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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인도네시아 무역·투자 및 경제협력 발전 동향

인도네시아 Hendra Manurung Pajadjaran University Research Associate 2023/08/01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1973년 수교 이래 지역 차원의 양자협력을 바탕으로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는 인도네시아(이하 ‘인니’)와 한국은 2017년 11월 8~10일 문재인 전(前) 대통령의 인니 국빈방문과 함께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당시 양국 정상은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성명(Joint Vision Statement for Co-Prosperity and Peace, 이하 ‘공동비전성명’)’ 발표와 함께 양국 간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데 합의했고, 이에 따른 중점 협력분야로 ▲국방·외교 ▲양자무역 및 인프라 개발 ▲인적 교류 ▲지역·글로벌 협력을 선정했다. 공동성명의 당사자로서 현재도 재임 중인 인니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이하 ‘조코위’) 대통령은 인니 수도권 상수도원 개발 및 스마트시티 역량 육성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Indonesian Cabinet Secretariat, 2022).

2017년에 전략적 동반관계를 선언하고 2023년에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니는 양자무역 규모를 더욱 빠르게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여기에 더해 한국의 인니 투자도 석유화학단지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사업 등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Suk-yee, 2022). 이러한 맥락 아래 본고는 전략적 동반관계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한 한국과 인니 간 경제협력 동향을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한국-인니 무역 및 투자 현황
목재 합판, 식물성 유지, 신발, 철강 중간재 등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여러 품목을 주력 수출품목으로 삼고 있는 인니는 아태지역 내 핵심 교역국인 한국을 대상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이외에도 석탄, 천연고무, 구리광, 제지용 목재 등을 주로 수출한다. 또한 앞으로 한국 시장 진출 잠재력이 큰 인니 산 상품에는 가공식품, 어업상품, 커피, 신발, 가구, 목재 합판, 직물(실 포함), 숯, 목재 펠릿, 팜 껍질(PKS, palm kernel shells)이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인니 교역액은 10.43% 감소하였다. 그러나 2017년 11월 일반적인 전략적 동반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관계로의 격상이 발표되고, 이듬해인 2018년에는 교역액이 전년 대비 12.5% 늘어난 185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4조 2,000억 원)로 다시 반등했다. 참고로 이 중 인니가 한국으로 수출한 금액은 103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3조 5,000억 원), 한국에서 수입한 금액은 82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7,000억 원)로, 인니는 2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2조 8,000억 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또한 석유 및 천연가스를 제외한 기타 상품 교역액도 2018년 1~11월 151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9조 8,0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40% 증가했다.

한편 한국은 인니에 2017~2021년 도합 81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6,000억 원)를 투자하면서 세계 3위의 인니 투자국으로 부상했고, 2021년 한 해에는 18억 달러(한화 약 2조 3,000억 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은 인니는 2022년부터 한국과 에너지 분야 개발에 관한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으며, 양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석유정제제품, 석탄 교역량을 늘림과 동시에 석유, 가스, 석탄, 전력 분야에서도 호혜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 한국 기업이 인니에 투자를 약정한 금액은 도합 67억 8,000만 달러(한화 약 8조 8,000억 원)에 달한다.

한국 기업들이 동남아 및 인니에서 진행 중인 투자사업 현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이 인니를 포함한 아세안 국가에 투자하는 금액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코로나 19 대유행이라는 악재를 겪었던 2021년에는 한국의 대(對)아세안 투자액이 89억 달러(한화 약 11조 6,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의 99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2조 9,000억 원)에 비해  감소하는 예외적 결과가 나타났다(Yoon, 2022). 또한 한국 기업의 2019~2022년 지역별 인니 투자액을 살펴보면 서자바(West Java)주(州)가 약 276만 달러(한화 약 36억 원; 4,083개 사업), 반텐(Banten)주(州)가 약 151만 달러(한화 약 20억 원; 2,168개 사업), 중부자바(Central Java)주가 약 76만 달러(약 10억 원; 1,403개 사업)로 상위권을 차지한다(Indonesia Ministry of Investment, 2023). 양국 투자협력의 대표적 사례로는 2022년에 인니 투자부 및 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Krakatau Steel)과 한국 POSCO가 전기차용 철강산업 투자 및 인니 신수도 건설사업 참여를 골자로 체결한 63억 7,000만 달러(한화 약 8조 3,000억 원) 규모의 MOU를 들 수 있는데, 이 사업은 현지에 약 5만 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니 경제협력 발전과 동반관계 심화
양국관계가 이처럼 깊어진 주요 계기 중 하나는 아세안(ASEAN) 회원국 및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한국의 문재인 전(前)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과 함께 발표한 신남방정책이다. 2017년에 서로 조우한 양국 정상은 민주주의, 인권, 개방 경제라는 공통의 원칙과 가치에 기반한 특별 전략적 동반관계 수립을 선언하고, 단순한 교역을 넘어 상호 조력의 정신에 입각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특히 보고르궁(Bogor Palace, 인니 대통령궁)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문재인 전(前) 대통령이 2017년 11월 9일에 발표한 공동비전성명은 양자협력의 중점분야를 다루는 핵심 문서로, 여기서 다루는 경제협력의 중점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및 신규 채널을 통한 고위급 전략 소통 강화
2. 투자·무역관계의 지속 심화: 2022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한화 약 39조 원) 목표 달성 및 인니산 팜유, 과일, 어업상품의 한국 시장 접근성 개선 등
3. 인니 정부의 한국 기업 자국 진출 및 투자 장려: 인니 산업화, 인프라 및 연결망 개발, 지역별 성장·발전 등 다수 분야
4. 글로벌인프라펀드(GIF)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한국 정부의 인니 인프라 개발 지원: 수자원 관리, 수송, 공공주택, 발전 등
5. 신규 성장동력에 대한 양국의 투자 촉진: 관광업, 콘텐츠산업, 친환경 에너지, 보건·의료 서비스, IT 등
6. 제3국 개발 지원을 위한 삼자 협력 기제 도입

