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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비판 주도

남아프리카공화국 EMERICs - - 2023/12/01

☐ 남아공 의회, 이스라엘과 단교 촉구하는 발의안 채택

◦ 남아공 의회, 이스라엘과 단교 촉구
- 11월 21일 남아공 의회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무장조직인 하마스(Hamas) 사이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과 단교하고 프레토리아(Pretoria)의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할 것을 촉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발의안은 남아공의 제3당인 좌파 성향의 경제해방투사(EFF, Economic Freedom Fighters)당이 발의한 것으로 찬성 248표, 반대 91표로 통과되었다.
- 의회에서 통과된 발의안은 상징적 행위로서 그 자체로는 구속력이 없으며,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이 발의안의 이행을 거부할 수 있다. 남아공 정부는 발의안 이행에 관한 로이터(Reuters) 통신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 남아공 여야, 이스라엘에 비판적 입장 표명
- 발의안을 제출한 EFF는 남아공 주요 정당 중 이스라엘에 가장 비판적으로, 지난 10월에는 남아공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시위를 열고 이스라엘 대사관 폐쇄와 이스라엘 제품 불매를 촉구하기도 했다. 줄리우스 말레마(Julius Malema) EFF 대표는 억압에 맞선 유일한 선택지는 저항뿐이며,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그랬듯이 하마스 또한 억압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남아공의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국민회의(ANC) 또한 이스라엘에 비판적으로, ANC는 이미 표결 이전에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며 ANC 소속 의원들의 찬성으로 발의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반면 남아공 백인의 지지를 주로 받는 친서구 성향인 야당 민주동맹(DA, Democratic Alliance)을 포함해 다른 야당 소속 의원들은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 남아공과 이스라엘 사이 외교 관계 악화

◦ 남아공 정부, 이스라엘의 전쟁범죄 규탄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라마포사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10월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억압으로 많은 팔레스타인인이 인도적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민간인들을 추방하는 것을 막도록 움직일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이 갈등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 11월 15일 카타르를 방문한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은 이스라엘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조사할 것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요청할 것이며 가자지구에서 인종청소가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라마포사 대통령은 11월 21일 BRICS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번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의 불법적 폭력은 전쟁범죄이며 인도적 지원을 방해하는 것은 인종청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남아공과 이스라엘, 상대국 대사 소환하며 외교 관계 악화
- 2018년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한 이후 새롭게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남아공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아프리카 국가로,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11월 6일 남아공 외무부는 이스라엘과의 관계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이스라엘 주재 외교관들을 모두 귀국시켰고, 이어 11월 10일에는 엘리아브 벨로체르코브스키(Eliav Belotsercovsky) 남아공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남아공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 이스라엘 역시 남아공에 불만을 표시했다. 11월 20일 움부드조 응샤베니(Khumbudzo Ntshavheni)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이 국제형사재판소가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벨로체르코브스키 대사를 자국으로 귀국시켰다.

☐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유지하면서도 비판적 입장

◦ 남아공의 이스라엘 비판, 팔레스타인과의 오랜 역사적 관계뿐만 아니라 정치적 고려 반영
- 남아공 정부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억압이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으며, 따라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더크 코체(Dirk Kotze) 남아프리카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ANC의 투쟁을 지지해 왔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남아공 ANC 정권과 팔레스타인 사이 유대의 토대라고 설명했다.
- 남아공 정치 분석가로 유대인인 마이클 크란세도프(Michael Kransdorff)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남아공 대통령이었던 제이콥 주마(Jacob Zuma) 정권 시기부터 남아공이 이스라엘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크란세도프 분석가는 남아공이 경제적, 지정학적 필요에 따라 BRICS의 경제 대국인 중국,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미국 및 서방과 멀어지기 시작했고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한 반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의 카난 리도르(Canaan Lidor) 기자는 경제난, 전력난, 인프라 부족, 치안 불안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ANC가 2024년 선거를 앞두고 친서방적이고 이스라엘에 우호적이며 자유주의적 경제를 지향하는 야당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 아프리카 국가, 경제 협력 포함한 이스라엘과의 관계 추구하는 동시에 비판적 입장
- 이스라엘은 아프리카 국가에 중요한 경제 협력 대상국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에 비판적이지만 남아공도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유지하고 있으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 이스라엘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남아공을 포함해 44국이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했으며 약 30개국에 이스라엘 대사관 또는 영사관을 설치해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실제로 하마스에 대한 테러를 규탄한 케냐와 잠비아, 가나, 콩고민주공화국은 남아공과 달리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
-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아프리카연구팀 부팀장인 티기스티 아마레(Tighisti Amare)는 식량난에 시달리는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 첨단 농업 기술을 가진 이스라엘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설명하며, 아프리카에서 이스라엘과의 경제 협력 의지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그러나 아프리카에서의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2021년 아프리카연합(AU)의 참관국 자격을 신청했으나 남아공과 알제리의 반대로 자격이 중단되었다. 반면에 팔레스타인은 2013년부터 참관국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무사 파키 마하맛(Moussa Faki Mahamat) 아프리카연합 집행위원장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아프리카의 연대를 표명하고 팔레스타인의 권리 억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등 이스라엘은 여전히 외교적으로 아프리카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South Africa lawmakers vote to suspend Israel ties, close embassy, 2023. 11. 22.
Reuters, South African lawmakers vote to suspend diplomatic ties with Israel, shut embassy, 2023. 11. 22.
The Times of Israel, South African parliament calls on government to shutter Israeli embassy, 2023. 11. 22.
The Times of Israel, South Africa’s shift on Israel: From Mandela-era acceptance to ‘genocide’ allegations, 2023. 11. 22.
France24, BRICS urges immediate Gaza truce, South Africa slams Israeli 'genocide', 2023. 11. 21.
The Times of Israel, Israel recalls envoy to South Africa after Pretoria calls for Netanyahu’s arrest, 2023. 11. 20.
VOA, South Africa Refers Israel to The Hague Over Gaza 'War Crimes', 2023. 11. 17.
Reuters, South Africa calls in Israeli ambassador to discuss conduct over Gaza war, 2023. 11. 10.
Reuters, South Africa recalls diplomats from Israel to assess its position –minister, 2023. 11. 07.
Africa News, S.Africa's third biggest political party holds protest outside Israeli embassy, 2023. 10. 23.
Anadolu Agency, Israel-Palestine conflict leaves Africa divided, 2023. 10. 20.
IOL, Ramaphosa says South Africa pledges solidarity with people of Palestine, 2023. 10. 16.
Al-Jazeera, Israel-Gaza war: Why is Africa divided on supporting Palestine?,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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