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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연안 국가로 확산되고 있는 사헬 지역 분쟁의 원인과 역학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Ishmael K. Tsatsu Ministry of Finance Ghana, Headquarters-Accra Researcher 2023/10/13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건조한 스텝기후 지대인 사헬 지역(Sahel Region)은 지난 수십 년간 복잡하고 다면적인 분쟁에 시달려왔다. 정치, 민족, 경제, 환경 등 다양한 요소에 기인한 분쟁은 무장 반군과 정부군, 극단주의 단체 등 여러 집단 사이의 긴장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쟁에 연루된 세력 각각이 영토와 자원의 통제권을 두고 경쟁하면서 기존의 민족·종교적 분열은 더욱 악화되었고, 여기에 필수 서비스의 부재, 가뭄, 식량 부족 등이 가중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증폭되었다. 사헬 지역의 분쟁은 서로 복잡하게 얽힌 일련의 문제들이 어떻게 장기적 위기로 발전해 지역 전체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사헬 분쟁은 한 국가에서 발생한 사태가 국경 너머 다른 나라에까지 파급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국경을 초월한 국제적 문제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데, 여기서 본고는 사헬 지역에서 발원한 분쟁과 정세 불안이 어떻게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아프리카 연안 지대 국가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오늘날 난민 유입, 극단주의 이념 확산, 경제위기 등의 요소는 정세 불안을 촉발해 일국의 문제가 역내 전체의 문제로 비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분쟁에서 기인한 정세 불안을 통제하고 아프리카 연안국가들의 안보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는 사헬 분쟁의 확산 경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다음에서는 사헬 분쟁과 같은 현상이 어떻게 국경 너머 다른 국가들로 확대되는지에 관하여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논의 및 전략 수립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헬 분쟁의 원인과 역학
사헬 분쟁의 원인과 역학은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복잡하게 얽혀 있다. 투아레그(Tuareg) 반란, 보코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Islamic State – West Africa Province)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의 발흥 등은 사헬 지역에서 국가의 통제력이 매우 부족하며 이 지역 전반에서 정세 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중 말리와 니제르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투아레그 반란은 사헬 분쟁의 역사적 연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자와드 민족해방운동(MNLA, National Movement for the Liberation of Azawad)이라는 기구로 대표되는 투아레그인들은 기성 국가들에게 자치권 및 문화적 정체성을 인정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1). 이들은 지난 1963년, 1990년, 2006년에 이어 2012년에 재차 반란을 일으켰는데, 2012년도 반란은 말리 북부에 유입된 극단주의 세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MNLA가 알카에다 이슬람 마그레브 지부(AQIM, Al-Quaeda in the Islamic Maghreb)나 서아프리카 지하드 통일 운동(MUJAO, Movement for Oneness and Jihad in West Africa)과 같은 이슬람주의 단체들과 동맹을 맺은 것은 민족주의 감정과 극단주의 이념이 결합된 복잡한 역학관계를 보여주며, 이는 역사적 피해의식과 문화적 정체성이 지역적 맥락과 결부되면서 분쟁을 촉발하는 과정을 잘 나타낸다.

한편 역내에서 발흥한 보코하람이 ISWAP으로 탈바꿈한 사례는 사헬 지역의 분쟁 역학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2). 2002년 지역적 불만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빌미로 등장한 보코하람은 2011년 이후 자살공격으로 대변되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는데, 그 배경에는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진화한 극단주의 이념이 존재한다. 보코하람은 이어 2015년에 이슬람국가와 연계하면서 다시 한번 진화했고, 이는 극단주의 이념이 국경을 넘어 확산된 사례이자 사헬 분쟁의 기저에 집단 내부적 불만과 집단 간 초국가적 연계라는 요소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헬 지역에서는 국가 통제력 부재, 부패, 정부의 정당성 부족이라는 문제가 분쟁을 더욱 부추기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도시 지역에 권력이 집중되면서 개발 중점에서 밀려난 농촌지역은 극단주의 세력이 주민들의 불만을 바탕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1960년부터 2022년까지 말리에서 수차례 발생한 군사 쿠데타 또한 역내 정세 악화에 일조했고3), 이로 인해 말리 정부가 붕괴되자 MNLA는 말리 북부를 점령하고 아자와드(Ajawad)라는 이름의 독립국 수립을 선포했다. 이는 즉, 정치적 격변이 기존 분쟁 내 새로운 주체의 등장으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표 1> 아프리카의 지역분쟁이 초래한 국가별 피난민 규모4)


자료: 아프리카 전략연구센터(Africa Center for Strategic Studies, 2023)


사헬 분쟁이 아프리카 연안국가로 확산되는 원인
사헬 분쟁이 아프리카 연안국가로 확산되는 원인은 다음 다섯 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극단주의 이념의 확산: 극단주의 이념은 국경을 넘어 확산되면서 주변국 주민들을 지지층으로 포섭한다. 일례로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보코하람의 이념이 차드, 니제르 등 차드호(Lake Chad) 부근의 국가들로 번지면서 보코하람의 기존 전술을 계승한 ISWAP과 같은 파벌을 생성해 폭력행위의 범위를 지역 전체로 확대시켰다.

