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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동부유럽 주요 국가에서 선거...정책 기조 향방 주목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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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높은 투표율 기록하며 새 정부 출범 준비


폴란드, 8년만 정권 교체


2023년 10월 15일 폴란드에서 총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총선은 1989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74.4%)을 기록하며 폴란드 국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8년간 장기 집권을 해왔던 법과정의당(PiS)의 과반 확보 및 정권의 연장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2019년 선거에서 PiS는 하원에서 과반을 유지했으나, 상원에서 과반을 상실한 상황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우익 성향의 여당 PiS가 하원 총 460석 중 194석을 확보하면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였으나, 자유주의-중도주의-농업인 야당 연합이 과반(231석)보다 많은 248석을 차지했다. 폴란드 현지 매체인 노트 프롬 폴란드(Note From Poland)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선전한 이유로 PiS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불만족과 변화의 필요성을 꼽았다. 특히 PiS가 추진해왔던 낙태법 강화와 2020년 10월 낙태법 강화 판결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반발이 PiS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노트 프롬 폴란드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PiS가 동물보호법을 발의하자 교외-농촌 지역의 주요 유권자인 농민들은 생계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연합, 투스크 대표를 연정 총리로 지명


전통적으로 폴란드 대통령은 다수당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여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게 된다.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은 PiS 출신이며,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PiS가 구성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과반을 차지한 야권 연합은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도날트 투스크(Donal Tusk) 시민플랫폼당(PO, Civic Platform) 대표를 연정 총리로 지명했다. 자유주의와 중도주의 성향의 PO 대표인 투스크 대표는 2007~2014년까지 폴란드 총리를, 2019년까지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상임의장을 두 차례 역임하였다. 투스크 대표는 2007~2011년 첫 총리 임기 기간동안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였으며, 이후에도 균형 있는 접근을 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 총리 임기 기간 중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폴란드가 타격을 입었을 때 투스크 정부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경제 문제로 실각하게 됐다.


폴란드의 새롭게 변화할 정책 목표


투스크 대표의 PO와 다른 야당들은 새로운 정책 기조에 합의하였다. 연정을 구성할 정당들은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폴란드의 위상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야권 연합은 EU와 갈등을 빚는 계기가 되었던 PiS의 사법 개혁을 철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부의 법원에 대한 정치적 압력 행위 중단, 2020년 낙태를 거의 완전하게 불법화한 판결의 무효화, 국가와 교회의 분리, 국영 미디어와 군대, 특수 서비스의 탈정치화를 추진하기로 투스크 대표와 야당 연합은 합의했다.


선거 이후 폴란드는 EU로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기금을 확보하게 됐다. EU는 12월 총 50억 달러(한화 약 6조 4,550억 원)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폴란드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EU 측은 폴란드가 사법 개혁으로 인한 법치에 우려를 표명하며 폴란드에 경제회복기금 지급을 지연해왔다. 한편 그제고시 푸다(Grzegorz Puda) 폴란드 지역개발부 장관은 EU가 경제회복기금을 지급하게 된 것은 현 정부의 효과적인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적극 지지하던 슬로바키아, 예상 깨고 친러 승리

친러정부 들어선 슬로바키아

10월 1일 슬로바키아 통계청은(Statistical Office)은 로베르트 피초(Robert Fico) 전 슬로바키아 총리가 이끄는 슬로바키아 방향-사회민주당(SMER)이 다수 표를 확보하였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SMER당은  전체 표 중 22.9%를 얻었으며, 자유주의, 친우크라이나 성향의 슬로바키아 진보당(PS, Progressive Slovakia)은 18%를 확보했다. 피초 총리는 이미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인물로, 피초 총리의 SMER당을 중심으로 목소리-사회민주당(HLAS-SD), 슬로바키아 국민당(SNS)이 형성한 친러시아 연정이 구성됐다. 위 3개 정당은 의회 총 150석 중 과반 76석)보다 많은 79석을 차지했다. 총선에서 다수당을 확보한 SMER당은 자신들의 국정 운영 경험을 강조했다. 피초 대표는 지난 2006~2010년, 2012~2020년 간 국정을 운영한 경험을 언급했다.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안 폐기

피초 총리는 선거 유세 때부터 EU와는 대치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종료와 EU의 대러 제재에 반대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피초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나치와 파시스트들이 러시아를 자극하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Politico)는 총선 이후 피초 총리가 재집권하게 되자 EU 내에서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án) 헝가리 총리를 모델로 삼는 또다른 권위주의 지도자가 탄생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피초 총리가 새로운 정부를 구성한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슬로바키아 정부의 기조가 변화했다. 피초 총리 이전 슬로바키아 정부는 EU와 NATO 내에서 강력한 대러 제재를 추진하며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군사 지원을 제공해왔다. 전 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S-300 대공 체계, MiG-29 제트기 등을 지원하였으며, 총 6억 7,100만 유로(한화 약 9,514억 원)를 지원했다. 이에 더해 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KUB 대공 로켓 140발, 125mm포 5,000발 이상, 소형 탄약 400만 발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슬로바키아 신 정부는 전 정부가 마련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적 지원안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위 계획안은 백지화됐다.

