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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소극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과의 관계 개선 가속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3/08/25
☐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관계 개선 가속화
◦ 이란 외무부 장관, 사우디 공식 방문
- 8월 17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Hossein Amir-Abdollahian) 이란 외교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Faisal bin Farhan Al Saud) 사우디 외교장관을 만나 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진전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파이살 장관은 사우디와 이란 관계 정상화가 지역 안보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8월 18일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무함마드 빈 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와도 만나 양국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회담에서 파이살 사우디 외교장관은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이란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지난 6월 파이살 장관이 이란을 방문했을 때도 살만(Salman) 사우디 국왕은 라이시 대통령을 초청한 바 있다. 초청에 대해 라이시 대통령은 적절한 때가 되면 사우디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사급 관계 복원, 안보 협력 가능성도 모색화
- 양국 간 대사급 관계도 복원되었다. 지난 6월 이란은 사우디 주재 대사관을 재개관했으며,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도 8월 업무를 재개했다. 파이살 장관은 대사관 업무 재개가 양국 관계가 다시 한걸음 발전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이란 외무부 장관의 사우디 방문에는 알리레자 에나야티(Alireza Enayati) 신임 주(駐)사우디 이란 대사도 동행했다.
- 8월 16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국제안보컨퍼런스에서 사우디와 이란 국방부 고위 인사들이 별도 회담을 개최했다. 탈랄 알-오타이비(Talal al-Otaibi) 사우디 국방부 차관보와 아지즈 나시르자데(Aziz Nasirzadeh) 이란군 참모총장이 회담에 참여해 양국 간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사우디, 팔레스타인 대사 임명하며 이스라엘의 불만 촉발
◦ 사우디, 최초로 팔레스타인 대사 임명
- 8월 12일 사우디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의미로 나이프 빈 반다르 알-수다이리(Naif bin Bandar Al-Sudairi) 요르단 주재 대사를 팔레스타인 비상주 대사 겸 예루살렘 총영사로 임명했다.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대사를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대사 임명을 환영했고, 알-수다이리 대사의 신임장을 받은 마즈디 알-칼리디(Majdi al-Khalidi) 팔레스타인 대통령 외교 자문은 이번 대사 임명이 사우디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형제애를 돈독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편 8월 13일 엘리 코헨(Eli Cohen)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이 대사 임명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사우디가 대사 임명에 관해 이스라엘과 사전 소통한 적은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코헨 외교장관은 예루살렘에 사우디의 팔레스타인 공관을 세우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론 고려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우디의 정책이 변화했다는 분석
- 이번 대사 임명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우디의 정책이 변화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집권한 이후 사우디가 팔레스타인에 냉랭한 정책을 펼쳤다는 분석이 있으며, 대표적으로 독일국제안보문제연구소(Germa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and Security Affairs)의 걸프 지역 전문가인 귀도 슈타인베르크(Guido Steinberg)는 지난 2018년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빈 살만 왕세자의 외교 정책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그러나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걸프 지역 전문가인 안나 제이콥스(Anna Jacobs)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아랍 및 이슬람 세계의 여론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아랍 및 이슬람 국가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지지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랍 여론은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편으로, 2020년 14개 아랍 국가에서 수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팔레스타인 문제는 아랍 전체의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아직 여러 장애물 남은 것으로 평가
◦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에 여러 장애물 존재
-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놓았다. 지난 7월 차치 하네그비(Tzachi Hanegbi)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관계 정상화 합의가 앞으로 진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타결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8월 9일에는 존 커비(John Kirby)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관계 정상화가 임박했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여전히 논의해야 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입장 차이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미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수준의 방위 조약 체결, 미국산 무기 도입, 민간용 원자력 개발 허용을, 이스라엘에는 서안지구 내 정착촌 건설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국가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던 척 프레일리치(Chuck Freilich)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크게 양보하는 조건 하에서만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따른 여론 악화를 무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이스라엘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분석했다.
◦ 이스라엘 내에서는 사우디가 요구한 조건에 불만도 제기
- 그러나 이스라엘 극우파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요구에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의원인 오리트 스트록(Orit Strock)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련해서는 더 이상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강경 우파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Itamar Ben-Gvir) 국가안보부 장관은 팔레스타인에 영토를 내어 주는 등의 양보가 필요한 조건이라면 아랍 국가와의 관계 정상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 한편 이스라엘의 우지 라비(Uzi Rabi) 모셰 다얀 중동아프리카연구소(Moshe Dayan Center for Middle Eastern and African Studies) 소장은 사우디가 이란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이후에도 양국 사이에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란을 견제하는 것은 사우디와 미국, 이스라엘 모두의 공동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라비 소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스라엘의 이익을 위해서도 팔레스타인에 일정 정도 양보해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Iran’s top diplomat extends Saudi trip, meets Crown Prince MBS, 2023. 08. 18.
DW, Will Saudi envoy to Palestinians overshadow Israel ties?, 2023. 08. 18.
Al-Jazeera, Iran FM in Saudi Arabia, says relations ‘on the right track’, 2023. 08. 17.
Arab News, Saudi, Iran officials discuss defense ties in Moscow, 2023. 08. 17.
The New Arab, Explainer: Is Saudi Arabia keen on normalising relations with Israel?, 2023. 08. 15.
CNN, Saudi Arabia appoints first envoy to Palestinians amid talks on Israel normalization, 2023. 08. 14.
Al-Jazeera, Palestinian officials welcome first Saudi Arabia ambassador, 2023. 08. 12.
Al-Jazeera, US says no framework agreed yet for Israel-Saudi normalisation deal, 2023. 08. 09.
Al-Jazeera, Road to normalising ties with Saudi Arabia ‘still long’: Israeli official, 2023. 0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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