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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국의 영향력 확대… 역내 긴장 고조에 중앙아시아 각국, 연대 강화 약속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EMERICs -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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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앙아시아 간 경제 교류 확대 추세


2023년도 상반기, 중앙아시아 5개국과 중국 간 무역액 큰 폭으로 증가

2023년도 상반기 중앙아시아 다섯 국가와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대폭 강화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무역액 증가이다. 2023년 7월 중국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도 상반기 중국의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출액은 264억 달러(한화 약 34조 3,200억 원)였고 수입액은 135억 달러(한화 약 17조 5,500억 원)를 기록했다. 


중앙아시아 다섯 국가 중 중국과 무역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카자흐스탄으로 2023년도 상반기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무역 규모는 전년 대비 26.8% 상승한 182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3조 7,250억 원)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중국과 무역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키르기스스탄으로, 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27.6% 상승한 79억 2,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2,960억 원)를 기록했다. 


가스가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는 2023년도 상반기 중국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무역 규모는 12.3%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그럼에도 5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7조 2,150억 원)에 달했다. 이중 투르크메니스탄이 중국으로 수출한 가스의 규모는 50억 달러(한화 약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다섯 국가 중 중국과의 무역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국가는 타지키스탄이다. 2023년도 상반기 중국과 타지키스탄의 무역 규모는 21억 1,000만 달러(한화 약 2조 7,430억 원)에 불과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84.7%나 성장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무역 규모는 양국이 발표한 자료가 상이하다. 중국 관세청은 2023년도 상반기 중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무역 규모가 61억 달러(한화 약 7조 9,3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반면, 우즈베키스탄 통계청은 대중 무역 규모가 5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6조 8,38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의 무비자 협정 체결로 무역, 투자, 관광 증가 효과 기대

중국과 중앙아시아의 경제 관계는 앞으로도 미래가 밝다. 특히 중국과 가장 무역규모가 큰 카자흐스탄이 중국과 무비자 정책을 도입한 것이 크다. 이로써 중국인은 우즈베키스탄과 더불어 카자흐스탄에도 비자 없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되었다. 키르기스스탄은 중국과 무비자 정책을 협상하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무비자 정책을 통해 더 많은 무역과 투자, 그리고 관광객의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


중국, 중앙아시아에 대한 투자 늘리며 영향력 확대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재생에너지 개발 분야에 광범위하게 진출해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태양광 발전 생산업체인 안타이솔라(Antaisolar)는 우즈베키스탄에 470MWp 규모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이 외에도 키르기스스탄과 30억 달러(한화 약 3조 9,000억 원) 규모의 수력 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키르기스스탄에 새로 건설 될 네 개의 수력 발전소의 발전 용량은 1,160MW에 달한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중국과 수력 발전소 건설에 합의했다. 중국의 중국남방전망(China Southern Power Grid International)은 2030년까지 총합 820MW 규모의 수력 발전소 세 곳을 우즈베키스탄에 건설할 예정이다. 두 나라가 맺은 양해각서의 계약 규모는 총 16억 4,000만 달러(한화 약 2조 1,320억 원)에 달한다. 


8월 말 타지키스탄은 중국과 전기 자동차 생산과 관련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4억 달러(한화 약 5,2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이번 투자를 통해 타지키스탄은 중국의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연간 약 1,500대의 전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국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높은 경제 의존도와 무역 불균형은 문제로 지적

한편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와 무역 불균형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이미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카자흐스탄 역시 이와 비슷한 미래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러시아와 경제적 관계가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높았던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최대 차입국 중 하나이다. 즉 카자흐스탄은 일대일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파산해 버린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문제는 중국과 카자흐스탄의 무역 불균형이다. 카자흐스탄은 중국으로 주로 광물, 철강, 화학 관련 상품을 수출하며, 중국은 카자흐스탄으로 기계, 장비, 도자기, 유리, 소비재 등을 수출한다. 다른 말로 하면 중국은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자원을 구매한 후, 이를 가공해서 카자흐스탄에 부가가치를 붙여 판매하는 구조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카자흐스탄에서 제조업 성장은 어려워지며, 앞으로도 중국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 약화 틈타 
입지 확고히 하는 중국

중앙아시아에 대한 러시아의 지배력 약화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배경에는 지리적 인접성도 있겠지만, 중앙아시아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러시아의 약화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이후 러시아는 국가의 전력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러시아의 앞마당과 같은 중앙아시아에는 자원을 적게 투자할 수밖에 없다. 또한 러시아가 서구권으로부터 각종 경제적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국가경쟁력이 약한 중앙아시아 국가는 서구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러시아와 관계를 확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이 러시아의 제재 우회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이 제재 회피처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부인했지만, 서구권은 중앙아시아 기업들을 제재하며 이들이 러시아에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반도체 등을 조달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4월과 6월,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제재 대상 상품을 수출한 우즈베키스탄 기업들에게 제재를 부과했다. 카자흐스탄 역시 서구권 국가들로부터 제재 우회에 대한 경고를 받았으며, 카자흐스탄 정부는 4월부터 온라인 수출입품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 제재 우회를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2022년 러시아와 키르기스스탄의 무역 규모가 무려 40.3%나 올랐고, 2023년도 1/4분기에도 양자 무역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하자 키르기스스탄 또한 제재 우회처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은 7월 말 키르기스스탄 기업 수 곳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4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은 상하이협력기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 정회원으로 이미 중국의 거대한 경제 구상의 일부가 되었다. 카자흐스탄은 브릭스(BRICS) 가입을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중국의 일대일로(BRI)에 비해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의 중요성 약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대일로 정책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중국과 더욱 가까운 관계가 되었고, 중국과 관계가 긴밀해질수록 중앙아시아와 러시아의 연결 고리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중앙아시아를 통한 러시아의 유럽을 향한 무역 통로는 제재로 인해 막힌 상황이고 중국은 일대일로의 완성을 위해 중앙아시아에 더욱 투자를 늘리려고 할 것이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각국, 서로 간의 강력한 연대 약속

9월 타지키스탄에서 중앙아시아 정상회담 개최
9월 14~15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Dushanbe)에서 제5차 중앙아시아 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에는 주최국인 타지키스탄의 에모말리 라흐몬(Emomali Rahmon) 타지키스탄 대통령을 비롯해 5개국 정상이 모두 참석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비즈니스 공동체가 중앙아시아 교역량 증가의 원동력이 되어야 하며, 기업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중앙아시아 관문(Central Asia Gateway)’이라는 온라인 간편 플랫폼을 만들어 역내 무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번거로운 일들을 한 번에 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를 관통하는 무역로의 효율적인 운용과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 남아시아, 중동, 유럽연합의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나라를 건너갈 때 관세를 내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디르 자파로프(Sadyr Japarov)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국가의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고 자원을 아낄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Bishkek)에 이를 설치해 중앙아시아가 만성적으로 겪는 수자원 부족과 에너지 부족을 함께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 지정학적 긴장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더욱 긴밀한 유대관계 약속
최근 5년 동안 중앙아시아의 상호 무역 규모는 80% 이상 성장하면서 106억 달러(한화 약 13조 7,800억 원)를 기록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머지않아 중앙아시아 역내 무역 규모가 150억 달러(한화 약 19조 5,000억 원)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앙아시아 5개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들어 낸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약속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의 안정성, 안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면 힘을 합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발언했다. 라흐몬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협력을 강화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발언했다. 

한편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은 UN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미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미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담이 최초로 열린 것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미국과 중앙아시아의 협력의 수준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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