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중동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레바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 우려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3/11/10
☐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Hezbolla) 지도자, 이스라엘과 미국에 경고
◦ 헤즈볼라 지도자, 이스라엘 위협
- 11월 3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Hassan Nasrallah)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무장조직 하마스(Hamas)와의 전쟁이 발발하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연설했다. 연설에서 나스랄라는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예방 작전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의 존립을 위협하는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나스랄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10월 7일 직후부터 헤즈볼라가 전쟁에 개입해 왔으며, 이는 이스라엘군을 이스라엘 북부에 주둔시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대한 압박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나스랄라는 또한 위협 수위가 더 고조될 수 있다고 시사하며, 헤즈볼라가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벌어지는 교전이 확대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나스랄라에 따르면 이미 이라크와 예멘의 친(親)이란 조직 또한 중동 내 미군 기지를 로켓포로 공격하며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
- 나스랄라는 가자지구의 민간인에 대해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범죄에 대해 미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헤즈볼라는 미국이 공격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미국이 실제 공격할 경우 큰 피해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미국과 이스라엘, 헤즈볼라의 위협에 대응
- 나스랄라의 발언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에 경고했다. 11월 3일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전쟁을 확대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는 상황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쟁이 발생하면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헤즈볼라나 이란 등의 개입을 막을 것이라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현 상황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의지는 단순한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나스랄라의 연설 이후 헤즈볼라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
◦ 전쟁 발발 직후부터 헤즈볼라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 제기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미 이스라엘 북부에서는 헤즈볼라 대원과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일어나고 헤즈볼라가 로켓포를 발사하는 등 국지적 수준의 충돌이 일어나는 상황이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국경 지역 마을에서 민간인을 철수시켰다.
- 레바논 정치인들은 헤즈볼라에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10월 30일 나집 미카티(Najib Mikati) 레바논 총리는 레바논은 이미 충분한 전쟁을 겪었다고 말하며 정부는 레바논이 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력 정치인인 왈리드 줌블라트(Walid Jumblatt)도 레바논이 위기에 놓여 있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정치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달라 보우 하비브(Abdallah Bou Habib) 레바논 외교부 장관은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 모두 전쟁 확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나스랄라의 발언, 헤즈볼라의 전면 개입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로 분석
-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나스랄라의 위협이 헤즈볼라의 대규모 전면전 참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과의 갈등과 군사적 충돌 수준이 격화될 가능성은 시사했지만, 전면전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의 레바논 전문가인 니콜라스 블랜포드(Nicholas Blanford)는 많은 레바논인이 나스랄라의 연설을 헤즈볼라의 전면전 참전 가능성은 작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 헤이코 윔멘(Heiko Wimmen) 국제위기관리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 이라크 연구담당은 이스라엘에 대한 나스랄라의 위협이 의도된 모호성이라고 지적하며 현시점에서는 헤즈볼라의 전면전 참전 가능성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레바논의 평화구축협력연구소(Research Center for Cooperation and Peace Building) 소장인 다니아 콜레이라트 하팁(Dania Koleilat Khatib)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하마스가 완전히 소멸하거나 이스라엘이 먼저 레바논을 폭격할 때라고 언급하며, 현재로서는 이스라엘군의 시선을 북부로 돌리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카네기 중동연구소(Carnegie Middle East Center)의 마야 야흐야(Maha Yahya) 소장은 미국 항모 전단이 지중해에 배치된 상황에서 이란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 이미 위기 상황에 놓인 레바논 경제, 전쟁까지 확대되면 피해 극대화
◦ 레바논 경제 위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영향으로 심화
- 레바논은 이미 심각한 경제 위기에 놓여 있다. 2023년 레바논의 인플레이션은 230%로 36개월 연속 세 자리 수 인플레이션을 기록했다. 달러화 대비 레바논 리라화 가치는 2023년 2월 이후 90%가 하락했다. 2019년 520억 달러(한화 약 67조 7,872억 원)였던 레바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218억 달러(한화 약 28조 4,184억 원)로 58%가 하락했으며,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2년과 2023년 레바논 경제가 각각 2.6%와 0.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 미셸 아운(Michel Aoun) 전 대통령의 임기가 2022년 10월 끝났음에도 현재까지 레바논은 정당 간 갈등으로 인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한 총리도 선출되지 못해 미카티 총리는 임시 총리로서 제한된 권한만을 가져 경제난 극복에 필요한 경제 구조 개혁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모함마드 슈카이르(Mohammad Choucair) 레바논 상공회의소 소장은 이미 요식업, 숙박업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결과가 나타났으며, 동지중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수출과 수입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레바논 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업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레바논에 머무르는 자국민에 철수를 권고하며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 이스라엘과의 전쟁, 레바논 경제 파탄시킬 가능성 제기
-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 레바논은 비교적 안정적인 재정 상황으로 경제를 유지할 수 있었고, 베이루트(Beirut) 항구를 통한 무역이 중단된 이후에도 충분한 식량을 비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식량, 연료, 의약품 비축량은 단 2~3개월 버틸 수준에 불과하며, 전쟁으로 무역이 중단되거나 식량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 레바논에는 심각한 식량과 연료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레바논 경제가 파탄 직전에 이른 현 상황에서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레바논 경제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지울 것으로 예상된다.
- 경제분석 전문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중동아프리카 지역팀장 팻 테이커(Pat Thaker)는 현재 레바논 경제가 새로운 전쟁을 견뎌낼 여력이 없다고 진단했고, 마야 세누시(Maya Senussi)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 중동 담당 수석 경제학자는 레바논 정부는 전쟁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거나 피난민을 구호할 자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The New Arab, Decoding Nasrallah: Hezbollah's strategy on the Israel-Hamas war, 2023. 11. 06.
Al-Jazeera, Relief in Lebanon as Hezbollah’s Nasrallah holds off on wider Israel war, 2023. 11. 03.
The Times of Israel, In much-hyped speech, Nasrallah makes threats but does not commit to broader war, 2023. 11. 03.
VOA, Analysts Divided Over Whether Hezbollah Will Wage War With Israel, 2023. 11. 01.
Al-Jazeera, Lebanon fears regional war as Hezbollah-Israel fighting intensifies, 2023. 10. 30.
Al-Jazeera, ‘It’s scary’: Israel war fears batter Lebanon’s struggling economy, 2023. 10. 29.
The Media Line, Lebanon’s Economy Faces Severe Strain Amid Gaza Conflict, Border Clashes, 2023. 10. 26.
The National, Lebanon's economy could collapse completely if Israel–Gaza war spreads, warn analysts, 2023. 10. 19.
The National, Lebanon inflation surged in August amid stalled reforms and no president, 2023. 09. 26.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 및 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 이전글 | [전문가오피니언] 이란-이스라엘 관계의 역사와 하마스의 등장 | 2023-11-07 |
|---|---|---|
| 다음글 | [이슈트렌드] 사우디 경제, 비석유 부문 성장에도 여전히 유가 변동에 따른 취약성 노출 | 2023-11-1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