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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아르헨티나, 위안화로 부채 상환...탈(脫)달러 움직임 가속

아르헨티나 EMERICs - - 2023/07/14

☐ IMF 부채 상환에 위안화 사용...사상 최초

◦ 구제금융 6월 상환분 결제를 달러 대신 위안화로
- 아르헨티나가 처음으로 해외 금융 기구에 갚아야 할 부채를 미국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상환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현지 시각으로 2023년 6월 30일,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Fund)으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대출의 6월분 상환 원리금 27억 달러(한화 약 3조 4,317억 원)를 위안화와 특별인출권(SDR, Special Drawing Right)을 이용해 납부했다고 밝혔다.
- SDR은 IMF 회원 가입국이 IMF에 출연한 출자금 비율대로 긴급히 쓸 수 있는 외화 인출권으로, 회원국 모두가 일반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외환 보유액으로 인정한 특수 통화이다. 따라서, 이번 아르헨티나 정부가 구제금융 대출금을 위안화와 SDR로 상환한 점을 감안하면 아르헨티나는 실질적으로 6월에 갚아야 할 구제금융 상환액을 전통적인 통화 중에서는 위안화로 결제했다고 볼 수 있다.

◦ 비슷한 행보 이어질 수 있어 
- 이번에 위안화로 IMF 대출금을 상환하기 전까지 아르헨티나는 모든 대외 부채 원리금을 미국 달러로 상환해 왔다. 이는 미국 달러가 매년 국제 결제의 80~90%를 차지하는 대표 기축 통화이기 때문이며, 실제로 IMF나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국제 금융기구나 정부 사이의 결제 역시 대부분 달러를 통하고 있다.
- 이러한 관행이 자리 잡은 국제 금융 시장에서, 아르헨티나가 대외 부채를 위안화로 상환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이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상징하며, 앞으로 위안화가 계속해서 달러의 자리를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중국 정부 또한 위안화의 국제적 지위를 높이려 하고 있기에, 앞으로 위안화의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메르코수르 역내 무역에 지역 통화 사용 제안

◦ 아르헨티나, “달러 영향에서 벗어나야”
- 아르헨티나는 현지 시각으로 2023년 7월 초, 푸에르토 이과수(Puerto Iguazú)시(市)에서 제62차 메르코수르(MERCOSUR) 정상 회담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세르히오 마사(Sergio Massa) 아르헨티나 경제부(Ministerio de Economia) 장관은 회의에 참석한 메르코수르 정회원국에 수출입 결제 통화 변경을 제안했다.
- 보다 구체적으로, 마사 장관은 메르코수르 정회원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간 상호 무역 거래 시 달러로 수출입 대금을 결제하는 그간의 국제 사회 관행에서 벗어나 무역 상대국의 자체 통화로 결제할 것을 제안했다. 마사 장관은 동시에 메르코수르 회원국이 서로의 통화로 무역할 경우 달러의 영향에서 크게 탈피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통화 및 금리 정책 등 외부 변수에 의한 변동성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 브라질과 논의한 바 있어
- 아르헨티나가 중남미 인근 국가에 달러 영향권에서 보다 멀리 벗어나자고 제안한 것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메르코수르 정회원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이미 2023년 1월 초 공동 통화 창설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브라질은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새로 취임한 상황이었고, 룰라 대통령 역시 중남미에서 미국의 영향력 축소를 원하고 있었다.
- 비록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공동 통화 창설은 무산되었으나 이번에 아르헨티나가 역내 무역에 상대국의 통화를 사용하자고 제안함으로써 중남미에서 탈달러(de-dollarization) 움직임이 가속될 수 있는 여건은 이전보다 강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뿐만 아니라 여타 중남미 국가 역시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부채 상환 또는 수출입 결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극심한 페소 가치 하락...그 자리를 위안화로?

◦ 아르헨티나-중국 통화 스와프에 위안화 예금 허용까지
- 마사 장관이 메르코수르 정회원국에 자체 통화 결제를 제안한 것과 비슷한 시기,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anco Central de la Republica Argentina)은 시중 은행이 위안화 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일상생활에서 위안화가 보다 널리 쓰일 수 있는 금융 환경을 조성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 또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3년 1월 아르헨티나-중국 통화 스와프 한도액을 확대했으며, 6월에는 통화 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에 더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향후 중국과 무역 시에는 위안화나 페소로 직접 대금을 결제할 것을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적어도 대(對)중국 무역에서는 더 이상 달러가 이전처럼 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 위안화가 달러와 페소까지 대체하나
- 아르헨티나가 달러를 대신할 수단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있다. 아르헨티나는 2023년 100%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겪는 등 페소 가치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통화 가치의 급락으로 아르헨티나 국내 경제 불안이 커졌으며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외환 시장에서 페소를 달러로 교환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을 야기했다. 
- 이번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위안화 예금을 허용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페소 가치를 믿지 못하는 다수 국민이 달러와 비트코인으로 재산을 보전하고 거래를 시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위안화 예금 허용은 페소의 자리를 위안화가 대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여기에, 대(對)중국 무역에서 위안화를 사용하는 중남미 국가가 점점 더 늘어나는 현 상황에서 중남미 역내 무역 통화를 변경하려는 아르헨티나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위안화 사용량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달러 헤게모니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아르헨티나가 과연 유의미한 탈달러화를 이루어내고 외환부족과 페소 가치 불안이라는 오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위안화의 위상은 어떻게 변화할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El Pais, Argentina uses yuan for the first time to settle part of its IMF deb, 2023.07.01.
Buenos Aires Herald, Argentina to pay the IMF with yuan and SDRs, 2023.06.29.
Global Times, Argentina’s expanded use of yuan will speed up Chinese currency’s internationalization, says expert, 2023.07.02.
Merco Press, Argentina insists on local currency agreements within Mercosur, 2023.07.04.
Market Insider, Argentina's currency crisis is so dire that it's allowing people to open bank accounts using the Chinese yuan, 2023.07.03.
Fresh Plaza, Argentina insists on local currency agreements within Mercosur, 2023.07.04.
Yahoo! Finance, Dedollarization is under threat in Argentina after the US dollar zoomed 5,000% versus the peso over the past decade,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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