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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인도의 우주 산업 민간 부문 활성화 정책과 한국 기업의 투자 기회
인도 Dr. Ram Singh Indian Institute of Foreign Trade Professor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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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인도 정부는 우주 산업 부문의 민간 부문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하고, 민간 참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국내외로 확대되어 가는 상업적 기회를 모색하기 위하여 ‘2023 우주정책(Space Policy 2023)’을 발표했다. 본 정책에 따르면 인도의 대표 우주기관인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Indian Space Research Organization)의 역할은 고급기술 연구·개발로 국한되고, 위성, 우주선, 발사체계 제조와 조립, 우주 관광·탐사 상품 개발, 위성기술 활용처 및 서비스 발굴 등 다양한 실무는 민간에서 전담하게 된다. 또한 인도는 외국 기업의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한 자국 우주부문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인도의 투자 진흥 담당 정부기관인 인베스트 인디아(Invest India)에 의하면 인도의 우주 부문 경제 규모는 2020년을 기준으로 96억 달러(한화 약 12조 4,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우주 관련 경제 규모의 2~3%에 해당하며, ISRO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규모를 지닌 우주 기관이다. 인도는 이번 민간 부문 활성화 결정을 바탕으로 우주 부문 민간 사업자들의 협력, 합작, 경쟁을 촉진하고 국내 역량을 제고하여 2025년까지 우주 부문 가치 130억 달러(한화 약 16조 7,000억 원), 2030년까지 세계 우주 경제 규모의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이다. 이 점에서 인도가 내놓은 2023년 우주 정책은 개혁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우주 경제 및 여기에 수반되는 기회를 주도하는 주체인 민간 부문의 참여를 촉진하는 바람직한 구상으로 평가할 수 있다.
II. 글로벌 우주 산업 동향
글로벌 우주 산업의 규모는 2021년 기준 4,690억 달러(한화 약 600조 원)로 추정된다(<그림 1> 참조). 스페이스테크 애널리틱스(SpaceTech Analytics, 2021)에 따르면 2021년 우주기술 관련 사업의 국가별 비중은 미국이 56.4%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영국(6.5%), 캐나다(5.3%), 중국(4.7%), 독일(4.1%)이 이으며, 인도는 3.6%로 6위를 차지했다. 우주부문은 우주의 연구와 탐사, 활용처 발굴을 비롯한 다양한 핵심 활동을 포괄하고, 서비스 산업이라는 특성상 해당 부문이 정확히 무엇을 다루는지에 대한 정의는 일부 상이할 수 있다.
우주 경제에는 통신 목적으로의 우주 활용 그리고 과학·상업적 목적으로의 우주 조사 및 탐사 등 여러 하위 분야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는 2021년 기준 글로벌 우주 경제의 26%를 차지한 통신 활동(주로 소비자용 TV 방송 송출)이다. 통신 활동의 성장 속도가 앞으로 더욱 높아져 2040년에는 전체 비중에서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인프라에 사용되는 우주 기반 기술 또한 염가에 보급되면서 사회 전반에서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위성의 주력 활용처인 통신 활동 이외에 군사·과학 연구를 비롯해 다른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위성 서비스도 글로벌 우주 경제에서 큰 비중을 지닌다. 특히 위성 발사 분야에서 안정성과 경제성, 고실적을 기록한 신흥 주자라는 고유한 입지를 지닌 인도는 로켓 하나로 104개의 위성을 쏘아 올린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프랑스,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한국 등에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술적 역량 성장으로 한 번 에 다수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의 위성 발사 횟수는 연평균 128회의 발사를 진행했던 1960~1970년대에 비해 다소 줄어든 편이다. 참고로 2019년을 기준으로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은 총 1,514개로, 이 중 1,327개가 미국 소유이다.