한편 2017년 국빈방문 행사 당시 한국과 인니가 합의한 경제협력의 내용은 <표 1>과 같다.

<표 1> 2017년 한-인니 경제협력 주요 합의사항


자료: 주한 인니대사관(2018)

또한 2018년 9월 9~11일 진행된 조코위 대통령의 답례 방한 당시 경제협력 관련 합의사항은 <표 2>와 같다.


<표 1> 2017년 한-인니 경제협력 주요 합의사항

자료: 인니 경제조정부(2022)


또한 한국과 인니는 지난 2012년 포괄적 경제 동반관계협정(IK-CEPA) 추진에 합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심화 ▲무역·투자 촉진 ▲협력 및 역량개발 등 3개 분야를 중심으로 무역·경제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본 협정 관련 논의는 2014년에 열린 제7차 협상 이후 일부 이견 지속으로 일시 중단되었으나, 2018년 조코위 인니 대통령의 한국 답방 당시 양국 정상이 협상 지속 의지를 표명하면서 다시금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양국은 2018년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East Asia Summit)에서 접촉해 호혜성 원칙에 입각한 IK-CEPA 협상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고(ANTARA, 2019), 궁극적으로 협정 내용의 최종 합의 및 의회 비준이 완료되면서 IK-CEPA가 2023년부터 발효되었다. 또한 2022년 2월에는 양국 정상의 2018년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경제협력 합동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투자·무역 ▲산업 ▲에너지·광물자원 ▲전자상거래를 다루는 4개의 산하 실무그룹 논의에서 양국 간 다양한 분야의 협력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Indonesia Coordinating Ministry for Economic Affairs, 2022).

결론: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추가 협력의 필요성
오늘날의 국제정세는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니가 세계 평화 및 역내 안정화에 더욱 많이 기여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아태지역은 경제 등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전략적 경쟁으로 인한 여러 문제와 분쟁에 직면해 있으며, 지난 3년간 한국과 인니를 비롯한 세계의 모든 국가들에 악영향을 미친 코로나 19 팬데믹도 글로벌 경제의 성장 침체를 불러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관계에서 각국이 겪고 있는 경쟁과 권력 다툼, 경제적 불확실성은 어렵고 복잡한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그 대표적 사례로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 및 안정화 문제를 들 수 있다. 또한 남중국해 해역에서의 긴장과 경쟁도 한국 및 인니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는데, 특히 남중국해의 여러 섬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고 여러 지역에서 다른 국가들과 영토 및 주권 분쟁 중에 있는 중국이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 존재한다.

현재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 지역에서 인니는 역내 비동맹 진영의 맹주로서 다양한 관련 구상을 주도하고 있으며, 환인도양연합(IORA, Indian Ocean Rim Association), G20, 아세안, 믹타(MIKTA, Mexico Indonesia Korea Turkey Australia),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등 여러 다자간 협의체에도 참여하고 있다.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인니는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 중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는 중립 기조를 고수해 왔고, 아세안만의 인태전략을 담은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ASEAN Outlook on the Indo-Pacific)’ 문서 작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 아래 한국과 인니는 방산협력 확대, 역량개발 지원 증대, 연구·개발 강화 등에 힘쓰면서 호혜적인 산업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양국은 지금까지 정치와 경제 분야를 망라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니는 한국산 군사장비, 함정, 잠수함을 구매하는 주요 고객으로, 양국 사이에는 이미 견고한 수준의 방산협력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한국에게도 인니는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아태지역 내 전략적 협력의 중요한 파트너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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