형태 개발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디지털화의 진보는 신규 사업기회 활용, 각종 투자에 동반되는 리스크 경감,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 인적자원의 교육·훈련 등을 구성요소로 하는 새로운 문화 구축을 필요로 한다. 이와 관련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동적 역량(North, Aramburu & Lorenzo, 2018), 구조적 변화(Gorecky et al., 2017; Verhoef, 2021), 기술 평가기준 갱신(Grundke, 2017; OECD, 2019)과 같은 개념의 등장을 예상하고 이를 공공 정책에도 반영한 바 있다. 또한 선진국에 비하면 정도는 덜하지만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새로운 산업화 모델을 반영해 기업환경의 변화를 평가하는 산-학 교류를 증대하고, 전략 시행 과정의 경험과 장애물에 관한 경험을 체계화해 공유하려는 노력을 시행했다.

한편 디지털 경제에 관한 다양한 주체의 경험이 더욱 큰 중요성을 지니게 되면서 현재 세계 각지의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 산업별 클러스터 및 협의체, 기술센터는 정보 공유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기업활동, 산업 및 교육 정책 등의 분야에 제4차 산업혁명 모델을 도입한 여러 프로그램의 성과 및 개도국의 산업화 모델 확산 노력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남미 자동차산업은 전사적 자원관리(ERP), 린 생산(lean manufacturing), 6시그마(Six Sigma)와 같은 신규 기법 도입에 적극적이었는데, 이러한 노력은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에 소재한 여러 기업이 성숙한 산업 주체로 정착한 현 상황을 바탕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혜택을 최대한 확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이다.

디지털 산업화 과정에서 중남미 국가들이 당면한 문제점
생산 과정 내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수행 역할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산업화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한 각국 정부는 산업정책, 과학·기술 정책, 혁신 등의 요소를 포괄하는 여러 전략을 마련했다. 다만 이러한 대응 전략의 방식 및 속도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상당한 편차가 발견되기도 한다. 많은 개도국에서는 경제발전 및 산업정책에 관한 중·장기적 비전이 충분히 개념화되지 못해 단순히 신기술을 개발해 이를 생산 과정에 지체 없이 적용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발견된다. 반면 선진국들은 명확한 국가 전략을 바탕으로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둔 상황이며, 동 계획은 기업별 역량과 재능, 임직원의 능력, 공공·민간 산업협의체의 활동 증진에 중점을 둔다.

상기한 측면에서 중남미 지역이 마주하는 핵심 딜레마는 인공지능(AI), 양자기술, 기타 일반적인 디지털 기술 등 신기술 시장의 격차 해소 전략 측면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생산 구조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생산과정 이질성이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기술 격차가 확대되는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 가용성은 중남미 국가들이 안고 있는 또다른 주요한 딜레마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것은 딥러닝 전략과 강화를 통해 기본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활동을 촉진한 R&D의 주요 동력 중 하나이지만, 중남미 지역 기업들은 의사결정에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의 도입하지 않고 있다. 또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을 위한 자금 조달 체계인 벤처 캐피털도 그 역할이 매우 미미하다.

신규 디지털 기술이 이론적으로 중남미에 가져오는 기회요소는 ▲역내 경제성장, 생산성 향상, 생산구조 다변화 ▲일자리 창출 촉진 및 인적자원의 능력과 역량 신장 ▲늘어나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대(對)정부 불신을 완화하기 위한 포용성, 혁신성, 역동성을 지닌 공공 제도 강화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성장으로의 이행 지원 등 매우 다양하다(OECD, ECLAC & CAF, 2021). 중남미 국가들은 실제로 코로나 19 팬데믹이 맹위를 떨치던 와중에도 사업 및 교육활동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일부 활용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주요 주체 중 신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초 인프라를 보유한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중남미의 디지털 기술 활용을 가로막는 현저한 기술 격차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결론: 중남미의 디지털 산업화 전략을 위한 제언
중남미 지역에서 신기술을 생산 과정에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 요소 중 하나는 디지털화 및 신규 변화점에 대한 연구 수행 기반 관련 지식의 창출이다.  이러한 지식 축적의 주요 대상에는 ▲신규 기술 및 생산 경향이 기업 역량에 미치는 영향 ▲중소기업 및 공급사의 신기술 활용 ▲일반판매조건 하 각 기업의 신규 시장 진입 전략 등이 있다.

한편 중남미에서 포용적인 디지털 변혁을 촉진하는 데에는 역내 기술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도 중요한데, 여기에는 고속 인터넷의 평등한 접근성 보장, 시민의 디지털 역량 신장, 윤리적인 데이터 관리, 디지털 보안성을 갖춘 인프라에 기반한 기술 도입 촉진과 같은 노력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신기술 활용에 있어서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 및 훈련을 통한 인적 역량 배양도 중남미 국가들의 중요 과제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역량과 더불어 창의적 사고 및 소통과 같은 행태·인지적 분야의 능력이 함께 요구되기 때문이다.

상술한 형태의 방향 전환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기업활동 부문에서의 역량 향상에 중점을 두는 공공 정책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특히 정부가 관련 자격증에 대한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이 점에서 일·학습 병행훈련을 통한 학교·직업교육의 강화는 피교육자들이 기술 진보에 따라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측면에서 중남미 각국 정부가 참고해볼 수 있는 모범사례로는 일·학습 병행훈련 장려, 기업의 학교 교육과정 설계 참여, 교육분야 확대, 일자리 시장의 수요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교육기법 도입, 그리고 교육과정 내 자격증 제도 비중 확대 등 EU가 최근 도입한 여러 정책 수단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Goos et a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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