<그림 1> 2009~2021년간 글로벌 우주경제 규모 추이(단위: 억 달러)
자료: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946341/space-economy-global-turnover/
III. 인도의 새로운 우주 정책
인도는 신규 우주 정책에 따라 자국 내 우주 부문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마다의 임무를 부여받은 3개 기관을 창설했다(<그림 2> 참조). 이 중 첫 번째 기관인 우주 진흥 및 인가 센터(IN-SPACe, Indian National Space Promotion and Authorization Centre)는 민간기업이 공정한 조건 아래 인도의 우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우주 관련 활동을 전개하거나 인도의 우주자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주체들을 ISRO와 연결시켜주는 중간자 역할도 수행한다. IN-SPACe는 우주기술 인큐베이터(incubator)와 스타트업, 민간주체 및 우주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인도 우주경제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함으로써 우수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을 목표로 삼고, 승인을 얻은 민간기업이 국가 우주부문 및 연관 지식경제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도록 돕는다.
<그림 3> 한국의 인도 우주 부문 투자기회
자료: 저자 자체제작
두 번째 신설기관은 우주국(Department of Space) 산하 우주진흥이사회(Indian National Space Promotion Board)로, 해당 이사회는 민간·비정부 사업가의 우주 분야 진출을 장려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인도의 우주정책은 ISRO의 업무를 연구·개발, 행성 탐사, 탐사임무 수행, 우주의 전략적 활용 등 고차원적인 분야에 국한하고, 이외에 위성 발사, 원격탐지, 날씨정보 수집 및 예보와 같은 실무는 민간부문이 담당하게 한다는 기조를 삼고 있다. 우주부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는 ISRO가 중요 주제의 집중적 연구와 지리전략적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여타 업무를 분리함으로써 전략적·실용적 국익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신설기관은 뉴스페이스인디아(NSIL, New Space India Limited)인데, 인도는 NSIL의 활동을 바탕으로 자국 우주활동을 현대화하고 기존의 공급주도형 모델을 수요주도형 모델로 전환해 글로벌 우주경제에서의 국가적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 아래 NSIL은 주로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수요주도형 분야의 사업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담당하는데, 이는 민간 부문의 상업벤처 참여를 장려하는 IN-SPACe와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이처럼 인도의 2023년 우주정책은 우주진흥이사회와 ISRO, IN-SPACe, NSIL과 같은 여러 기관에 명확히 구분된 역할과 책무를 부여한다. 또한 민간 부문이 위성 및 로켓 제작, 자료수집, ISRO 설비의 유료 사용 등의 형태로 우주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본 정책은 민간 부문의 신규 인프라 투자를 촉진해 글로벌 우주경제에서 인도의 비중을 현재의 2~3%에서 2030년에는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IV. 한국 기업의 투자기회
독자적 위성 발사기술을 보유한 인도와 한국은 우주 부문에서의 위성기술, 설계, 발사 관련 전문기술 교류를 전개하는 등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며 여러 합작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협력국이자 선의의 경쟁국이다. 한국은 1999년 우리별 3호(KITSAT-3) 발사 시 인도의 ISRO 설비를 활용한 바 있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Korea Aerospace Research Institute)와 ISRO가 우주로부터의 지구 관측 임무에서 협력한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과 인도는 지금까지 기후패턴, 기후변화, 자연재해를 관측하는 위성을 공동 개발하여 발사하는 등의 협력을 진행했고, 해당 분야에서의 정보 및 기술교류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
인도와 한국은 앞으로도 우주 연구와 탐사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자 하며, 주요 협력 분야에는 천문학, 천체물리학, 행성 탐사, 우주과학 연구 등이 있다.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인도의 자유주의적 정책 기조를 감안하면 한국의 민간 기업 및 스타트업도 향후 인도의 위성 제조 및 발사, 우주 기술 활용처 발굴 및 관련 서비스 사업에 진출해 현지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호협력관계는 투자를 받는 인도는 물론, 한국 입장에서도 우주 기술 및 과학적 지식의 진보 차원에서 이익이다(<그림 3> 참조).