난민 유입: 자국의 위기를 피해 주변국으로 유입되는 사헬 지역의 피난민들이 아프리카 연안국가들의 정세 불안을 촉발하며 분쟁의 확대에 일조한 측면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연안 지대 코트디부아르, 가나 등지로 유입된 말리나 부르키나파소 출신 대규모 난민들은 새로운 정착지에 분쟁 관련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안보적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무장병력 침투: 무장 단체는 치안유지군의 감시를 피해 방위가 허술한 국경을 넘어 각국에 침투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헬 지역 인근의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 연안국가들은 현지 이슬람국가 사헬 지부(ISSP, Islamic State Sahel Province)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 대원의 침입에 특히 취약한 상태이다. 무장병력이 각국으로 유입되면 분쟁지역이 이전보다 확대될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친다.

초국가적 네트워크: 극단주의 집단은 국경에 관계없이 활동하기 위해 초국가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며, 이들 네트워크는 전투원, 무기, 자원 운송에 활용된다. 이슬람 ·무슬림 지원그룹(JNIM, Jama ‘at Nusrat al-Islam Wal Muslimeen)이나 ISSP와 같은 현지 극단주의 단체들이 상호 협력하면서 자신들의 사헬 지역 내 영향력을 아프리카 연안국가로 확대하고 있는 현상은 지역 전체의 안보위협 심화라는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

난민집단 내 극단주의 대원 침투: 일신의 안전을 위해 도망치는 난민들 속에는 현재 상황을 자신들의 이익에 활용하려는 극단주의 대원이 침투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차드호 부근 지역에서 관찰된 바에 따르면 보코하람이 이미 현지 난민 집단에 침투해 이들에게 극단주의 이념을 전파하거나 주변국으로부터 취약계층 주민들을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역내 국가별 분쟁 동향
타쿠바 태스크포스(Takuba Task Force)5)에 참여하고 있는 프랑스 및 유럽 동맹국들은 2022년 2월 말리로부터의 철군계획을 발표하며 10년여간 지속되던 군사개입 중단 의사를 밝혔는데, 이 결정은 역내 극단주의 세력에 힘을 실어주면서 폭력 빈도가 더욱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2년 상반기 립타코-구르마(Liptako-Gourma) 지역, 그리고 서아프리카 연안지역에서는 폭력사태 발생이 대폭 증가했고 이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수 또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6). 특히 2022년 3월은 니제르-말리 국경지대에서의 ISSP 활동 증가, 말리 중부 모우라(Moura)에서 발생한 학살 등으로 사망자 수가 크게 늘었으며, 이후 말리 정부군과 러시아 용병단이 5일간 무장집단과 교전하며 민간인 사상자가 추가로 발생하자 UN이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결정하기도 했다. 게다가 말리가 프랑스와의 방위협력조약 파기를 선언하고 사헬 지역 5개국 모임(G5 Sahel, 본래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모리타니아, 니제르로 구성)에서도 탈퇴하면서 역내 테러대응 협력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로도 극단주의 집단의 민간인 공격을 겪은 말리는 2023년 6월에 현지 UN 평화유지군(MINUSMA)의 철수까지 요구하였으며, 이에 따라 치안력 공백 발생 및 민정 이행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7).

