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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통화 2년...이용 여전히 부진
중남미 기타 EMERICs - - 2023/09/16
☐ 엘살바도르, 학교에서 비트코인 교육
◦ 2024년 비트코인 정규 교과 커리큘럼 개설
- 엘살바도르가 국공립 학교에서 암호화폐 비트코인(Bitcoin)교육을 본격화한다. 엘살바도르 교육부(Ministry of Education)는 2024년부터 엘살바도르 내 75개 학교에 비트코인 교육 커리큘럼을 정식으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커리큘럼을 개설할 75개 학교에서 총 150명의 교사를 차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3년 9월부터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여 커리큘럼이 정식으로 도입되기 전 전반적인 점검 작업을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비트코인 커리큘럼 개설과 관련하여 비영리 민간단체 비트코인비치(Bitcoin Beach) 그리고 마이퍼스트비트코인(My First Bitcoin)과 협력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 모두 엘살바도르에서 창립되어 설립 이후 지금까지 엘살바도르 국내‧외에서 비트코인 관련 교육을 진행해 왔다.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두 단체의 풍부한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그들의 전문성을 교육 커리큘럼 개설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 대중화되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교육
- 교육부와 협력하여 비트코인 커리큘럼 개설을 주도할 마이퍼스트비트코인은 지난 2021년에 설립되어 현재까지 2년 동안 약 2만 5,000명에 달하는 엘살바도르 학생에게 비트코인에 관한 지식을 교육했다. 마이퍼스트비트코인은 지난 2022년 10주에 걸친 교육 과정을 온라인에 ‘오픈 소스’ 형식으로 공개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커리큘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인데, 이는 비트코인 관련 커리큘럼을 개설한 여타 정식 교육 기관과는 차별화된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 2018년 기준 세계 50위 권 내 대학교 가운데 42개교가 암호화폐 또는 블록체인 관련 교육 과정을 최소 하나 이상 개설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교육이 일반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엘살바도르는 그 가운데서도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마이퍼스트비트코인은 187페이지에 달하는 교육 자료를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로도 번역하여 공개하는 등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기초부터 단점까지, 통합적인 통화 시스템 교육될 것
- 엘살바도르 교육부는 비트코인 교육 과정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함께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커리큘럼 개설에 협력하는 두 비영리 단체도 동의 의사를 표명했다. 마이퍼스트비트코인은 2024년에 개설할 비트코인 커리큘럼 내 암호화폐가 지니고 있는 단점을 명확히 제시할 방침이다.
- 한편, 비트코인 커리큘럼은 단순히 암호화폐에만 국한된 교육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이퍼스트비트코인은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운영한 자체 커리큘럼에 화폐의 역할, 화폐의 탄생과 발전 과정 등 통화 시스템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포함했는데, 엘살바도르 교육부가 개설할 정식 교과 과정에도 그러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트코인 커리큘럼은 엘살바도르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경제의 근간이 되는 통화의 기본 원리를 교육하는 통합 교육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비트코인 사용률...다양한 방편 찾는 엘살바도르 정부
◦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법정통화 지정
-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대통령은 2021년 9월 7일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로 지정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발표로 엘살바도르 국민은 물건을 사고팔거나 예금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비트코인을 일반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코드로 이루어진 ‘투자 자산’에서 ‘국가 공인 화폐’로 한 단계 승격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 부켈레 대통령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까닭은 이전까지 엘살바도르에서 실질적으로 법정통화의 역할을 했던 화폐가 미국 달러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엘살바도르는 중앙은행이 실질적인 통화 정책을 펼칠 수 없는 국가였으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결정과 국제 정세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 정부 주도 촉진 정책에도 비트코인 사용 부진
- 부켈레 정부는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치보(Chivo)라는 디지털 지갑을 개설하는 한편, 법정통화로 비트코인을 지정하면서 각 국민들의 치보에 미화 30달러(한화 약 4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였다. 또한, 엘살바도르 전역에 비트코인을 달러로 인출할 수 있는 ATM 기기를 설치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 그럼에도,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은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치보 지갑 배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개의 치보 지갑이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 비트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엘살바도르의 주 수익원인 해외 노동자 송금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해외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시, 기존 금융 기관을 통해 달러를 송금하면 막대한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비트코인은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2023년 상반기 재외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본국으로 송금한 금액 중 비트코인을 통한 송금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반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하지 않은 인근 멕시코는 같은 기간 본국 송금액의 4%가 비트코인이었다.
◦ 유턴 고려 않는 엘살바도르 정부...비트코인 확산 정책 계속
-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가 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엘살바도르의 과감한 실험을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일반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률은 매우 낮으며, 부켈레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여 매수한 비트코인 역시 지금까지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켈레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부켈레 정부는 계속해서 세계 각국에 비트코인 대사관을 설립하는 한편, 정부 재원을 활용한 1일 1비트코인 매수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비트코인 시티 건설과 비트코인 채권 발행 계획도 여전히 추진 중이다. 현재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지정 정책을 철회하기 힘든 길로 가고 있는 듯하다. 이번에 자국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도 비트코인 보급 정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실패로 규정된 엘살바도르의 시도가 앞으로 지금과는 다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Tokenist, El Salvador’s Ministry of Education Creates a Bitcoin Course for School Students, 2023.09.05.
Cointelegraph, El Salvador to introduce Bitcoin education in schools by 2024, 2023.09.05.
El Pais, Two years of bitcoin in Bukele’s El Salvador: An opaque experiment with a little-used currency, 2023.09.02.
Investing.com, El Salvador to introduce Bitcoin education in schools by 2024, 2023.09.05.
Decrypt, El Salvador's Bitcoin Curriculum Will Teach Students the 'Dark Side of Fiat’, 2023.09.09.
Technext, 2 years after El Salvador’s Bitcoin decision; a lesson for developing countries,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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