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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에너지 안보를 위한 아세안의 전기차 글로벌 허브 구축 노력과 한국의 투자기회

인도네시아 Dimas Yunianto Putro Indonesian Professionals Association in South Korea (IPA KR) MBA, PhD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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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아세안(ASEAN, The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지역 연합체로, 최근 수십 년간 역동적인 경제 성장세를 구가해왔다(Smith, 2020). 아세안 10개국의 총 인구는 6억 5,000만 명,  국내총생산(GDP) 총액은 3,000억 달러(한화 약 4,300조 원)에 달하며(ASEAN Secretariat, 2021),  2010~2019년 평균 경제 성장률은 약 5.5%를 기록했다(World Bank, 2020). 경제 성장에 따른 중산층 비중 증가 영향으로 에너지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는데, 2020년을 기준으로 아세안 10개국에서 소비된 에너지는 2억 석유환산톤(TOE)으로 집계되었고,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IEA, 2020).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원의 국제 가격 변동에 민감한 아세안에서는 에너지 안보가 주요 관심사이다(UNESCAP, 2019). 2020년 아세안 국가들의 석유 수입량은 1억 900만 TOE, 천연가스 수입량은 3,700만 TOE에 달했는데(IEA, 2020), 2021년 기준 에너지 소비량의 수입 의존도는 80% 이상을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ASEAN Secretariat, 2021). 따라서 국가예산에서 에너지 수입비용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공급 차질이나 가격 급등락은 아세안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ADB, 2020). 예를 들어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으로 국가예산 전체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을(Indonesia Ministry of Finance, 2021), 2019년 태국 정부는 석유 수입에 국가예산의 9%를(World Bank, 2020) 집행했는데, 이는 에너지 비용이 아세안 국가들에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주며 에너지 안보 확립이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처럼 에너지 안보와 환경적 지속가능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자, 아세안 각국은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를 전략적 솔루션으로 선택했다(ASEAN Secretariat, 2022). 세계 전기차 시장은 최근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총판매 대수가 300만 대를 돌파했고(IEA, 2021), 아세안에서도 2021년 한 해 동안 전기차 판매고가 24만 대를 기록하는 등 지속가능한 청정 수송 수단으로 평가되는 전기차의 도입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ASEAN EV Alliance, 2022). 아세안 국가들은 광범위한 국가적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한데, 이는 역내 경제성장률 증대와 일자리 창출, 탄소배출량 저감 측면에서 큰 잠재력을 지닌다(WTO, 2022).

아세안 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규모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2020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도 대비 43% 늘어난 약 324만 대를 기록하였는데(IEA, 2021), 이는 청정하고 지속가능한 운송수단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점유율은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향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까지 최대 5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BloombergNEF, 2021).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도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도입은 경제 및 환경 측면에서 아세안 각국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질 향상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의 연구에 의하면 전통적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 2030년까지 아세안 역내에서 약 38%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ADB, 2020). 아울러 전술한 바와 같이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에너지 수입에 할당되고 있는 아세안 각국은 전기차 도입으로 외화 지출을 절감하고 경제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등 에너지 안보상의 혜택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이 역내 전기차 시장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추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 규모 성장률에 맞추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하여 아세안 국가들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은 약 450억 달러(한화 약 60조 원) 수준으로(IEA, 2022), 이 자금은 사용자들의 충전소 접근성을 개선하고 전기차를 더욱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사용된다. 이에 더해 아세안 각국의 정부와 민간 주체는 배터리 및 충전기술 분야에서도 R&D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ASEAN Secretariat, 2022). 이러한 투자는 역내 전기차 시장이 세계적 전기차 산업경향에 발맞추어 성장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전기차 생산의 글로벌 허브 구축 노력
아세안에서는 전기차 생산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산업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각국 정부 차원의 투자는 현재 상당한 수준까지 성장했는데, 일례로 태국 투자위원회(BOI, Board of Investment)는 전기차 제조기업 유치를 위해 유관기업에 기계장비 관세 면제, 최장 8년간의 기업소득세 면제 등 대규모의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BOI, 2022). 이러한 경제적 유인책 덕분에 세계의 자금이 태국으로 유입되면서 태국 자동차 부문의 외국인직접투자(FDI, 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치액은 2021년 65억 달러(한화 약 8조 5,000억 원)를 돌파했다(UNCTAD, 2022).

