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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와 역내 개발도상국들 간의 개발 협력 파트너십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Sara Joy Research and Analysis Group, Export-Import Bank of India Chief Manager 2023/10/2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국가 또는 국제기구가 개발도상국에 제공하는 대외 원조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복지 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고안되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금전적 원조는 수원국의 포용적 성장과 경제 발전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국제연합(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달성에도 크게 기여한다. 이러한 원조는 크게 △공여국이 수원국에 직접 제공하는 양자협력 △UN 또는 세계은행 등의 다자개발기구에 출자하여 간접적으로 제공하는 다자협력의 방식으로 구분된다. 

전 세계의 개발협력 원조를 위한 가장 큰 자금원 중 하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이다. DAC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총 32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DAC는 1969년 ODA를 대외원조의 ‘최적 표준(Gold Standard)’으로 채택하였고, 이후로 ODA는 개발도상국의 자금원으로 막중한 역할을 해 왔다. OECD통계에 따르면, 최빈개발도상국(LDC, Least Developed Contry)에 제공되는 외부금융(External finance)의 3분의 2 이상이 ODA를  통해 제공되고 있으며, 이러한 외부금융 수단에는 무상지원, 소프트론(Soft Loan), 그리고 기술협력이 포함된다. 

UN은 선진국들이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의 0.7%를 ODA에 할당하도록 권고해 왔다. 그러나 2022년 DAC 회원국의 ODA 총액은 GNI의 0.36%에 불과하여 UN이 제시한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였다. DAC 국가들이 제공한 총 ODA중 양자 간 대출과 지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9%에서 2022년에는 18%로 감소하였고, 그 외의 부분은 무상지원으로 제공되었다.

DAC 국가들의 양자간 소버린론(Sovereign Loan)은 2021년 대비 증여등가액(Grant-equivalent) 기준으로 약 36% 증가하였다. 양자간 ODA내에서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일본(60%), 한국(32%), 그리고 프랑스(22%)였다1). 무역을 지원하는 원조는 ODA의 핵심 부문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2020년 ODA 총 약정액 중에서 26%를 차지하였다. 이 원조는 경제 침체기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고, 무역을 지원함으로 경기 순환에 대응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인도만의 독특한 개발 파트너십 접근법
원조에 의존하던 시기를 지나 식량 안보를 달성한 인도는 2022년 명목 GDP기준으로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으며2), 전 세계적으로 개발 원조를 제공하는 주요 국가로 떠올랐다. 인도의 이 같은 눈부신 성장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바수다이바 쿠툼바캄(Vasudhaiva Kutumbakam)-세계는 한 가족’의 철학에 따라 형성된 인도의 국제 개발 협력은 인도와 그 파트너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 간의 협력관계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10년간 인도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대규모의 개발 지원을 제공하여 주요 개발 파트너 국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정치적 독립이 경제적 독립과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은 인도는, 자체의 개발 경험과 기술 지식을 협력국들과 공유하며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의 독특한 특징은 개발원조를 제공하는 국가임과 동시에 선진국과 다자기구로부터 개발원조를 받는 주요 수원국이라는 점이다. OECD통계에 따르면 인도는 2021년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ODA를 받은 국가로, 순 원조 금액(Net ODA) 규모는 인도 총 GNI의 0.1%에 달했다. 

인도와 파트너 개발도상국 간의 개발 협력은 전통적으로 파트너 국가가 개발의 필요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는 수요 중심 접근 방식에 기반하고 있다. 인도가 제공하는 개발 지원은 주로 신용한도(Line Of Credit), 무상지원, 역량강화, 기술협력, 그리고 인도주의적 지원 등으로 이루어진다3). 인도는 '조건 없는 접근 방식' 원칙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했고, 2023년 초 대지진 당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가장 먼저 구호를 지원하는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해왔다. 1951년 네팔의 카트만두에 가우차르(Gauchar) 공항 건설을 지원한 이래 인도는 개발도상국을 조건 없이 돕기 위한 노력을 이어 왔다4)

인도는 주변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교육, 보건, 관개, 농촌 인프라, 재난 관리, 그리고 생계 지원 등의 핵심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지역사회 개발 프로젝트(HICDPs, High Impact Community Development Projects)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인도는 상당한 재정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며, 파트너 국가의 학생과 전문가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와 수준의 교육기관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개발 협력 프로그램의 지역적 범위와 협력 분야가 크게 확장되었다. 인도는 국가의 장기적인 지정학적·전략적·경제적 이익을 염두에 두고 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개발도상국들과 특히 개발 원조 분야에서 더욱 활발하게 협력하게 되었다. 

인도의 개발 협력 파트너십은 수원국의 요구사항과 우선순위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으로, 인프라 건설부터 역량 구축, 교육, 의료, 농업, 그리고 지역 사회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며 수원국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철도 건설, 도로 및 교량 건설, 수로, 국경 관련 인프라, 송전선, 발전 및 수력 발전과 같이 파트너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인도의 협력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에서 대외 원조가 중요한 외교 및 경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며, 개발 원조를 관리하는 주요 부처는 외교부(MEA, Ministry of External Affairs)이다. 인도의 개발협력 파트너십의 특징과 개발 지원 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복잡성 증가를 반영해, MEA는 2012년에 개발 파트너십 관리국(DPA, Development Partnership Administration)을 설립하였다. DPA는 신용한도(LOC), 무상 원조 프로젝트, 민간 및 국방 인력을 위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 광범위한 개발 원조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외국에 원조를 제공하는 수단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인도 개발원조의 최근 동향
인도는 시대의 변화와 65개 이상의 국가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주요 개발 이니셔티브인 ‘인도 개발 및 경제 지원 계획(IDEAS)’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왔다. 최근 개정은 2022년 3월에 이루어졌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인도는 개발원조 프로젝트의 품질 향상 및 수원국의 사회경제적 혜택을 최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도입하였다. 

