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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B2B에서 B2C로: 인도네시아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의 도전 과제

인도네시아 Unggul Sagena University of Indonesia, School of ICT and Digital Transformation for Tourism Industry Lecturer 2023/12/06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인도네시아의 3T 지역과 인터넷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상당수는 해저 케이블을 통한 네트워크 연결이 어려운 상황인데,  위성 기술의 도입으로 이러한 외딴 섬들과 내륙 지역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2023년 6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KOMINFO)와 통신접근성청(BAKTI Kominfo)의 주도로 발사된 사트리아-1(SATRIA-1) 위성은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망 보급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며 지역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 매우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위성을 5만 개의 특정 지역들, 특히 3T(Tertinggal, Terdepan dan, Terluar: 벽지, 변경지, 저개발지) 지역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디지털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하여 활용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트리아-1 위성이 이슬람 기숙 학교들을 포함한 교육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정부 기관의 공공서비스 속도를 개선하며, 지역 보건소·병원 등의 의료 보건 데이터 저장 및 활용과 인도네시아 국군(TNI)과 경찰청(POLRI)의 지역 안보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 그러나 사트리아-1 프로젝트를 통한 위성 망 연결 효과는 여전히 면밀한 검토를 필요로 하며, 사트리아-1 위성 발사 성공 이후에도 3T 지역의 국가 인터넷망 편입 속도를 가시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사트리아-1 위성의 발사 성공이 발표된 지 불과 두 달 후인 2023년 8월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스타링크(Starlink)와 양해각서(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한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보건부는 스타링크와의 협업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모든 지역 의료 시설에 저렴한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3T 지역을 위해 스타링크가 필요한 이유
스타링크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SpaceX)가 운영하는 지구 저궤도 통신망 사업으로, 기존 위성 통신망의 단점을 개선하여 지상망에 연결되지 않은 지역이나 재난 상황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고도 3만 5,786킬로미터(km)의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단일 위성에 의존하는 기존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스타링크의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약 550km 상공에 위치한 저궤도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저궤도 위성을 사용하면 지연 시간이 감소하고 효율적인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

스타링크와 같은 저궤도 위성 통신은 외딴 지역들이 직면한 인터넷 접근성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3T 지역 외에도 적절한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약 1,000개의 지역이 존재하며 서부와 동부 간의 인프라 격차가 매우 큰 인도네시아에서, 저궤도 위성 통신은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가 당면한 과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부디 구나디 사디킨(Budi Gunadi Sadikin)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현재 1만 개가 넘는 기존 지역 보건소 중 약 2,200개의 보건소와 1만 1,100개의 보건지소에 여전히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며[2], 인터넷 망의 전국적인 확대를 위해서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보다는 보건부를 통한 정부 대 스타링크의 협력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의 인도네시아 B2C 시장 진출 가능성
스타링크가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거래)를 통해 2022년 인도네시아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스타링크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정보통신부가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사 텔콤(Telkom)의 자회사인 텔콤삿(Telkomsat)에 비정지 궤도(NGSO, Non-Geostationary Satellite Orbit)에 대한 특별 권한을 부여하며 스타링크를 백홀(backhaul, 와이파이 장비 간 무선 연결에 별개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방식)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면서 이루어졌다[3].

현재 스타링크는 국경 초소(PLBN)와 의료 시설에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상태로, 스타링크의 서비스는 일반 대중(B2C, Business to Customer)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지 않으며 B2B 협력의 영역에 국한되어 있다. 비록 B2C 사업에 진출하지는 않았지만 스타링크와 같은 외국 인터넷 기업은 인도네시아 내 이동통신사 및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에게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간주된다는 의견도 있는데[4], 이는 스타링크가 이미 인도네시아 B2C 기업들과 협업하여 일반 대중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인 스마트프렌(Smartfren)은 스타링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을 자사의 인터넷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협회(APJII)와 텔콤삿이 인도네시아 내 ISP(Internet Service Provider,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백홀 운영을 위하여 체결한 양해각서에 의해 스타링크가 운영하는 텔콤삿의 저궤도 위성이 추가로 지원될 예정이다. APJII는 2024년까지 인터넷 보급률 100% 달성이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해당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5].