한편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 이외에 전기차 구매자를 위한 세제혜택과 보조금도 전기차 도입 가속화에 일조하고 있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는 2020년 내연기관 자동차에 부과되는 30%의 사치세를 전기차에는 면제해 주는 정책을 시행했고(KPMG, 2022), 이러한 일련의 유인책들은 2021년 인도네시아 내 전기차 판매대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5,000대를 기록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Bloomberg, 2022).

또한 아세안 내 정부와 민간주체는 혁신 및 기술적 진보를 촉진하기 위해 전기차 부문의 R&D에도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아세안의 전기차 R&D 투자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싱가포르는 전기차 관련부문의 신기술 개발과 지속가능한 전기차 해법 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소속 국립연구재단(NRF)이 1억 4,400만 싱가포르 달러(SGD, 한화 약 1,4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이 방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NRF, 2021). 이와 같은 R&D 투자는 아세안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배터리 기술이나 충전 인프라 등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아세안의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숙련된 노동력의 확보로, 아세안 각국 정부는 산업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해 관련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있다. 태국 산업부가 실시한 전기차 제조 및 기술 분야 숙련 노동력 양성 구상(Ministry of Industry Thailand, 2022)을 비롯한 다양한 노력은 현지 전기차 부문의 전문 노동력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산업 차원의 노동력 수요를 충당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의 향후 현지투자 전망
아세안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아세안 국가들은 관련기업 제조시설을 다수 유치하면서 점차 세계 전기차 시장의 주요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덕분에 역내 전기차 생산역량이 향상되면서 2025년에 이르면 아세안이 세계 전기차 생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Fitch Solutions, 2022). 따라서 한국 투자자들은 현지 주체와의 합작벤처, 기술이전, 공급망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기에 있는 아세안의 전기차 생태계에 참여할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아세안이 보유한 전략적 입지와 풍부한 원자재 또한 한국 투자기업이 현지 진출을 확대하고 역내외 전기차 시장의 수요 증대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에너지 체계로의 이행을 추진하고 있는 아세안은 에너지 안보 및 경제성장률 측면에서도 미래가 밝다. 특히 역내 전기차 도입과 재생에너지원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수입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아세안의 전기차 도입 증가와 에너지 효율화 조치는 2030년까지 60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 이상의 연간 예산 절감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IEA, 2021). 이에 더해 역내 전기차 및 유관산업의 성장은 경제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데, 전기차 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회복력 향상 효과는 2030년까지 아세안 국가들의 GDP가 약 2% 증대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추산된다(World Economic Forum, 2020). 한국 투자자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여 아세안 각국에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상호 경제발전과 에너지 안보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아세안 정부 및 산업 이해관계자들이 전기차 부문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전기차 생산 관련 구상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국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호재이다. 일례로 아세안 국가들은 전기차 충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충전 인프라에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를 투자하는 등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IEA, 2022). 이에 더해 현지에 구축될 R&D 센터도 혁신을 촉진하고 전기차 기술의 진전을 이룩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며, 아세안 각국 정부가 R&D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관련 투자액이 2025년에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를 돌파할 전망이다(ASEAN Secretariat, 2022).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투자자들은 전문기술과 자본을 제공하는 형태로 아세안 시장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아세안의 전기차 생산과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결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가격 동향에 취약한 아세안의 입장에서 에너지 안보 향상이라는 과제가 지닌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세안이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가격 등락이 초래하는 경제적 악영향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즉각적 해결 노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로, 여기서 아세안이 전기차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만 있다면 이 중대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친환경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전기차 산업이 가진 이러한 잠재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생산량 증대, 인프라 개발, R&D 투자 등의 핵심 수단을 통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는 현지 정부와 역내외 민간 투자자들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협력을 통해 혁신을 창조하고 관련기술 개발, 인력 양성, 지속가능한 산업관행 정착에 투자해야만 향상된 에너지 안보, 활발한 전기차 산업, 청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특징으로 하는 전기차 부문의 세계적 주도권 등 여러 이상적 기반을 갖춘 아세안의 미래를 일구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세안이 에너지 안보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의 핵심 입지를 향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이러한 미래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전개할 적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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