인도 정부(GOI)의 정책 기관으로서 인도수출입은행(India Exim Bank)은 양허성 신용한도(LOC) 연장 업무를 담당한다. 인도수출입은행은 효과적인 모니터링과 실사를 통해 프로젝트의 타당성, 기술적 품질, 적시 지원 제공, 그리고 수원국의 역량 강화를 보장하며,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다5). 최근 수년 동안 인도 정부는 협력국의 개발 우선사항을 지원하기 위해 인도수출입은행을 통해 304건의 신용한도를 연장하였고, 68개 국가에 총 320억 달러(한화 약 43조 1,619억 원) 이상의 신용 공여(Credit Commitments)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지원을 위해, 연방 예산에서는 IDEAS에 따른 신용한도에 대한 이자 균등화 지원에 130억 달러(한화 약 17조 5,345억 원)를 배정하였다. 

2023년 7월 기준으로 인도 정부가 지원하는 신용한도 중 53%가 아시아에, 그리고 38%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다. 수량 면에서는 아프리카에 가장 많은 지원이 제공되었으나, 금액 기준에서는 아시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도가 인근 국가들에 고액의 신용한도를 다수 제공했기 때문이다. 단일 국가에 제공한 신용한도 중 방글라데시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스리랑카와 네팔이 뒤따르고 있다.

여러 국가로 확대 제공되고 있는 신용한도는 농업, 건설, 도로, 철도 및 교통, 관개, 에너지 발전 및 송전, 농촌 전기화, 기술(단지 및 훈련 센터), 설탕 산업 재건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도모하고 수출을 촉진함으로써 해당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프로젝트 외에도 도시 주택 공급, 재생 에너지, 항만 개발, 그리고 국방 및 보안 등의 신규 분야에서도 신용한도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신용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용한도는 지역적인 민간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개발 지원과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에도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인도는 2023~2024년도 국가 원조(다자 및 양자 원조 지원 프로그램, 재난 구호, 인도적 지원) 예산을 2021~2022년도의 494억 달러(한화 약 66조 6,312억 원)에서 585억 달러(한화 약 78조 9,053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 예산의 대부분은 인도 주변 국가와 그 이외의 국가인 부탄, 네팔, 모리셔스, 몰디브,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등에 할당된다. 이를 통해 인도는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변국들의 역량 강화를 도울 예정이다. 

인도는 공여국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위한 G20 공동 프레임워크를 지지하며, 채무 조정 프로세스 강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인도는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부채 지속 가능성 분석 기준을 충족하고 IMF 체제를 하루빨리 종료할 수 있도록 스리랑카 당국에 자금 지원 보증(financing assurance)을 제공했다. 또한 스리랑카의 식량 및 연료 부족 문제와 금융 위기 해결을 위해 약 40억 달러(한화 약 5조 3,952억 원)의 즉각적인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6). 이를 통해 인도가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경제 협력 파트너임을 입증하였다. 인도는 DA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DAC에서 제시하는 양허 추정치에 기반한 최소 증여율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최소 35% 이상 증여가 가능한 IMF의 접근방식을 채택한다7). 인도의 개발 원조는 규모 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다소 뒤쳐지지만, 개발도상국의 사회와 경제 상황에 맞춘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G20 의장국으로서 인도의 개발원조 지원
G20 의장국인 인도는 세계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있어서 ‘공동 번영’이라는 원칙을 강조한다. ‘하나의 지구, 하나의 가족, 하나의 미래’라는 주제 아래 이 원칙을 실천하며, 국제 개발 협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추구해 왔다. 인도의 개발 협력 전략은 전통적인 OECD 프레임워크와는 차별화된 접근을 보이며,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였다. 이를 통해 인도는 협력국과의 관계에서 참여적이며 수용적인 성격을 분명히 드러냈다.

인도는 개발협력을 통해 신흥 경제 강국의 역할을 확고히 하며, 투자국 및 개발도상국과의 주요 협력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해외에서 인도의 전략적, 정치적, 경제적 이익이 커지고 있다. 철도, 발전, 그리드 인프라(grid infrastructure), 의료 등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의 지원을 통해 인도는 남남 협력(South-South Cooperation)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인도는 기술지원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과 최빈개발도상국의 무역 원활화 협정 이행을 돕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역원활화협정(Trade Facilitation Agreement, TFA)에 서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인도가 개발 원조 전략을 다시 조율하는 적절한 시기로 보인다. 인도가 마련한 개발 원조 체계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상호 발전을 지향하는 협력 프레임워크로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각주
1)  OECD Preliminary Data for ODA Levels 2022
2) IMF,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23
3) Ministry of External Affairs, Government of India - Overview of India’s Development Partnership and Various Parliamentary Questions
4) Embassy of India, Kathmandu, Nepal
5) IDEAS Guidelines 2015 and 2022
6) IMF staff reports and blogs on Sri Lanka
7) IDEAS Guideline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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