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과테말라, 야권 아레발로 후보 대선 최종 승리
과테말라 EMERiCs - - 2023/08/25
☐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52대 대통령으로
◦ 대선 결선 투표 종료
- 과테말라의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었다. 과테말라는 현지 시각으로 2023년 8월 20일 일요일, 두 명의 후보가 1:1로 맞대결하는 대선 결선 투표를 치렀다. 현(現) 집권당 대표로는 알바로 콜롬(Álvaro Colom) 과테말라 47대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국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희망국가연대(UNE, Unidad Nacional de la Esperanza)의 산드라 토레스(Sandra Torres) 후보가 나섰고 야권의 선봉에는 풀뿌리운동(Movimiento Semilla) 소속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Bernardo Arevalo) 후보가 나섰다. 아레발로 후보는 과테말라 24대 대통령을 지닌 후안 아레발로(Juan José Arévalo) 전(前) 대통령의 아들이기도 하다.
- 선거의 결과는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최종 개표 결과, 아레발로 후보가 유효 투표의 58%를 획득하여 알레한드로 쟈마떼이(Alejandro Giammatte) 현(現) 대통령의 뒤를 이을 차기 대통령으로 낙점되었다. 과테말라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지난 2020년 취임한 쟈마떼이 대통령은 2024년 1월 14일 대통령 집무실의 열쇠를 아레발로 당선인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 전 세계 각계 연이은 축하 인사...쟈마떼이 대통령은 즉각적인 인수인계 개시 약속
- 아레발로 당선인의 승리 소식이 전해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과테말라 대선이 공정하고 평화롭게 진행되었다”고 발언했다. 요세프 보렐(Josep Borrell) EU(European Union) 외교정책대표는 “대선 결과가 명확하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과테말라의 모든 기관이 대선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루이스 알마그로(Luis Almagro) 미주기구(OAS,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총장도 아레발로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 한편, 쟈마떼이 대통령 역시 이번 대선이 합법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다고 발언하며 SNS를 통해 아레발로 당선인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아레발로 캠프의 차기 정부 구성에 차질이 없도록 과테말라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결과를 확정하는 즉시 대통령직 인수인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여곡절 많았던 대선
◦ 후보 등록 허가 기준 공정성 논란에 지지율 1위 후보 자격 정지까지
- 이번 과테말라 대선은 후보 등록 기간부터 결선 투표 종료까지 출마 후보의 이력 및 공약과는 별개로 선거 외적인 측면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다. 먼저, 선거관리위원회는 쟈마떼이 현(現) 대통령에 반대하는 지역 원주민 출신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반면, 친(親)정부 성향의 후보는 범죄 이력에도 불구하고 후보 등록을 허용한 뒤 논란이 일자 이를 번복하는 등 불안정한 행보를 여러 차례 보였다.
- 후보 등록과 관련한 가장 큰 사건은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시민번영당(Prosperidad Ciudadana)의 카를로스 피네다(Carlos Pineda) 후보의 자격 정지이다. 이로 인해 피네다 후보의 대선 1차 투표 출마가 무산되었다. 정부 비판적인 피네다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하자 선거관리위원회가 정부의 입김을 고려해 무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 풀뿌리운동 활동 중지 명령, 1차 투표 후에는 개표 중단도
- 논란은 1차 투표 이후에도 이어졌다. 선거 과정에서 관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되었던 대선이었던 만큼 과테말라 국민의 불만이 컸으며 1차 투표 개표 결과 기권표의 비중이 17%에 달했다. 이는 1차 투표 당시 득표율 1위였던 토레스 후보의 득표율 15.7%를 넘는 수치로, 과테말라 국민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여러 친(親)정부적 결정에 무효표로 항의를 표현한 것으로 과테말라 정계는 분석했다.
- 또한, 1차 투표 후 아레발로 후보가 2위에 올라 결선 투표에서 아레발로 후보를 중심으로 야권 성향 유권자의 결집이 예상되자 최종 당선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제기되었다. 이후 1차 투표 개표가 중단되고 투표 결과의 공식화가 연기되었다. 이는 전자투표기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토레스 후보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는 여당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과테말라 법원은 아레발로 당선인 지지 서명 중 일부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서명을 발견했다며 아레발로 당선인의 소속 정당인 풀뿌리운동에 활동 중지를 명령하기도 했다.
