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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파라과이-아르헨티나, 파라냐강 통행료 갈등 심화
파라과이 EMERICs - - 2023/09/16
☐ 다시 불거진 파라냐강 통행료 분쟁
◦ 파라과이 바지선 억류
- 아르헨티나에서 파라과이 국적의 화물 운반선이 억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시각으로 2023년 9월 6일, 아르헨티나 국경수비대(PNA, Prefectura Naval Argentina)는 아르헨티나 영토 내 파라냐(Paraná)강을 운항하던 바지선 1척이 당국의 허가 없이 통행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단속했다. 해당 바지선은 파라과이 물류 기업 메르큐리오그룹(Mercurio Group SA) 소유 선박으로, 270만 리터의 연료 수출을 위해 파라냐강을 지나고 있었다.
- 자사 소속 바지선 억류 소식을 접한 메르큐리오그룹은 아르헨티나 측에 즉시 항의의 뜻을 표명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당국은 억류된 선박이 파라냐강 통행료를 납부하지 않았기에 파라냐강을 이용 권한이 없었으며, 요금을 정산 해야만 억류를 해제할 것이라고 회신했다.
◦ 억류 바지선, 통행료 납부 후 운항 재개
- 메르큐리오그룹은 아르헨티나에 2만 8,477달러(한화 약 3,773만 원)의 통행료를 지불한 후에야 억류 선박을 다시 운항할 수 있었다. 이 중 2만 7,000달러(한화 약 3,578만 원)가 통행료였고, 나머지 1,477달러(한화 약 195만 원)는 억류에 따른 추가 비용 및 연체 통행료 이자였다. 정산을 완료한 아르헨티나 당국은 해당 선박을 억류 5일 만인 9월 11일에 풀어주었다.
- 이번에 억류된 선박은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에 연료를 수출하기 위해 출항한 10척의 바지선 선단 중 일부였기에 자칫 억류된 선박의 수와 그에 따른 비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었으나 다행히 상황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았다. 한편, 해당 사건을 보고 받은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ña) 파라과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자국 기업에 부당한 위협을 가했다며 소송을 비롯한 일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 아르헨티나의 조치에 주변국도 반발
◦ 파라과이 정부, 아르헨티나 대사 소환
- 메르큐리오그룹의 루이스 오르테가(Luis Ortega) CEO는 비록 선박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통행료를 지불하기는 했으나 현재로서는 파라냐강 통행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르테가 CEO는 파라냐강 이용에 대한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정부 간의 정치·외교적으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야 통행료를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편, 파라과이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항의를 표하기 위해 도밍코 페포(Domingo Peppo) 주(駐)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대사를 초치했다. 페포 대사를 소환한 자리에서 파라과이 외교부는 아르헨티나가 파라냐강 이용에 관한 산타크루스 협정(Treaty of Santa Cruz de la Sierra)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 브라질, 볼리비아, 우루과이도 통행료 징수 중단 촉구
- 한편, 아르헨티나의 파라냐강 통행료 징수와 선박 억류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국가는 파라과이뿐만이 아니었다. 파라과이와 마찬가지로 파라랴강을 이용하는 브라질과 볼리비아, 그리고 우루과이도 아르헨티나가 파라냐강이 통과하는 인근 국가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목소리 높였다.
- 실제로, 아르헨티나가 메르큐리오그룹의 바지선을 억류한 나흘 뒤, 브라질, 볼리비아,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가 일방적이고 임의적으로 파라냐강 통행료를 징수하려 한다는 합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한, 파라냐강 통행료와 관련된 문제는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양국 간의 문제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각 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파라냐강(붉은색) 수계 –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관통>
지도출처: Google
☐ 중남미 물류의 중요 루트...원만한 합의 필요
◦ 총길이 4,880km, 아마존강에 이은 중남미 2위
- 파라냐강은 브라질 남부에서 발원하여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를 거쳐 대서양으로 빠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우루과이의 일부 지역도 흐르며 지나고 있다. 지류를 포함한 총길이가 4,880km에 달하는 이 강은 오랜 기간 남미 동쪽에 위치한 국가들의 핵심 운송 경로로 활용되었다.
- 브라질은 자체적으로 다수 해양 항구를 보유하고 있으나, 남부 지역의 일부 주는 파라냐강을 통해 수출입 물자를 운송하고 있다. 내륙국가인 파라과이는 자체 항구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기에 파라냐강이 특히 중요하다. 또한, 파라과이와 마찬가지로 내륙국가인 볼리비아도 서부 지역에서는 칠레와 페루의 항구를 이용하지만 동부 지역에서는 육로를 통해 파라과이를 경유한 후 파라냐강을 이용하여 무역 활동을 하고 있다.
◦ 자칫 외교 및 무역 분쟁의 씨앗 될 수도
- 자국 선박이 역류된 직후, 파라과이 정부는 야크레타(Yacyretá) 수력 발전소에서 아르헨티나로 공급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가 볼리비아에 야크레타 전력 요금 중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90억 원)를 연체 중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아르헨티나를 압박했다.
- 아르헨티나가 파라냐강 정비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올해 아르헨티나는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등지에서 에너지 수입을 늘리면서 파라냐강을 지나는 다른 국가의 선박이 늘어났고, 이를 재정 수입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재정 건전성이 낮은 아르헨티나 정부 입장에서 피하기 힘든 유혹일 수 있다.
-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이미 높아진 물류 비용이 치더욱 상승할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아르헨티나의 정책은 주변국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대체 루트가 충분한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 국가의 단합을 언급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결정에 아쉬움을 표했으며, 입장 발표문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행위는 중남미 지역의 경제적 교류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파라과이는 파라냐강 통행료 문제를 메르코수르(Mercosur)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행료 징수를 강행했던 아르헨티나 정부는 주변국의 강한 반발에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파라과이를 비롯한해 브라질, 볼리비아, 우루과이,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앞으로 파라냐강 관련 이슈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Splash.com, Parana river tolls cause uproar among South American nations, 2023.09.13.
Buenos Aires Times, South American neighbours slam Argentina over river tax on Paraguay, 2023.09.11.
Merco Press, Paraná Waterway conflict: Paraguayan barge released after paying toll, 2023.09.12.
Reuters, Argentina insists on key river tolls amid criticism from neighbors, 2023.09.12.
Merco Press, Paraná Waterway conflict: Paraguayan barge released after paying toll, 2023.09.12.
Britannica, Paraná River, 2023.09.14.
Merco Press, Argentina tries to collect toll from Paraguay for Parana waterway traffic, 2023.09.21.
Port Technology, Port of Paranaguá demand increased by new waterway toll, 2023.02.27.
Merco Press, Paraguay to seek Mercosur arbitration on Paraná Waterway toll collection by Argentina, 2023.09.09.
Escenaro Mundial, The Paraná – Paraguay Waterway: the focus of tensions between Argentina and Paraguay, 2023.09.09.
Merco Press, 4 countries against Argentina collecting tolls on Paraná Waterway, 2023.08.31.
Government of Paraguay, Paraguay condemns measures that aggravate the situation on the waterway and annunciates measures at the Mercosur level,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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