한편 인접국인 부르키나파소 또한 2022년 1월에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고, 이후 정치적 혼란과 ISSP 등 극단주의 세력의 살상 공격에 노출되었다. 이어 9월에는 2차 쿠데타가 발생해 기존 정부가 해산되고 국경 봉쇄가 철폐되었는데, 일각에서는 2차 쿠데타 주모자들과 미군 사이에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나이지리아에서 일련의 총기 폭력사건이 발생하자 2022년 10월 테러 위협 증가를 이유로 나이지리아 주재 대사관 직원에 철수령을 내렸으며, 2023년 1월에는 UN 전문가들이 말리 정부군 및 러시아 바그너그룹(Wagner Group)이 자행한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바그너그룹은 일부 장애물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8). 2023년에는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모두에서 치안유지군과 무장 집단이 연루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UN군이 말리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말리도 부르키나파소와 같이 민간인 대상 폭력사태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마지막으로 2023년 7월에 발생한 니제르 쿠데타는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3년 내에 일어난 아홉 번째 정권 전복 시도로, 동 사태 또한 앞으로의 테러 대응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니제르 쿠데타 주모자들이 권력 이양 압박을 거부하고 주변 군사독재국들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서방의 테러대응 파트너국이었던 니제르의 역할이 위기에 처했다. 아직 미군과 프랑스군이 현지에 주둔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바그너그룹이 니제르의 정세불안을 이용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결론
분쟁 해결을 위해 각국은 다양한 지역공동체 간, 그리고 정부와 지역공동체 간의 적극적인 대화 유도 및 중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립타코-구르마 지역, 말리 중부, 부르키나파소 동부와 같이 최근 국제적 관심 및 지원 노력의 중심이 되었던 곳에서는 각 지방을 하나의 국가로 재통합하는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치열해진 천연자원 경쟁(특히 정주 농민과 유목민 간 긴장 등)을 사헬 지역 각국 정부가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역외국들은 역내국 정부가 평화적 경쟁 관리 구상을 펼칠 것을 권장하고, 이들과 지식 및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현지 정부의 의료, 교육 등 기본 서비스를 치안력이 닿지 않는 곳을 포함한 국토 전역에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존에 역외국들이 채택한 안보 중심적 접근법은 사헬 지역 각국 정부도 안보에 치중된 정책을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발생시켜, 현재 국가예산의 최대 40%가 안보 분야에 배정되고 있다9). 국가 예산의 한계를 감안, 해당 예산 중 일부라도 의료·교육체계의 포괄적 개선, 농촌 자원 관리를 위한 공평한 매커니즘 개선 등 신뢰 구축을 위한 조치로 전환한다면 각 지역공동체가 국가 개입을 환영하도록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지 주민들의 꾸준한 요구사항이기도 한 사헬 지역 각국 정부의 공공재정 관리 개선도 이해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주제이다. 물론 공공재정 개선 촉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합치된 의견이 존재하지 않지만, 한 방법은 국제지원을 재정적 투명성 및 책임성 강화 요구와 연계하는 것이다. 일례로 말리에서는 지원 공여국들이 쿠데타 발생으로 중단된 지원 재개의 조건으로 국가 자원의 투명한 활용 공약을 담은 행동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10). 또한 니제르에서는 지난 2020년 8월 감사에서 발각된 공금 횡령 용의자들의 사법처리를 안보협력 지속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그리고 부르키나파소에서는 민간인 대상 위법행위를 저지른 군인들을 처벌할 것을 정부 지원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각각 고려할 수 있다. 해당 접근법은 군사지원 전체를 중단하겠다는 위협이 아니라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내용 및 사헬 지역 지도자들이 원하는 자원의 성격을 활용해 개혁을 유도한다는 취지를 중심으로 하며, 설사 일부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고 해도 정부군과 무장집단 사이의 힘의 균형을 크게 뒤흔들 가능성은 높지 않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대부분 빈곤한 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정세 불안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며 독재자와 독재를 지지하는 세력의 득세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해당 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희귀 자원 등의 소유권과 관련하여 일부 세력이 이를 독점하게 되면 빈곤과 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임은 자명하다. 자력으로 정상화가 어려운 사헬 지역 국가들에 국제사회의 더욱 큰 관심이 요구된다. 


* 각주
1) Bos, M., & Melissen, J. (2019). Rebel diplomacy and digital communication: public diplomacy in the Sahel. International Affairs, 95(6), 1331-1348.
2) Asfura-Heim, P., & McQuaid, J. (2015). Diagnosing the Boko Haram conflict: Grievances, motivations, and institutional resilience in northeast Nigeria. CNA.
3) Carbone, G., & Casola, C. (2022). Sahel, 10 years of instability: local, regional, and international dynamics. Sahel, 10 years of instability, 1-139.
4) Mitchell, S. M., & Pizzi, E. (2023). Natural disasters, forced migration, and conflict: The importance of government policy responses. International Studies Review, 23(3), 580-604.
5) 프랑스 주도 하에 조직된 특수부대로,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말리 등 사헬 지역 테러단체를 소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022년 6월 30일 활동 종료(역주). 
6) Kohnert, D. (2022). The impact of Islamist terrorism on Africa's informal economy: Kenya, compared with Ghana and Senegal. Compared with Ghana and Senegal (June 24, 2022).
7) Adela, G. (2023). A Force for the Right Purpose? Rethinking Western COIN Interventions in Africa’s Sahel. Journal of Military and Strategic Studies, 22(3).
8) Pokalova, E. (2023). The Wagner Group in Africa: Russia’s Quasi-State Agent of Influence. Studies in Conflict & Terrorism, 1-23.  Lazard, O., & Youngs, R. (2021). The EU and climate security: toward ecological diplomacy. Carnegie Europe, 12.
9) Gazzotti, L. (2021). Immigration nation: Aid, control, and border politics in Morocco. Cambridge University Press. Ketzmerick, M. (2023). The Anglophone crisis in Cameroon: local conflict, global competition, and transnational rebel governance. Small Wars & Insurgencies, 34(1), 247-278.
10) Bagayoko, N. (2022). Explaining the failure of internationally supported defence and security reforms in Sahelian states. Conflict, Security & Development, 22(3), 24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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