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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지지부진한 MERCOSUR-EU FTA, 무산 위기 가능성 증대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3/09/29
☐ 환경 보호 조항으로 갈등 빚는 메르코수르-EU FTA
◦ 열대림 보호 규약 준수 제품만 수입하려는 EU
- 20년 이상 끌어온 메르코수르(MERCOSUR)와 EU(European Union)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비준까지 여전히 갈 길이 험난하다. 양측은 지난 1999년 처음 FTA 협상을 개시한 후 20년 만인 2019년 FTA 체결에 합의했으나 여러 부칙 제정 문제로 인해 비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 비준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EU가 메르코수르 회원국(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에 요구하는 환경 보호 조항이다. EU는 EU에 제품을 수출하려는 모든 국가가 EU가 세운 열대림 파괴 방지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 이에 대해, 메르코수르는 EU가 내세운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EU는 열대림 파괴 방지 조항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열대림 파괴를 야기하는지 모니터링하도록 강제하는 조항 등을 두었는데,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중소기업 가운데 이러한 조항을 준수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 메르코수르, “EU의 요구 수용 불가”
- EU가 FTA 비준의 조건으로 열대림 파괴 방지 기준이라는 부칙을 제시하자, 현(現) 메르코수르 의장국인 브라질은 즉각 서명을 거부했다. 또한, 다른 메르코수르 회원국 역시 EU의 요구 사항이 지나치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023년 6월 EU 측에 EU에만 유리한 열대림 보호 조항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FTA 비준을 위해 EU는 사실상 보호주의와 마찬가지인 열대림 보호 조항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인 2023년 9월, 브라질은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한 새로운 부칙을 담은 신규 협상안을 EU 측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이 메르코수르의 의장국으로 있는 기간 동안 최종 타결에 도달하기를 원한다는 뜻도 표명했다.
☐ FTA 무산 가능성도 있어
◦ 파라과이 대통령, “추가 협상 없어”
- FTA 부칙을 둘러싼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산티아고 페냐(Santiago Peña) 파라과이 대통령이 “파라과이가 의장국이 되면 FTA 추가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파라과이는 2023년 12월 6일부로 브라질에서 의장국 지위를 넘겨받는다.
- 페냐 대통령의 발언은 실질적으로 EU에 FTA 추가 협상 마감 기한을 통보한 것과 다름없다. 정회원국 간의 합의에 기반한 단체 교섭 주의를 철저하게 표방하는 메르코수르는 정회원국의 반대가 있을 경우 블록 외부 국가 또는 단체와 조약 체결이 불가능하다. 만약, 정회원국인 파라과이가 의장국이 되어 협상을 거부하면 메르코수르-EU FTA 체결은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수 있다.
- 페냐 대통령은 EU 측에 경고의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한 후, “EU가 아닌 다른 지역과 FTA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EU가 메르코수르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간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고도 볼 수 있다.
◦ EU, 특정 블록에만 특혜 불가...제자리 걸음 반복되나
- 메르코수르의 요구에 대해 EU의 입장은 적어도 지금까지 이전과 동일하다. EU는 FTA 부칙에 포함하려는 열대림 보호 조항은 메르코수르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국가 또는 경제 블록, 심지어 자국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특정 블록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실제로, EU가 제시한 열대림 보호 조항에 대해 메르코수르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열대림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타 지역의 열대림 보유 국가 역시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는 해당 조항을 올해 6월부터 시행하며, 18개월의 유예 기간 후 EU 안팎의 모든 국가에 적용한다고 선언했다.
- EU가 환경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20여 년의 기다림을 끝에 타결 희망이 보였던 메르코수르-EU FTA 최종 타결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습이다. 다만, EU는 자원 수급 다각화 차원에서라도 중남미 국가와의 관계 증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연 EU가 메르코수르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총인구 8억 이상의 거대 경제 블록 사이의 FTA 협상이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될지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계속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Paraguay president to halt Mercosur-EU talks if no deal by December, 2023.09.25.
Merco Press, Paraguayan President warns EU-Mercosur deal is now or never, 2023.09.26.
Euro News, Why the Global South is against the EU's anti-deforestation law, 2023.09.20.
Reuters, Brazil official defends progress on protecting forests, blasts EU ban, 2023.08.08.
Buenos Aires Times, Mercosur responds to EU document of environmental demands, 2023.09.15.
Reuters, Mercosur replies to EU trade deal addendum, talks to resume, Brazil says, 2023.09.15.
Merco Press, Lula puts a deadline for the Mercosur/EU trade agreement: second half of 2023, 2023.09.14.
Reuters, Mercosur reply on EU trade to be ready in September, Brazil minister tells farm caucus, 2023.08.30.
Energy Monitor, EU-Mercosur trade deal stalls on climate concerns, 2023.08.01.
Euractiv, EU-Mercosur trade deal: Clashes over agriculture, sustainability persist, 2023.07.19.
France24, Mercosur calls for update to EU trade agreement, 2023.07.03.
Reuters, Exclusive: Paraguay President-elect: EU's environmental demands in trade talks 'unacceptable', 202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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