시작 단계에서 B2B 프레임워크를 통해 위성 기반 통신 서비스의 활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스타링크와 텔콤삿의 협력에 대한 기대는 낙관적이었다. 이 파트너십은 인도네시아 해안 및 3T 지역들과 같이 지리적으로 기지국 트랜시버(BTS, Base Transceiver Stations)를 통한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빠르게 인터넷 망으로 편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6]. 그러나 스타링크는 인도네시아 일반 대중에 대한 직접 서비스 제공을 선언하며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을 시도했다. 2023년 11월,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는 스타링크가 2024년까지 소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출한 운영 허가 신청서 처리에 착수했다. 현재 스타링크 B2C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이어[7] 인도네시아에서도 2024년 초부터 아세안 국가들 중 네 번째로 스타링크 서비스에 대한 일반 대중의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표 1> 동남아시아 전역의 스타링크 서비스


자료: starlink.com

장단점 및 필요 조건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보통신부를 통해 스타링크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관한 세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첫째, 스타링크가 자체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둘째, 법인 설립이 아니라면 텔콤삿의 경우와 같이 현지 공급자와의 협업 하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셋째, 인도네시아 회사의 인수를 통해서도 인도네시아 진출이 가능하다[8]. 인도네시아에서 B2C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스타링크는 총수입에서 0.5%의 통신 운영권 수수료(Tel BHP)와 1.25%의 USO(Universal Service Obligation, 보편적 서비스 제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포괄적인 통신 네트워크를 개발 또는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할 의무도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대통령령 ‘2021년 정보통신부 장관 규정 13’에 명시된 바에 따라 스타링크는 인도네시아산 부품 사용 비중(TKDN) 35%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9]. 그리고 최근 임명된 정보통신부 장관의 선언에 따라 국가 안보[10]를 위해 반드시 인도네시아 IP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스타링크의 진출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또다른 핵심 사안은 '사이버 주권'의 문제이다. 스타링크가 정부가 규정한 약관과 규정을 무시할 경우 콘텐츠를 필터링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기능이 제한되어 국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타링크는 이러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로, 정부는 스타링크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대한 검토를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접속 최적화를 위한 치열한 경쟁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기존 서비스 공급자 간의 경쟁을 심화한다. 다만 새로이 시장에 진입을 시도하는 스타링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요구를 고려해 본다면, 스타링크는 인도네시아 내 B2C 서비스 전략을 재평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인도네시아 대중은 인터넷 접속과 관련한 좀 더 다양한 권리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현재 일부 통신 사업자들은 스타링크가 B2C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지 통신 사업자에 비해 스타링크의 연결 속도가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스타링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엑셀콤(XL)이나 인도삿(Indosat)과 같은 일부 사업자는 이미 스타링크의 진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정부에 ‘서비스 균형’을 요청했으며[11], 원웹(One Web)과 같이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의 경쟁사와의 협력 등 자체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12]. 

스타링크의 출현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서비스는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 사업자 수가 증가하면 필연적으로 서비스 혁신이 일어날 것이고, 이러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가 개선되고 요금이 인하될 것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인터넷 연결 속도가 매우 느린 국가들 중 하나로, 가장 느린 동티모르보다 고작 한 단계 위이다. 또한 2023년 초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보급률이 77%에 달했지만, 이는 여전히 인구의 23%인 6,351만 명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13]. 결국 개발도상국 및 권위주의 국가의 통신 사업 패턴이었던 독점체제에서 벗어난 경쟁체제로의 진입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 1> 스타링크 인터넷 및 지역 모바일 인터넷 제공업체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 (2023년 1/4분기)


자료: databoks.katadata.co.id


<표 2> 2023년 2월 동남아시아 국가의 인터넷 속도


자료: SAFEnet, 2023

소비자 관점에서 스타링크의 인도네시아 통신 시장 진입은 더 나은 디지털 권리, 특히 인터넷 접근권의 실현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국가 안보[14]에 대한 우려의 이면에는 국제연합(UN)이 권장하는 인터넷 접근권 제공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프랭크 라뤼(Frank La Rue) UN 특별 보고관이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의 증진 및 보호’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인터넷은 인류가 누려야 할 응당한 기본권[15]에 추가되었다. 또한 UN은 인터넷 셧다운을 인권 침해로 단호하게 규탄했고[16],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누리는 동일한 권리, 특히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는 온라인에서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17]. 이에 스타링크의 진출로 인도네시아 국민이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인터넷 접근권의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결론: B2B에서 B2C로 전환하기 위한 과제
B2B에서 B2C 서비스로의 전환이라는 측면에서 스타링크의 케이스는 흥미로운 사례이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업 간 협업의 중요성은 증대되었으며, 각 기업은 상품, 서비스 및 정보 교환을 통해 운영을 간소화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B2C 사업으로 초점이 이동하면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등장하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개발을 둘러싼 규제 환경과 국가 안보 문제를 기반으로 한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스타링크의 서비스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선결 과제이다. 이러한 규제 문제를 해결하고 인터넷 개발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B2B로서 스타링크와 현지 공급자들 간의 협력 또한 필수적이다.

스타링크의 사례로 보는 B2B 협업에서 B2C 서비스로의 전환은 인도네시아의 인터넷 개발에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운용상의 장애 요소들의 극복, 문화적, 언어적 다양성 해결, 규제 환경 속에서의 해결책 모색은 인도네시아에서 스타링크 서비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인도네시아는 포용적인 인터넷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 디지털 권리, 특히 인터넷에 대한 접근권을 충족하는 것을 통해 사회와 경제의 디지털화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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