☐ 극적인 승리...부패 척결 목소리 높인 아레발로 당선인, 그는 누구인가
◦ 당선과 거리가 먼 제3의 인물, 가장 큰 목표는 ‘부패 척결’
- 아레발로 당선인은 1차 투표 전 야권 진영에서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피네다 후보의 탈락으로 여당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결선 투표 전에는 소속 정당의 활동 중지로 인해 한 때 당선인 본인의 후보 자격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처했으나 이번 대선의 최종 승리자가 되는 이변을 연출하였다.
- 아레발로 당선인의 대선 캐치프레이즈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은 ‘부패 척결’이었다. 과테말라는 고위 정치인의 비리 의혹부터 쟈마떼이 현(現)대통령에 대한 특별 수사를 진행하던 담당 검사가 해외로 망명하는 등 과거부터 정부 기관과 법조계가 부패로 연결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대선 유세 기간에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가장 먼저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기 위해 성역없는 수사를 벌일 것이라 강조하였고, 정치권과 법조계의 오랜 비위 행위에 지친 과테말라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 좌파 성향...친중 행보 강화하나
- 아레발로 당선인의 아버지인 후안 아레발로 전(前) 대통령은 과테말라 혁명 이후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좌파 성향 대통령이었다. 아들인 아레발로 당선인 역시 이러한 아버지의 정치적 영향을 받아 좌파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소속 정당인 풀뿌리운동 역시 중도 좌파 계열로 분류된다.
- 아레발로 당선인은 쟈마떼이 현(現) 대통령을 비롯한 이전 우파 성향의 대통령과는 달리 보다 친(親) 중국 성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레발로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중국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테말라는 대만과의 정식 수교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로, 아레발로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차기 정부에서는 과테말라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 이번 대선을 둘러싼 여러 이슈와 진행 과정을 고려할 때, 아레발로 당선인의 승리는 여러 상황적 우연이 겹친 기적적인 결과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과연 아레발로 당선인이 자신의 줄곧 외쳤던 성역 없는 비리 수사로 과테말라의 정계를 개혁할 수 있을지, 또한 대(對) 중국 외교 정책은 어떻게 될 것인지 향후 정책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Calls for smooth transition as Arevalo wins Guatemala presidential election, 2023.08.21.
CNN, Anti-corruption candidate Bernardo Arévalo wins Guatemala’s presidential election, 2023.08.21.
France 24, Guatemala's anti-corruption candidate Bernardo Arevalo wins presidential election, 2023.08.21.
The Guardian, Anti-corruption campaigner wins Guatemala presidential election, 2023.08.21.
Aljazeera, Guatemalan presidential frontrunners set for run-off, 2023.06.26.
Reuters, Analysis: Emergence of Guatemalan anti-graft champion shakes up election, 2023.06.27.
The Guardian, Guatemala election takes unexpected turn as centrist claims place in runoff, 2023.06.26.
NBC News, Guatemalans protest government interference in August's election, 2023.07.26.
Reuters, US urges Guatemala to ensure no interference in election after raid, 2023.07.25.
Focus Taiwan, Taiwan hopes Guatemala will resolve electoral turmoil democratically, 2023.07.25.
Aljazeera, Progressive Arevalo leads in poll ahead of Guatemala presidential election, 2023.08.16.
teleSURtv, Arévalo Keeps Lead in Vote Intention for 2nd Round in Guatemala, 2023.08.16.
Reuters, Guatemala's presidential run-off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전글 | [KIEP Video Report] 영상보고서: 미국도 중국도 “좋은 이웃”👍 G2 관심 쏟아지는 ‘라틴아메리카’ | 2023-08-24 |
---|---|---|
다음글 | [이슈트렌드] 멕시코, 미국과 GMO 옥수수 분쟁 심화 | 2023-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