<그림 3> 한국의 인도 우주 부문 투자기회
자료: 저자 자체제작
한국이 기술이전과 산업협력의 형태로 인도 우주 부문에 참여하게 되면 물론 당사자에게도 이익이지만, 이를 계기 로 이루어지는 기술적 진보와 제조 역량, 모범 사례 공유는 한국과 인도 양국의 상업적 글로벌 우주 활동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된다. 이 점에서 합작 벤처 설립, 연구 협력, 기술 제휴 등의 노력은 양국 모두의 우주 산업에 도움을 주는 윈-윈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우주 부문 교육 및 역량 개발 분야에서의 협력도 양국의 유능한 인재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데, 이 점에서 인도와 한국의 우주 담당기관이 지식교환과 재능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해 상호 간 많은 점을 배우는 형태의 협력도 검토할 가치가 있다. 특히 한국이 기술적 고도화에서, 인도가 위성·통신 서비스의 가격 접근성에서 각각 강점을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의 협력은 상당한 수준의 시너지를 발생시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V. 결론: 한국 기업의 투자 유망 분야 및 유의점
인도의 우주 부문 민간 부문 활성화 기조는 민간 부문의 경제적 기회를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점에서 한국의 투자자, 사업가, 스타트업, 기술 인큐베이터 등 다양한 민간주체가 고려할 만한 투자 유망 분야는 다음과 같다. 물론 투자 잠재력이 다대한 분야는 아래 목록 이외에도 여럿 존재하지만, 해당 목록에 어떤 사업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서의 구체적인 투자기회 모색에 유용한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성 제조 및 조립: 인도의 우주 부문이 민간에 개방되면서 개별 기업이 위성 제조와 조립 설비를 건설해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는 위성 부품 생산, 위성 하부체계 통합, 완성품 조립 등이 있으며,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면 염가의 장비 제조역량이 신장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상업화 서비스 공급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위성 발사 서비스: 민간 부문 활성화 정책 시행으로 인도에서는 민간 기업도 위성 발사 서비스 분야에 진출해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유관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시장이 등장하도록 촉진함으로써 가격을 낮추어 더욱 다양한 탑재물이 위성을 이용해 우주로 향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민간 기업의 주도로 발사체 및 관련 인프라가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
위성기술 적용 상품 및 서비스: 인도의 신규 우주정책은 민간기업이 통신, 방송, 지구 관측,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 등 위성 기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효과도 불러온다. 지식경제의 발전에는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은 지식 제공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서비스는 인도와 한국 모두의 제4차 산업혁명에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한국은 우주 서비스 기지를 인도에 설치함으로써 디지털 경제 진흥이라는 정책목표 달성을 가속화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의 민간 기업도 인도와의 협력에서 얻은 위성자료를 농업, 도시계획, 재난관리, 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혁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연구·개발(R&D): 인도의 신규 우주 정책은 우주 기술 관련 활동을 대상으로 한 R&D 민간 투자를 장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이 위성기술, 추진체계, 탑재물, 데이터 처리 기술 등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게 되면 혁신과 기술의 발전이 촉진되어 새로운 지식기반 경제를 창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주 관광 및 탐사: 우주 부문이 발전을 거듭할수록 민간 기업이 우주 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기회도 늘어나게 되는데, 미국 소재 기업들은 이미 해당 분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 관광이 현실화되면 이용객들이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지구 궤도권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민간 우주 관광 산업이 성장하게 되며, 이외에 달이나 화성과 같은 천체 탐사도 향후 민간 기업의 참여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합작·협력 사업: 인도의 새로운 우주 정책은 민간 기업과 학계, 연구기업의 협력 사업을 장려하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과 인도의 민간 주체가 협력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혁신과 지식공유, 기술이전이 촉진되어 경제성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고,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우주 산업 생태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인도의 새로운 우주 정책은 한국의 투자자, 민간기업, 기술 인큐베이터, 그리고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인도의 우주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이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투자할 의향을 지닌 모든 주체들이 유의해야 할 도전요소나 규제적 장애물도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인도의 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사업내용 조정이나 리스크 경감 조치 등 우려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하고, 현지의 인·허가 제도나 산업표준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해 인도 내 민간 우주 부문에 공정한 경쟁자로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주체는 해당 부문을 관할하는 인도의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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