불가리아, 정치 갈등 악화

불가리아, GERB 입지 줄어 든 지방선거 결과

10월 29일 개최된 불가리아 지방선거에서 불가리아 국민들의 정당 지지가 다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인 불가리아의 유럽 발전을 위한 시민당(GERB)은 수도 소피아(Sofia)를 비롯하여 주요 대도시에서 지방자치단체장직을 상실했다. 소피아 시장선거에서 약 18년간 시장직을 놓치지 않았던 GERB는 젊은 기업인인 바실 테르지에프(Vassil Terziev)에게 시장직을 내줬다. 테르지에프는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당(PP, We Continue the Change), 불가리아 민주당 등 다수의 지원을 받았다. 또한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당과 불가리아 민주당은 GERB와 연정을 맺고 있어, 선거 초반 테르지에프의 선승이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와달리 테르지에프는 전체 투표율에서 48.2%를 기록하며 46.9%를 얻은 바니아 그리고로바(Vanya Grigorova)에 1.3%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며 시장으로 선출됐다. 그리고로바는 좌익 노동인권운동가이자 반서방, EU 회의론, 친러시아 정당인 불가리아 사회주의자당 후보였다.

이외에도 GERB는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였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GERB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불가리아 대도시 중 절반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나, 이는 지난 지방선거와는 판이한 결과이다. GERB가 패배한 도시에서는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당과 불가리아 민주당 연합, 그리고 불가리아 사회주의자당이 지방자치단체장 자리를 확보했다. 유라시아 전문 매체인 bne Intellinews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당과 불가리아 사회주의자당의 연합이 향후 선거에서 더욱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더 나아가 친서구적인 성향 후보자가 향후 선거에서 우세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 분열 심한 불가리아, 3년간 5번의 총선 치러

낮은 투표율과 무효표,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유권자 등 이번 선거에서도 불가리아 내 정치 체계에 대한 불신 문제가 다시 제기되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5번의 의원 선거를 치루면서 불가리아 유권자들이 선거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 이번 지방 선거에서 투표율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선거 이후에도 이러한 정치적인 혼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불가리아 여당인 GERB와 야당인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당과 불가리아 민주당 간의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여당은 정부를 어떠한 형태로 운영할지 고민 중이며, 야권은 의회에서 신임 투표를 준비 중이다. 또한 불가리아 정치권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조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불가리아 여당 연합은 러시아산 원유 금지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11월 16일 GERB와 권리와 자유를 위한 행동당(DPS, Movement for Rights and Freedoms)은 야권이 신임 투표를 신청하면 정부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거 개입 의혹받는 러시아

PiS 대표, 야당 배후로 독일과 러시아 주장

10월 20일 야로슬라프 카친스키(Jaroslaw Kaczynski) PiS 대표는 집권을 앞둔 야당 배후에 독일과 러시아 등 외부 세력이 있다고 밝혔다. 카친스키 대표는 보수 신문 기자들과의 회담에서 야권의 거의 확실한 권력 장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찬스키 대표는 PO의 창당 근원이 확실하며, PO가 독일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따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카찬스키 대표는 퇴역 장군인 미로스와프 로잔스키(Mirosław Różański)가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것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전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하여 PiS 당원들은 로잔스키가 러시아의 이익을 대변한다며 비난해왔다. 한편 카찬스키 대표는 지난 8년간 PiS가 집권하면서 수많은 실수를 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슬로바키아, 총선 전 친러시아 허위정보 활발히 유통

프랑스 국제 보도 매체인 프랑스24(France24)는 총선 전 슬로바키아가 허위 정보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프랑스24에 따르면, 총선 전 슬로바키아에서는 친러시아 선전,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거짓말, 난민 반대 및 혐오 발언들이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로슬라보 나드(Jaroslav And) 전 슬로바키아 국방부 장관은 2023년 5월 러시아가 피초 총리의 SMER당에 유리하도록 슬로바키아 국민을 매수하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총선 전인 9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슬로바키아 소셜 미디어 내에서 유통된 선거 관련된 허위정보는 36만 5,000건에 달한다. 유포된 허위정보들은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들이었다. 

폴란드의 싱크탱크인 바르샤바연구소(Warsaw Institute)는 러시아의 허위정보가 이번 슬로바키아 선거에서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바르샤바연구소는 지난 9월 2주간 생산된 36만 건 이상의 소셜미디어 포스트가 평소 생산된 포스트보다 5배 많았다고 밝혔다. 체코 슬로바키아 허위정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피터 얀카릭(Peter Jancarik)은 허위 정보를 가장 많이 퍼뜨린 주체는 인플루언서, 러시아 봇, 음모 웹사이트가 아니라 슬로바키아 정치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르샤바연구소도 피초 총리의 SMER당이 러시아와 관련된 허위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하였으며, 피초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정적으로 발언하였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EU의 지원을 비난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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